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뷰]스마트공장에서 전통식품의 미래를 발견하다

동아일보

입력 2022-09-23 03:00:00 수정 2022-09-2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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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 활발


《전통 산업의 새로운 비상을 위해서는 스마트공장 구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투자 여력이 취약한 중소업체엔 버거운 과제이다.
특히 수작업이 필수인 전통 식품에는 스마트공장 도입이 더욱 어렵다.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삼성과 손잡고 전통 식품 업체가 나아가야 할 미래를 개척한 우수 사례를 소개한다.》









삼성전자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동행 철학에 따라, 삼성의 제조혁신 기술과 성공 노하우를 제공해 국내 중소·중견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총 2800여 개 기업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으며, 올해 지원할 기업을 포함하면 3000개가 넘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월에 발표한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 성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이 도입하지 않은 기업보다 영업이익 37.6%포인트, 매출액 11.4%포인트, 종업원 수 3.2%포인트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2019년 사업에 참여해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중앙회·삼성전자로부터 지원받은 중소기업 824개사와 동일 업종·매출액 구간의 스마트공장 미도입 중소기업 2553개사의 재무 제표 비교 결과.


삼성 멘토들의 헌신에 힘 얻어 폐업 위기 딛고 재도약에 성공하다
미성영어조합법인



미성영어조합법인(대표 김윤희)은 영광굴비로 유명한 전남 영광군 법성포에 있는 수산물 가공 기업이다. 선대가 종사하던 수산업을 김윤희 대표가 이어받아 2대째 운영하고 있다. 삼성과의 첫 인연은 2017년에 시작됐다. 여수에 있던 창업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스마트공장 보급 지원 사업에 참여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램 시작 이후 당시 업체 대표이던 시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스마트공장 참여 시도는 중단되고 말았다.

김윤희 미성영어조합법인 대표
그로부터 2년 후, 미성영어조합법인은 다시 한번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중도 하차 이유를 알기 위해 방문한 삼성전자 멘토들 덕분이었다. 당시까지도 김 대표는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 있었다. “우리와 함께 일어서자. 미성은 그럴 만한 역량이 충분하다”며 손길을 내민 멘토들이 고맙기도 했지만 의욕을 되찾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본인들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제초 작업과 연못 청소 등을 하고 있는 멘토들의 모습에 감동받아 힘을 내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멘토들과 함께 공정 환경부터 바꿨다. 굴비를 만드는 데는 수작업이 꼭 필요하므로 무작정 자동화를 도입하기보다는 수작업의 능률을 올릴 수 있도록 도구와 작업대를 개선했다. 관리에 필요한 마음가짐부터 바꾸고 나니 설비, 전산 등 시스템의 고도화는 쉽게 이뤄졌다. 미성영어조합법인은 스마트공장 도입 이후 2019년 20%, 2020년 15∼20%가량 매출이 늘었다. 명절 선물용 제품 판매량도 증가했다. 올해 추석 때는 내장을 제거한 간편식 굴비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전통 방식은 유지하되 맛과 위생, 포장에 더 투자해 젊은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2%의 맛을 채우려 동분서주, 새 공정으로 ‘바삭한 식감’을 잡다
소백산아래 한부각



소백산아래 한부각(대표 추경희)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추, 호박, 감자 등의 제철 농산물을 재료로 전통 식품인 부각을 만드는 업체다. 2015년 창업한 이후 가내수공업 위주의 생산 시설을 현대화하며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전통 부각을 생산·판매해 왔다. 원재료의 맛과 특유의 식감이 살아 있는 부각은 창업 첫해부터 해외에서 주목받았다. 웰빙 트렌드에 맞춰 수출을 늘려 가던 중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추경희 소백산아래 한부각 대표
사실, 추경희 대표에게는 고민이 있었다. 품질엔 자신이 있었지만, 수작업에 의존하는 까닭에 늘 생산성의 한계를 느꼈다. 또 주로 농산물의 뿌리로 부각을 만들다 보니 먹다 보면 약간 딱딱하게 느껴졌다. 바삭함이 살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2019년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의 문을 두드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기존에는 튀긴 부각을 선풍기로 말렸다. 그러다 보니 건조 상태가 일정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멘토들이 오븐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튀긴 부각을 오븐에 한 번 더 구워 기름을 빼고 바삭함을 살리는 방식이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테스트를 해 보니 평소 2% 부족하다고 느꼈던 바삭한 식감이 살아났다. 곧바로 컨베이어 형태의 오븐 공정과 부각을 포장하기 좋게 식혀 주는 냉각 공정을 도입했다. 멘토들의 조언으로 부족했던 식감을 잡고, 부각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품질의 표준화를 이룬 것이다.

소백산아래 한부각은 스마트공장 도입 이후 생산량이 약 20% 늘었고, 생산 시간도 15% 단축됐다. 수출도 늘었으며, 미주 지역 시장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상북도 유통교육원 표창과 제26회 세계농업기술상 수출농업 부문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가공식품 생산 과정 전산화의 꿈, 스마트공장에서 답을 찾다
태경F&B


태경F&B(대표 한철영)는 배 과수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과일과 채소를 원료로 건강보조식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17년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을 받고 2018년 정식 출범했다. 창업 초기에는 1차 상품인 과일과 과일을 활용한 가공 상품을 개발·판매하다 성장과 수익성을 고려해 2차 가공 상품에 집중하게 됐다. 그러던 중 OEM(생산을 위탁받아 제조·납품하는 방식) 생산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2019년 스마트공장 사업에 지원했다.

한철영 태경F&B 대표
한철영 대표는 처음부터 제품 생산 과정을 누락 없이 기록하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식품 제조는 특히 배합 비율이 중요해 생산 과정을 정확히 기록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런데 현장에서 나온 정보를 나중에 전산에 입력하다 보니 오차나 누락이 생기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삼성전자 멘토들은 배합 비율뿐만 아니라 제품 공정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전산화하자는 제안을 했다. 당시 태경F&B는 농산물을 가져와 제품을 만들기까지 하나의 공정으로 움직였다. 이 때문에 공정 기간도 길고, 농산물 보관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다. 이에 멘토들은 제품 공정에 모듈화를 적용하자고 했다. 공정 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눠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미리 가공해 두는 방식이었다.

‘전 공정의 전산화’와 ‘모듈화’. 개선 범위가 너무 커 두렵기도 했지만 한 대표는 멘토들의 진심이 느껴져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자재 매입부터 재고 파악까지 생산 과정 전반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또 공정의 모듈화로 공정 시간이 크게 단축되고 제품의 규격화도 이룰 수 있었다. 생산성도 5배가량 향상됐다. 현재 태경F&B는 관련 기업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는 모범 사례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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