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서울 중저가 아파트 찾기 ‘혈안’…패닉바잉 재점화 조짐
뉴스1
입력 2021-08-03 05:27 수정 2021-08-03 05:27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 News1
“문의가 많아서 휴가도 못가네요. 불안해하죠 다들. 막차라도 타겠다는 생각 아니겠어요?”(노원구 상계주공 단지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
수화기 너머 A 공인 대표의 목소리는 여유가 없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의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동네 공인업소들이 통상 8월 첫째 주에 휴가를 갔는데, 올해는 문의가 많아서 미뤘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열풍이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막차’를 놓치지 않으려는 젊은 층의 ‘패닉바잉’이 다시 늘어나는 분위기다.
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25만9785가구였던 시세 6억원 이하 서울 시내 아파트가 지난 6월말 기준 17만6186가구로 32.2% 감소했다.
반년 새 6억원 이하 아파트 3채 중 1채가 사라진 셈이다. 중저가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집값이 6억원을 넘기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방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거래된 서울 지역 아파트 전체 1639개 면적 중 66.75%인 1094개가 최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눈에 띈다.
노원구 69.03%, 도봉구 67.1%, 강서구 66.94% 금천구 65% 구로구 59.8% 등 이들 지역에서 한 달간 거래된 면적의 절반 이상이 신고가이거나 최고가와 같은 가격에 거래됐다. 그만큼 가격 상승이 높다는 얘기다.
이러한 움직임은 현장에서도 느껴진다. 구로구 남구로역 인근 B 공인 관계자는 “대출 규모가 줄어들까 봐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다”며 “얼른 집을 사야겠다는 인식이 다시 커지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도봉구 창동역 인근 C 공인 대표도 “대출 규제만 언급되면 중저가 매물에 대한 젊은이들의 문의가 많아진다”며 “저번 주부터 전화가 부쩍 많아졌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영끌’과 ‘빚투’를 막기 위한 정부의 규제 옥죄기가 되레 시장의 불안감을 키워 영끌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불안 심리에 수요가 치솟고 중저가 부동산조차 가격이 치솟는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시장 전망이 워낙 좋지 않은 데다 대출 규제가 다시 언급되니 ‘차라리 지금이라도 매수하자’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면서 “정부의 정책 구사가 좀 더 큰 틀에서 섬세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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