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협의체’ 합의했지만…“미국 전기차” 홍보 나선 바이든

뉴욕=김현수 특파원 , 세종=박희창기자

입력 2022-09-08 17:44 수정 2022-09-0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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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통상 당국은 한국에 대한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를 논의하는 별도 협의 채널을 구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홍보를 위해 다음주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찾아 ‘미국 전기차’를 강조할 계획이어서 해결책을 단기간에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7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USTR과 양자 협의체 구성을 오늘 (합의)하고 구체적인 협의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산업부도 “IRA의 차별적인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국내 상황이 엄중함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USTR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타이 대표는 IRA 전기차 보조금 조항에 대한 한국 우려를 경청했다”며 “양측은 해당 문제 논의를 위한 협의 채널을 만들기로 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전기차 보조금 문제에 대한 양측 장관급 차원의 첫 협의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미 경제 부처 장관들은 연일 미국산(産) 전기차와 반도체 정책 홍보에 나서며 우리 정부 기대와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IRA 정책 효과를 알리려 14일부터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자동차 박람회 ‘2022 북미 오토쇼’를 찾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알다시피 자동차 가이(guy, 사내)”라며 디트로이트행(行)을 밝혔다.

민주당 지지 기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핵심 기지인 디트로이트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3000명을 해고한 포드를 비롯해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전환에 따라 인력을 잇달아 감축해 불만이 작지 않다. 전기차 판매 미국 1위 테슬라, 2위 현대차에 뒤쳐진다는 불안감도 크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디트로이트에서 ‘IRA 덕분에 미국으로 일자리가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8일 미시간주 데어본 포드 전기차 공장을 찾아 IRA와 반도체육성법 효과를 역설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 픽업트럭 F-150은 지난해 5월 바이든 대통령이 시승하며 ‘이놈 참 빠르다(This sucker‘s quick)’고 한 차량으로 보조금 지급 대상이다.

안 본부장은 8일부터 이틀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장관회의에 참석해 타이 대표와 계속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장관회의에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도 참석한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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