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인 시총 반년새 58% 줄어… 투자자는 132만명 늘어

김자현 기자

입력 2022-09-27 03:00 수정 2022-09-2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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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가상자산 시가총액 23조원… 작년말보다 32조원이나 감소
거래소 양성화로 투자자 유입… 투자자 73% 100만원 이하 보유
“국내서만 거래되는 ‘김치코인’… 전체 61% 차지해 투자 유의를”


26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2700만 원대로 떨어진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올 들어 6개월 새 60% 가까이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고강도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코인 시장이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약세장)에 빠져든 탓이다. 하지만 국내 코인 투자자는 반년 새 오히려 132만 명이 늘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당부된다.

26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 35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3조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55조2000억 원)에 비해 58% 급감한 규모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이 16.7%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코인 시장의 위축이 훨씬 컸다.

올 상반기(1∼6월) 가상자산의 하루 평균 거래 금액은 5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11조3000억 원)에 비해 53% 감소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인 8200만 원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11월에는 일평균 거래금액이 13조1300억 원에 달했지만 이후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6월 일평균 하루 거래액은 4조2300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시장이 위축되면서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영업이익도 지난해 하반기 1조6400억 원에서 상반기 6031억 원으로 62%(1조 원) 급감했다.

금융위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금리 인상 등으로 실물경제가 위축된 데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코인 시장의 신뢰도가 하락한 것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주식보다 더 위험한 자산으로 꼽히는 가상자산에서 자금 유출이 더 빠르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은 쪼그라들었지만 가상자산 투자자는 오히려 더 늘었다. 6월 말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6곳을 이용한 투자자는 690만 명(중복 포함)으로 지난해 말(558만 명)보다 24%(132만 명) 증가했다. 코인 거래소들이 금융당국 신고를 통해 제도권 규제 영역으로 일부 들어오면서 코인 하락장에서도 투자자들의 유입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73%(505만 명)의 투자자는 100만 원 이하의 가상자산을 보유했다. 작년 말(313만 명)에 비해 200만 명가량 늘었다. 반면 1000만 원 이상의 코인을 보유한 투자자는 6.5%(47만3000명)로 작년 말(82만 명)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개인투자자를 성별과 연령별로 분석하면 30대 남성(148만 명), 40대 남성(123만 명), 20대 이하 남성(121만 명), 30대 여성(63만 명) 등의 순으로 많았다. 성별로는 남성 이용자가 68%로 압도적이었다.

또 6월 말 현재 국내 거래소들에서 유통되는 가상자산은 638개(중복 제외)였다. 이 중 국내에서만 거래되는 ‘김치코인’이 61%(391개)였다. 금융위는 “여전히 국내에서만 유통되는 김치코인이 많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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