50년만기 ‘주담대’ 1조3000억 ‘육박’…“집값 상승 영향 미쳤다”
뉴스1
입력 2023-08-14 16:32 수정 2023-08-14 16:32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모습. 2023.7.28/뉴스1
시중 은행에서 올해 초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한 상품인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주택 가격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만기가 늘어나는 만큼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들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피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연 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연 4.45%로 30년 만기 주담대를 이용할 경우 3억3000만원(DSR 4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50년 만기 주담대를 선택하면 한도는 4억원으로 7000만원 더 늘어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4대 은행의 지난달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액은 1조28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50년 만기 주담대가 아파트 가격 상승 등 주택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부채의 총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는 이 상품은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상환 기간을 늘림으로써 이자를 줄일 수도 있고, 집값이 오를 경우 이자 비용이 상환이 되니깐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거 같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집값이 떨어졌다고는 해도 최근 수도권은 많이 회복돼 집값 자체가 낮지는 않아서 소비자들이 이런 상품과 같은 장기분납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은 “50년 만기 주담대로 인해 일부 집값 상승의 영향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환 기간을 길게 가져가면서까지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뜻인데 이는 주택 매입 수요가 있다고 봐 집값 상승에 일정부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부채의 총량이 늘어 가계부채를 더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우려도 나온다.
함영진 랩장은 “어쨌든 대출의 총량을 최대로 가져간다는 것인데 지금도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700조원이 넘는 상황으로 가계부채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고용시장에서도 평생직장이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자신의 소득 대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선 수석위원은 “작년부터 매매를 위한 대출과 전세를 위한 대출이 확대되고 있는데 개인 가계부채 관리는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위원도 “현재 한국은행에서도 가계부채를 우려하고 있는데 부실화 됐을 때 후폭풍 때문에 걱정을 하는 것”이라며 “원리금 상환을 50년 동안 실제로 할 사람은 많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것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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