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자 ‘노치’ 없앤 아이폰14… 한국선 美보다 비싸게 판다

박현익 기자

입력 2022-09-09 03:00 수정 2022-09-09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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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감지-위성기반 구조요청 기능 “프로 이상엔 40% 빠른 칩 사용”
4800만 화소 카메라 첫 탑재도
전작과 가격 동일하게 책정됐지만 한국선 환율 감안해도 출고가 높아
삼성 폴더블폰과 시장 격돌 예고


7일(현지 시간) 애플이 새로 선보인 스마트폰 아이폰14 시리즈. 고급형인 프로, 프로맥스 모델은 딥 퍼플, 실버, 골드, 스페이스 블랙 등 4개 색상으로 출시됐다. 또 기존 화면 상단의 M자 형태 ‘노치’가 알약 모양의 펀치홀 형태로 바뀌었다. 애플은 이날 애플워치8 시리즈(오른쪽 사진)와 보급형 애플워치SE도 공개했다. AP 뉴시스

미국 애플이 신작 아이폰14 시리즈를 공식 출시했다. 한 달 앞서 폴더블폰 신작을 내놓은 삼성전자와 하반기(7∼12월) 프리미엄폰 시장에서의 격돌이 예상된다.

애플은 7일(현지 시간) 미 실리콘밸리 애플파크에서 아이폰14 시리즈 6.1인치형 기본 모델과 6.7인치형 플러스, 고급 모델인 6.1인치 프로 및 6.7인치형 프로맥스를 공개했다. 지난해까지 출시했던 5.4인치 미니 모델은 이번에 선보이지 않았다.

아이폰14 시리즈에는 충돌 감지 기능과 위성 기반 긴급구조 요청 기능이 처음으로 탑재됐다. 차량 충돌 시 자동으로 응급 서비스 전화를 걸거나 아이폰이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위성 통신 기술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공유할 수 있다.

애플은 이번 아이폰14 시리즈 프로 및 프로맥스에서 기본형과 확실한 차이를 뒀다. 우선 프로 이상 모델에는 신형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A16 바이오닉칩’이 장착됐다. 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법이 적용돼 스마트폰 사상 가장 빠른 칩이라고 애플은 소개했다. 동급 경쟁 제품보다 40% 빠르면서 전력 소비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는 평가다. 카메라도 기존보다 화소 수가 4배 많은 4800만 화소 카메라가 아이폰 시리즈 중 처음으로 탑재됐다. 화면 상단 M자 형태의 ‘노치’(수화기, 카메라 등이 담긴 공간)를 기본 모델에선 그대로 유지했지만, 프로와 프로맥스에서는 카메라 모듈만 뚫은 알약 모양으로 바뀐 것도 특징이다.

가격은 전작과 동일하게 책정됐다. 다만 국내 아이폰 유저들은 미국 현지 판매가보다 높은 가격을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4 프로맥스는 1099달러(부가세 별도)다. 달러당 환율 1383원(8일 기준)을 적용하면 152만 원이다. 애플의 한국 공식사이트에는 이 제품 가격이 175만 원(부가세 포함)으로 명기됐다. 부가세 10%를 뺀 기기 값은 159만 원으로, 단순히 환율을 적용한 가격보다 7만 원 정도가 비싸다. 한국 고객들은 유례없는 ‘강달러’에다 추가적인 가격 차별화 정책까지 떠안게 된 셈이다. 아이폰14 프로맥스 1TB(테라바이트) 모델은 250만 원으로 같은 용량의 아이폰13 프로맥스 대비 33만 원이 올랐다.

삼성과의 플래그십(고급) 시장에서의 경쟁은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폴더블폰인 ‘갤럭시Z 플립4’와 ‘갤럭시Z 폴드4’를 출시하며 프리미엄폰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8월 16∼22일 사전판매 기간에만 97만 대를 팔았다. 전작 사전판매 실적(92만 대)을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36개국에서 초기 판매량이 갤럭시Z 플립3·폴드3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삼성전자 신작의 초반 기세가 아이폰이라는 최대 숙적과 맞붙은 뒤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73% 증가한 1600만 대로 예상될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폴더블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다. 다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으로 넓히면 2분기(4∼6월) 기준 애플이 57%, 삼성전자가 19%를 차지하며 여전히 격차가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8월 삼성 폴더블폰의 역대 가장 성공적인 흥행 덕분에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격차를 좁혔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애플이 이번에 역대급 스펙의 아이폰14 시리즈를 선보이며 삼성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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