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열풍, 커피로… 1000원대 편의점 아메리카노 찾는 ‘편커족’
오승준 기자
입력 2022-09-26 03:00 수정 2022-09-26 03:06
GS25 원두커피 매출 30%대 증가, 오피스 상권에선 1년새 49% 늘어
커피머신 설치해 인건비 추가 없어… 원두 대란에도 저렴한 가격 가능
드립 추출-고온 로스팅 등 고급화도
직장인 이모 씨(26)는 이달부터 커피를 마시기 위해 커피숍 대신 편의점을 찾는다. 이 씨가 즐겨 마시는 1000원대 편의점 커피는 4500원(아메리카노) 수준인 프랜차이즈 커피에 비해 약 70% 저렴하다. 이 씨는 “출근하면 커피를 세 잔씩 마시곤 하는데 프랜차이즈 커피는 두 잔만 마셔도 밥값을 넘을 만큼 비싸다”며 “편의점 커피 가격이 저렴해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프랜차이즈 커피를 비롯해 식료품 전반에 물가 상승이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점 커피를 이용하는 ‘편커족(편의점+커피족)’이 늘고 있다. 커피는 주요 편의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품목으로 등극했다. ‘반값 통닭’ 인기에서 촉발된 가격 파괴 반값 열풍이 커피 시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일부 편의점은 1+1 구성의 ‘반값 커피’도 선보이고 있다.
25일 GS25에 따르면 GS25의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25’의 매출은 7월 30.7%, 8월 33.5%에 이어 9월(18일 기준) 38.8% 오르는 등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커피 수요가 늘면서 2018년경부터 편의점에서 커피는 가장 잘 팔리는 품목 중 하나였는데 최근 들어 그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진 것. 특히 직장인들의 커피 수요가 높은 오피스 상권 매출이 이달 기준 전년 대비 49.3% 올랐다. 물가 상승에 민감한 직장인 커피 수요 상당수가 편의점 커피로 옮겨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편의점 커피는 가성비가 강점이다. GS25(1200원), CU(1300원), 세븐일레븐(1200원) 등 대부분의 편의점 커피들이 1000원대 가격을 유지 중이다. 즉석 원두커피 브랜드 1+1 행사를 진행 중인 CU의 경우 한 잔 가격이 650원으로 떨어진다. 반면 최근 원두 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커피 프랜차이즈 가격은 한 잔 5000원에 육박한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는 올해 초 일부 메뉴의 가격을 100∼400원씩 올린 바 있다.
이 같은 커피 가격 상승 압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원두대란에 주요 커피 생산국들의 원두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커피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의 올해 아라비카 생산량이 풍년 대비 절반 이하일 것으로 예측돼 국제 원두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제커피기구(ICO)는 국제 커피 소비량이 생산량을 2년째 웃돌 것이라고 예측한다.
고물가와 원두량 감소 등 가격 상승 요인이 산재해 있지만 편의점 커피는 프랜차이즈 커피에 비해 가격 방어에 유리하다. 기존의 매장과 설비를 활용해 추가적인 고정비가 들지 않는 데다 소비자들이 직접 커피머신을 이용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커피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편의점들은 고급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경쟁적으로 최고급 커피머신을 도입하고 최적의 원두 배합 비율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7월부터 이탈리아 라심발리사의 1000만 원 중반의 전자동 커피머신을 전국 점포에 도입했다. 커피를 50잔 이상 연속으로 추출해도 일관된 온도와 압력을 바탕으로 맛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의 원두커피 브랜드 ‘세븐카페’는 편의점업계 최초로 전자동 드립 방식의 추출 커피를 도입했다. 드립 방식에서는 종이 필터에 오일 성분이나 미세한 입자들이 필터에 걸러지면서 에스프레소 머신보다 더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100% 아라비카 원두를 6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균일하게 로스팅해 공급하고 있다. GS25도 3월부터 콜롬비아·과테말라·브라질·에티오피아 등 유명 산지의 원두를 배합한 새로운 원두로 리뉴얼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에 민감해지는 고물가 시대일 수록 커피 시장 내에서 편의점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커피머신 설치해 인건비 추가 없어… 원두 대란에도 저렴한 가격 가능
드립 추출-고온 로스팅 등 고급화도
최근 고물가가 이어지며 편의점의 1000원대 원두커피를 이용하는 편커족(편의점+커피족)이 늘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편의점
커피는 최고급 커피머신을 도입하고 원두를 리뉴얼하는 등 고급화 전략으로 커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GS25 제공
직장인 이모 씨(26)는 이달부터 커피를 마시기 위해 커피숍 대신 편의점을 찾는다. 이 씨가 즐겨 마시는 1000원대 편의점 커피는 4500원(아메리카노) 수준인 프랜차이즈 커피에 비해 약 70% 저렴하다. 이 씨는 “출근하면 커피를 세 잔씩 마시곤 하는데 프랜차이즈 커피는 두 잔만 마셔도 밥값을 넘을 만큼 비싸다”며 “편의점 커피 가격이 저렴해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프랜차이즈 커피를 비롯해 식료품 전반에 물가 상승이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점 커피를 이용하는 ‘편커족(편의점+커피족)’이 늘고 있다. 커피는 주요 편의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품목으로 등극했다. ‘반값 통닭’ 인기에서 촉발된 가격 파괴 반값 열풍이 커피 시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일부 편의점은 1+1 구성의 ‘반값 커피’도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커피는 가성비가 강점이다. GS25(1200원), CU(1300원), 세븐일레븐(1200원) 등 대부분의 편의점 커피들이 1000원대 가격을 유지 중이다. 즉석 원두커피 브랜드 1+1 행사를 진행 중인 CU의 경우 한 잔 가격이 650원으로 떨어진다. 반면 최근 원두 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커피 프랜차이즈 가격은 한 잔 5000원에 육박한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는 올해 초 일부 메뉴의 가격을 100∼400원씩 올린 바 있다.
이 같은 커피 가격 상승 압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원두대란에 주요 커피 생산국들의 원두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커피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의 올해 아라비카 생산량이 풍년 대비 절반 이하일 것으로 예측돼 국제 원두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제커피기구(ICO)는 국제 커피 소비량이 생산량을 2년째 웃돌 것이라고 예측한다.
고물가와 원두량 감소 등 가격 상승 요인이 산재해 있지만 편의점 커피는 프랜차이즈 커피에 비해 가격 방어에 유리하다. 기존의 매장과 설비를 활용해 추가적인 고정비가 들지 않는 데다 소비자들이 직접 커피머신을 이용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커피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편의점들은 고급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경쟁적으로 최고급 커피머신을 도입하고 최적의 원두 배합 비율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7월부터 이탈리아 라심발리사의 1000만 원 중반의 전자동 커피머신을 전국 점포에 도입했다. 커피를 50잔 이상 연속으로 추출해도 일관된 온도와 압력을 바탕으로 맛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의 원두커피 브랜드 ‘세븐카페’는 편의점업계 최초로 전자동 드립 방식의 추출 커피를 도입했다. 드립 방식에서는 종이 필터에 오일 성분이나 미세한 입자들이 필터에 걸러지면서 에스프레소 머신보다 더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100% 아라비카 원두를 6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균일하게 로스팅해 공급하고 있다. GS25도 3월부터 콜롬비아·과테말라·브라질·에티오피아 등 유명 산지의 원두를 배합한 새로운 원두로 리뉴얼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에 민감해지는 고물가 시대일 수록 커피 시장 내에서 편의점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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