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속한 주택 공급”… 정비구역 지정-인허가 속도 낸다

강승현 기자 , 이새샘 기자 , 이청아 기자

입력 2021-04-13 03:00:00 수정 2021-04-13 03: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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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업무보고 1호’는 부동산

서울시가 12일 공공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주택 공급을 늘리고, 민간 재개발 활성화 정책을 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조합 설립 후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양희성 기자 yohan@donga.com
“주택 공급을 어떻게 하면 신속하게 할 수 있는지 실행 계획을 빨리 보고해 주세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주택건축본부로부터 현안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해당 부서에 주택 공급 방안 마련을 다시 주문했다. 오 시장이 그동안 추진해오던 서울시의 주택 정책 변화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업무 보고는 주택건축본부, 도시재생실 등 부동산 관련 부서가 참석한 가운데 2시간가량 진행됐다. 원래 주택건축본부의 업무보고는 13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순서를 바꿔 부동산 관련 문제를 가장 먼저 보고받았다. 산적한 서울시의 현안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과제를 부동산으로 판단했다.


○ 재건축·재개발 통한 ‘스피드 주택공급’

오 시장은 당선 직후부터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포함한 부동산 정책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날도 김성보 주택건축본부장에게 “스피드 주택 공급을 위해 법규와 절차를 포함해 빠르게 추진 가능한 세밀한 실행 계획을 정례적으로 보고해달라”고 지시했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 재건축·재개발 사업 추진 등 부동산과 관련한 여러 공약을 내놨다. 하지만 서울시가 중앙 정부와 논의 없이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현재로서는 정비구역 지정이나 인허가 등은 서울시의 권한만으로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안전진단 절차를 마친 민간 노후 단지의 재건축사업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마포 성산시영 △목동신시가지12단지 등 이미 안전진단을 통과한 재건축 단지의 개발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경우 3년 이상 지구단위계획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지구 내 초등학교 위치, 새로 생기는 공원 면적과 위치 등을 놓고 서울시 계획에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나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시가 주민 의사를 충분히 반영한다면 사업이 진전을 보일 여지가 생긴 셈이다. 한 재건축 단지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겠지만 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준다면 조합 설립 같은 관련 절차가 빨라져 조합원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 위주의 임대주택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던 주택 공급은 오 시장이 여러 차례 공언한 대로 민간 위주로 기조가 전환된다. 김 본부장은 “그동안 공공이 주도했던 것이 민간 주도로 차별화되는 것”이라며 “정부와 대립 각을 세울 필요는 없고 정부 정책을 소화하면서 서울의 새로운 주택 공급 방향을 찾아가겠다”고 설명했다.

○ 도시재생 축소, 정부 갈등 불가피



박원순 전 시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도시재생사업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재생사업 추가 지정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약대로 관련 조직도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도 이런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 “박원순식 벽화 그리기 도시재생사업부터 손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시재생사업이 축소되면 현재 도시재생지역으로 지정된 강북 일부 지역이 다른 방식으로 개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종로구 창신동 등 일부 도시재생지역 주민들은 공공재개발 사업에 지원했지만 예산 중복 지원 문제로 선도사업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중앙정부와의 갈등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 시장은 10일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한 뒤 “공시가격 동결을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정책 변화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추진 과정에서 걸림돌이 많다. 35층 층고 제한 해제는 시의회의 의견을 청취해아 한다. 용적률을 완화하려면 의회 의결을 거쳐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안전진단 기준 관련 사안은 국토부가 운영하는 법령과 고시 등에 규정돼 있다. 공시지가 조사 및 산정 역시 정부에 권한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국무회의 등에 참석해 건의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 때문에 전면 재조사보다는 공시가격이 대폭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처럼 공공 주도 개발을 추진하면서 민간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승현 byhuman@donga.com·이새샘·이청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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