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랐는데…은행들 예적금 금리 인상 ‘눈치게임’

뉴스1

입력 2022-11-24 11:26:00 수정 2022-11-24 13: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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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ATM기기의 모습. 2021.11.29/뉴스1

한국은행이 24일 기준금리를 0.25%p 올렸지만 은행들은 평소와 다르게 예적금 금리 인상 여부를 즉각 결정하지 않고 있다. 은행권에 시중자금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마지막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에서 3.25%로 0.25%p 인상했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수신금리 인상 검토에 들어갔지만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이 발표되자 5대(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시중은행은 모두 “수신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주중 금리 상황을 고려해 인상을 단행한다는 곳도 있었지만, 올 들어 기준금리가 인상될 때마다 즉각 예적금 금리 인상을 발표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수신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기준금리가 오르는데 수신금리가 결국 오르지 않겠냐는 반응도 있었다. 온도차가 다르지만 수신금리 인상 ‘속도조절’에는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모습이다.

은행권 관계자 A씨는 “수신금리 인상 검토에 나서긴 했지만 당국의 언급도 있었고 아예 올리지 않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타행이 올려버리면 안 따라갈 수가 없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 분위기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B씨는 “기준금리가 오르는 데 대출고객만 있는것도 아니고 수신고객도 있는데 어느 정도 조절이 필요하지 않겠냐”면서도 “일부 상품만 올리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달라진 모습은 금융당국이 최근 “수신금리 인상을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내보낸 영향이 크다.

금융당국은 전날에도 금융사들에 예·적금, 저축성보험 등 수신상품의 과도한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자금 변동성이 큰 연말에 금융사들이 앞다퉈 수신금리를 올릴 경우 시장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대출금리 상승이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올들어 기준금리가 6차례 오를 동안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즉각 인상해왔다. 지난해 연말 1%대였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1년 새 5%대까지 치솟았다.

그결과 주식, 부동산 침체 상황과 겹쳐 은행권으로 시중 자금이 대거 몰렸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만 166조6107억원 늘었다. 지난해 1년간 증가한 금액이 40조5283억원이었는데, 올해가 채 지나기도 전에 4배 이상 증가했다. 10억원 이상 예치된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계좌도 올 상반기 처음으로 5만좌를 돌파했다.

하지만 1금융권인 은행에 돈이 몰리는 만큼 2금융권은 금리 경쟁력을 잃어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채권 시장 경색과 함께 대출까지 막힌 중소기업, 저신용자 등이 곤란을 겪고 있다.

예적금 금리에 맞춰 대출금리가 오르는 것도 문제다. 은행들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에는 예적금 금리 인상으로 늘어난 조달비용이 반영된다. 수신금리가 오르는 만큼 대출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정기예금과 금융채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2010년 첫 공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은행들은 수신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거나, 적금 등 일부 상품만 올리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 C씨는 “올해 들어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발표되자마자 바로바로 수신금리를 올렸을 뿐이지 작년까지만 해도 며칠씩 내부 검토를 하고 인상여부를 결정하곤 했다”면서 “당국 언급도 있었던 만큼 아무래도 이번엔 시간을 두고 검토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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