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에 노출된 트위터…전직 2명 사우디 간첩 활동하다 기소

뉴스1

입력 2019-11-07 14:21:00 수정 2019-11-07 14: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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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트위터 전(前) 직원들이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를 위한 간첩 활동 혐의로 기소됐다. 미 연방검찰이 사우디 정부의 간첩 활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기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일(현지시간) 미 법무부에 따르면 기소된 이들은 사우디 정부에 반대하는 반체제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에 몰래 접속해 정보를 불법 수집했다. 기소된 전 직원들은 2명으로 알리 알자바라(35·사우디 국적)와 아흐마드 아보아모(41·미국 국적). 이들을 고용한 사우디 국적인 아흐마드 알무타리(30)도 중간책으로 함께 기소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알자바라와 아보아모가 수집한 트위터 정보는 사우디 왕권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자선단체 ‘MiSK’를 운영하는 정부 관계자 바데르 알 아사커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소장은 “아사커가 무함마드 왕세자를 위해 일하며 왕세자의 지시로 트위터에서 왕세자의 온라인 인지도를 살폈다”고 적시했다. 미 국적인 아보아모는 시애틀 자택에서 체포됐고 사우디 국적의 알자바라와 알무타리는 현재 사우디에 체류중으로 보인다.


법무부의 기소장에 따르면 알자바라와 아보아모는 트위터에서 재직하던 중 자말 카슈끄지와 친분이 있는 반체제 인사들을 포함해 6000명 넘는 이들의 트위터를 불법 사찰한 혐의를 받는다. 카슈끄지는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이자 사우디 출신 반체제 언론인으로, 지난해 사우디 정부에 의해 피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바라는 2013년 8월 트위터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기 시작했고 2015년 사우디 정부를 위해 6000개 넘는 트위터 계정의 개인정보에 불법적으로 접속했다. 그가 접속한 트위터 계정에는 카슈끄지와 친분이 있는 오마르 압둘아지즈가 포함됐다. 알둘아지즈는 2010년 촉발된 아랍의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 이후 사우디를 떠나 캐나다 몬트리올에 피신 중인 반체제 인사다.

알자바라는 2015년 5월부터 사우디 왕실의 소셜미디어 자문역을 맡으며 스파이 활동을 시작했다고 소장은 적시했다. 소장에 따르면 알자바라는 워싱턴 D.C에서 아사커를 포함한 사우디 왕실 사람들과 비밀스럽게 접촉했고, 그 이후부터 트위터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12월 2일 트위터가 알자바라에게 개별 사용자의 트위터 접속 이유를 캐묻자 그 다음날 휴가를 내고 사우디로 출국했다.

이번에 기소된 또 다른 트위터 전직원인 아보아모는 미 국적자이며 사우디 왕실의 내부 정보를 트위터에 올린 이들의 계정을 불법사찰했다. 아보아모가 사찰한 트위터 계정에는 무지타히드(@Mujtahidd)도 포함됐다. 무지타히드는 사우디 왕가의 부패의혹을 폭로하며 팔로워만 전 세계 220만명에 달한다. 해당 계정을 보유한 이는 누구인지 혹은 어떤 단체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소장에 따르면 트위터에서 미디어 파트너십 매니저로 근무한 아보아모는 2014년 런던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의 측근으로 알려진 아사커를 만났다. 아보아모는 아사커를 만나고 일주일 후부터 사우디 반체제 인사들의 트위터에 불법적으로 접속했다. 아보아모는 첩보활동의 대가로 최소 30만달러와 2만달러 상당의 시계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WP는 이번 기소건을 보도하면서 ‘외국의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정권을 비판하는 이들을 색출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 미국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악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미국 실리콘밸리가 정치 망명자들과 독재정권 하에 있는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WP는 지적했다. 이메일 주소부터 결제 수단, 사용자의 위치를 알려줄 수 있는 인터넷프로토콜(IP) 주소까지 거대 IT 기업들은 막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데이비드 앤더슨 검사는 소장에서 “사우디 간첩들이 사우디 반체제 인사들과 다른 수천명의 트위터 사용자들에 대한 개인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트위터 내부시스템에 침투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업 혹은 기술이 미국의 법을 위배하며 억압적 외국 정권의 도구로 전락하게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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