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연 7%대 재진입 눈앞…美 ‘자이언트 스텝’ 여파
신지환 기자
입력 2022-09-25 19:13 수정 2022-09-25 19:17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북지역 아파트 단지. 2022.9.15 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여파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연 7%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다음 달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는 등 고강도 긴축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4년 만에 연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추가로 1%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13조 원 이상 급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는 연 4.58~6.945%로 집계됐다. 두 달 전인 7월 25일(4.04~6.145%)과 비교해 상단이 0.8%포인트 뛰었다. 이는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3.631%에서 4.795%로 1.164%포인트 치솟았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6월 중순 최고 연 7%를 넘었다가 은행권의 금리 인하 조치와 채권 금리 하락 등이 맞물려 연 6%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금융채 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금리 상단이 다시 연 7%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25일 현재 연 4.56~6.681%로 7월 25일(3.92~6.243%)에 비해 상단이 0.438%포인트, 하단이 0.64%포인트 올랐다.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두 달 새 0.58%포인트 오른 영향이다. 신용대출 금리(연 5.47~6.48%)도 두 달 새 0.2~1%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은행들은 연말경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연 8%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 연준이 4번째 자이언트스텝을 시사한 만큼 한은도 올해 남은 두 번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8%대에 진입하면 2008년 이후 14년 만”이라며 “현재 물가나 환율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했다.
6월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의 78.1%가 금리 인상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변동금리여서 대출자의 이자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1757조9000억 원)의 변동금리 비중도 이와 같다고 가정하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 이자 부담은 3조4323억 원씩 늘어난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13조7292억 원 증가하는 셈이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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