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충전대란 주범 ‘전기 1톤트럭’… 배터리 성능개선 ‘시급’
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입력 2023-03-21 10:25 수정 2023-03-21 10:31
주행가능거리 짧고 충전 인프라 부족… 운전자 불만 쇄도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 대기 차량… 상당수가 1톤 전기트럭
전문가 “전기트럭 배터리 성능개선하고 인프라 확충해야”
전기 1톤 트럭의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고속도로 전기 충전기를 이용하는 전체 사용자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진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속도로의 전기차 충전시설에 현대 포터EV, 기아 봉고EV의 충전 대기 행렬이 과도하게 이어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이 모인다.
▲현대 포터EV ▲기아 봉고EV 전기 1톤 트럭의 배터리 완충 후 주행가능거리는 211km로 전기 승용차(현대 아이오닉5 423km, 기아 EV6 445km)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일반 승용차보다 운행 거리가 긴 상용차 특성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주행가능거리가 지나치게 짧아 충전을 자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마저도 화물을 싣거나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주행가능거리가 급격히 줄어 약 150km를 달리는 수준에 그친다. 이로 인해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시설에는 포터EV와 봉고EV 전기차가 줄지어 대기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포터EV를 운영 중인 자영업자 전현승(49) 씨는 “파주 집에서 천안 근처 납품 업체까지 편도 약 160km인데 중간에 배터리 충전을 한 번은 꼭 해야 한다. 정부 인증 주행거리를 믿고 샀는데 200km도 못 달릴 줄은 몰랐다. 하루 약 300~350km 거리를 달리는 동안 2번은 충전해야 하는 데 매우 불편하고 고속도로 충전소에 대기 차량이 많아 충전 관련된 시간만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연료비는 확실히 줄었지만 사용이 불편해서 차를 처분하고 포터 디젤을 다시 살까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현대 아이오닉5를 운영 중인 김정훈(39) 씨는 “차량을 산 지 2년 정도 됐는데 작년 중순부터 고속도로 충전 대기 줄이 심각해졌다. 대기 차량은 대부분 전기 1톤 트럭이며 차들이 뒤엉켜 고속도로 충전소마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종종 충전 관련해 시비가 붙기도 한다. 가급적 고속도로 충전을 피하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충전할 때 전기 1톤 트럭 때문에 상당히 불편하며 대기시간도 점점 늘어 추세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보급 대수 확대에 급급한 나머지 차량의 성능과 충전 인프라 문제를 도외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정부의 높은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전기 화물차 판매량이 매년 급증 추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2022년) 국내 제작사 전기 1톤 트럭 판매 대수는 모두 3만5791대로, 전체 전기차 판매량(12만3676대)의 28.9%를 차지했다.(2022년 전기 1톤 트럭 판매 대수: 현대 포터EV 2만418대, 기아 봉고EV 1만5373대)
이 같은 상황에서 전기 1톤 트럭의 배터리 성능과 용량을 키우지 않으면 고속도로 충전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주행거리가 길어야 할 화물차의 배터리 용량(봉고EV 배터리 용량 58.8kWh)이 승용차(EV6 배터리 용량 77.4kWh)보다 적은 것이 충전 대란의 직접적인 원인이므로 성능개선과 인프라 확충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1톤 전기 트럭에 주는 약 2000만 원의 정부 보조금을 줄여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정부는 올해 전기차 보급 대수를 대폭 늘려 화물차 5만 대, 승용차 21.5만 대를 보조금 지원물량으로 발표했다. 이는 기존 전기차 보급 대수(화물차 8만 대, 승용차 30만 대)에서 각각 62%, 72% 증가하는 수치로 날이 다시 추워지는 올해 겨울 전기차 충전 대란이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ksj@donga.com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 대기 차량… 상당수가 1톤 전기트럭
전문가 “전기트럭 배터리 성능개선하고 인프라 확충해야”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소에 줄지어 대기 중인 전기 1톤트럭/사진=독자 제공
전기 1톤 트럭의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고속도로 전기 충전기를 이용하는 전체 사용자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진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속도로의 전기차 충전시설에 현대 포터EV, 기아 봉고EV의 충전 대기 행렬이 과도하게 이어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이 모인다.
▲현대 포터EV ▲기아 봉고EV 전기 1톤 트럭의 배터리 완충 후 주행가능거리는 211km로 전기 승용차(현대 아이오닉5 423km, 기아 EV6 445km)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일반 승용차보다 운행 거리가 긴 상용차 특성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주행가능거리가 지나치게 짧아 충전을 자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마저도 화물을 싣거나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주행가능거리가 급격히 줄어 약 150km를 달리는 수준에 그친다. 이로 인해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시설에는 포터EV와 봉고EV 전기차가 줄지어 대기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포터EV를 운영 중인 자영업자 전현승(49) 씨는 “파주 집에서 천안 근처 납품 업체까지 편도 약 160km인데 중간에 배터리 충전을 한 번은 꼭 해야 한다. 정부 인증 주행거리를 믿고 샀는데 200km도 못 달릴 줄은 몰랐다. 하루 약 300~350km 거리를 달리는 동안 2번은 충전해야 하는 데 매우 불편하고 고속도로 충전소에 대기 차량이 많아 충전 관련된 시간만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연료비는 확실히 줄었지만 사용이 불편해서 차를 처분하고 포터 디젤을 다시 살까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현대 아이오닉5를 운영 중인 김정훈(39) 씨는 “차량을 산 지 2년 정도 됐는데 작년 중순부터 고속도로 충전 대기 줄이 심각해졌다. 대기 차량은 대부분 전기 1톤 트럭이며 차들이 뒤엉켜 고속도로 충전소마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종종 충전 관련해 시비가 붙기도 한다. 가급적 고속도로 충전을 피하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충전할 때 전기 1톤 트럭 때문에 상당히 불편하며 대기시간도 점점 늘어 추세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보급 대수 확대에 급급한 나머지 차량의 성능과 충전 인프라 문제를 도외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정부의 높은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전기 화물차 판매량이 매년 급증 추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2022년) 국내 제작사 전기 1톤 트럭 판매 대수는 모두 3만5791대로, 전체 전기차 판매량(12만3676대)의 28.9%를 차지했다.(2022년 전기 1톤 트럭 판매 대수: 현대 포터EV 2만418대, 기아 봉고EV 1만5373대)
이 같은 상황에서 전기 1톤 트럭의 배터리 성능과 용량을 키우지 않으면 고속도로 충전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주행거리가 길어야 할 화물차의 배터리 용량(봉고EV 배터리 용량 58.8kWh)이 승용차(EV6 배터리 용량 77.4kWh)보다 적은 것이 충전 대란의 직접적인 원인이므로 성능개선과 인프라 확충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1톤 전기 트럭에 주는 약 2000만 원의 정부 보조금을 줄여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정부는 올해 전기차 보급 대수를 대폭 늘려 화물차 5만 대, 승용차 21.5만 대를 보조금 지원물량으로 발표했다. 이는 기존 전기차 보급 대수(화물차 8만 대, 승용차 30만 대)에서 각각 62%, 72% 증가하는 수치로 날이 다시 추워지는 올해 겨울 전기차 충전 대란이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k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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