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동결한 전기료, 재무위기 ‘부메랑’…벼랑 끝에 선 한전

뉴시스

입력 2022-05-13 18:12:00 수정 2022-05-13 18: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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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올 1~3월에만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을 2조원 이상 웃도는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다. 수년간 고물가 우려, 국민 생활 안정 등을 고려해 전기요금 인상을 미루며 적자가 만성화돼 재무 위기가 심각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13일 2022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조3525억원 감소해 7조78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력 판매량 증가 등으로 9.1% 늘어난 16조4641억원으로 집계됐다. 국제 연료비 급등에도 연료 가격이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아 원가 부담이 높아져 적자 폭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의 재무구조는 2013년 11월부터 약 8년간 요금이 오르지 않으며 점차 악화했다. 연료비 인상분을 한전이 떠안으면서 전력 판매가 늘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가 굳어졌기 때문이다.

적자난에 처한 한전은 회사채를 발행해 손실을 메우며 버티고 있는데, 연내 사채 발행한도를 초과하면 이런 대응도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르면 사채발행액은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두 배를 초과할 수 없다.

한전의 누적 차입금은 지난해 말 39조1000억원에 달했는데,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5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은 전력구입비가 영업비용의 85% 이상을 차지해, 유가 등 국제 연료 가격이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연간 실적 추이를 보면, 2008년에는 고유가에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적자를 냈다. 이후 2009·2010년은 저유가에 흑자, 2011·2012년은 고유가 영향으로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2013년에는 고유가에도 2008년부터 42%가량 전기료가 올라 흑자를 냈다. 이후 전기료가 동결됐지만 한전의 연간 영업이익 흑자 행진은 2017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2018·2019년에는 수천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유가가 급락하며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유가 급등에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량 증가까지 겹치며 6조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은 유가에 출렁이는 실적의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지만, 시행이 몇 차례 미뤄지기도 했다.

제도 도입 첫 분기인 지난해 1분기에 국제유가 하락을 고려해 연료비 조정단가를 킬로와트시(㎾h)당 3원 내렸다. 그러나 같은 해 2·3분기에는 인상 요인에도 불구하고 요금을 올리지 않았고, 4분기에는 다시 ㎾h당 3원 인상해 원상 복귀하는 수준으로 조정했다.

올해 1·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도 동결됐다. 다만 지난 4월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 인상으로 전기요금은 ㎾h당 총 6.9원 인상됐다.

이런 가운데 한전은 올해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고유가, 물가 상승 등으로 상당한 원가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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