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투자할곳 찍어준 셈” 분상제 지역 집값 상승폭 더 컸다

김호경 기자 , 정순구 기자

입력 2019-11-15 03:00:00 수정 2019-11-15 09: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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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20주 연속 상승세
강남-서초-용산-마포-강동구는 상한제 지정 전보다 오름폭 확대
조정대상지역 해제된 곳도 꿈틀… 부산 집값 26개월만에 상승세 전환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6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적용 지역을 발표했지만 분상제 적용 지역 8개 구 가운데 5곳은 지정 전보다 아파트 가격의 상승폭이 커졌다. 앞으로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집값이 더 뛸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더해진 결과로 보인다. 이로써 서울 아파트 값은 2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아파트 가격은 11월 첫째 주 대비 0.13% 올랐다. 분상제 지정 전 상승률(0.12%)보다 0.01%포인트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0.13%에서 0.14%로, △용산구 0.08%→0.09% △마포구 0.09%→0.10% △강동구 0.10%→0.11%로 상승폭이 커졌다. 성동구와 영등포구, 송파구 등 3곳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전체 상승률은 11월 둘째 주(11일 기준) 0.09%로 11월 첫째 주(4일 기준)와 같았다. 감정원은 “매물이 부족한 신축과 학군 및 입지가 양호한 단지 등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분상제 적용 지역 지정 이후 나온 첫 통계에서 아파트 가격이 내리지는 않은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분상제 적용 지역을 ‘핀셋 지정’ 한 게 오히려 향후 투자 가치가 높은 동네를 찍어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분상제 적용 지역으로 예상됐던 서울 강남3구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외에 분상제 적용 예상 지역이 아니었다가 지정된 강동구 길동에서는 지정된 것을 반기는 분위기마저 있다. 강동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길동은 그동안 시장에서 한 번도 주목받지 않은 곳인데, 정부가 (향후 투자 대상으로) 홍보해준 것이라고 생각하는 주민도 많다”며 “실제로 분상제 지정 이후 매물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투자 주체들의 판단이 다르다 보니 분상제 적용을 피한 지역은 규제를 피했다는 이유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경기 과천시는 서울 강남권과 인접해 있고 교통, 학군 등 인프라가 좋은데도 불구하고 분양 예정물량이 1000채에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분상제 적용 지역에서 제외됐다. 11월 둘째 주 과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97%로 첫째 주(0.51%)의 1.9배 수준으로 뛰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지방 집값도 꿈틀대고 있다. 정부는 이달 6일 부산 수영·동래·해운대구 전역, 경기 고양시와 남양주시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제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전매 제한 등의 규제가 풀리거나 완화됐다.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아파트 가격은 11월 첫째 주 대비 0.42%, 0.38% 오르면서 부산 전체 아파트 가격은 2017년 9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공급을 늘리거나 서울에 집중된 수요가 분산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서울 집값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팀장은 “공급이 부족한데 낮은 금리로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핀셋 규제’를 하겠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며 “앞으로도 가격 상승은 한동안 이어질 것 같은데, 문제는 정부에서 내놓을 만한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정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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