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커지는 중고시장, 어느새 20조…거래 편의성 더해지며 ‘쑥쑥’

뉴스1

입력 2020-04-20 10:43 수정 2020-04-2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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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원더걸스 음반 판매 저렴 급처”

걸그룹 ‘원더걸스’의 원년 멤버 선미는 자신의 옛 음반이 ‘중고나라’에 매물로 나온 것을 발견했다. 선미는 판매자가 팬을 그만뒀기 때문에 중고시장에 음반을 내놓은 것인지, 사실을 알기 위해 직거래에 나선다.(JTBC 예능프로그램 ‘개이득2’ 중)

JTBC <스타와직거래-유랑마켓>, <개이득>, KBS <구석구석 숨은 돈 찾기> 등 스타들의 중고거래를 주제로 한 TV 예능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유명 여배우 판빙빙은 탈세로 인한 과징금을 낼 돈을 마련하기 위해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자신의 옷과 신발 등을 중고로 내놓기도 했다.

스타들도 중고거래를 애용할 만큼 어느새 중고거래가 보편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연간 20조원으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했다.

저성장 시대가 지속하면서 알뜰하게 소비하려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이다. 또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의 ‘아나바다 장터’를 가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휴대폰으로 중고거래를 할 수 있게 된 점도 시장의 성장 배경이다.

19일 굿리치가 모바일 리서치 기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20~3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83%가 최근 1년간 중고 거래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27%는 최근 1년간 중고거래를 6회 이상 했다고 답했다.

특히 20~30대들은 중고거래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응답자의 52%는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어 중고거래에 긍정적이다’라고 답변했다. ‘환경을 보호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25.6%)는 응답도 많았다. 8.9%는 ‘상품 품질 등이 검증되지 않아 불안하다’고 답했다.

여준상 동국여대 교수(경영학)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절약하고자 하는 실용적인 트렌드로 인해 중고시장이 성장했다”며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중고거래와 같은 실용적 소비가 전 세계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고시장이 확대되면서 중고마켓 서비스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가 꼽힌다. 이들은 특색있는 서비스를 무기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중고나라는 중고마켓 서비스 중 가장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와 모바일앱 회원수가 각각 1800만명, 440만명에 달한다. 이 덕분에 하루에 30만 건, 연간 1200만 건의 물품이 매물로 등록되고 있다. 중고나라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4조원에 이른다.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뜻의 당근마켓은 지역기반 중고거래 서비스를 표방한다. 처음에는 판교 내 직장인들이 중고 IT용품을 거래하는 ‘판교장터’로 시작했으나 이후 서비스 이름을 당근마켓으로 바꾸고 타지역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확장했다.

당근마켓은 모바일로 자신의 동네를 인증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편하게 직거래로 거래하면서 택배 거래로 인한 사기 위험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생긴다. 이런 장점에 힘입어 당근마켓은 1000만 다운로드, 월 방문자 600만명을 기록했다.

번개장터는 유일하게 3년 연속 영업이익을 내는 중고거래 서비스다. 앱 내에 자체 안심결제(에스크로) 서비스를 탑재하고 있어 소비자는 편리하게 안심결제할 수 있고 번개장터는 수수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에서도 중고시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본 중고거래 서비스 메루카리는 출시 4년 만에 앱 다운로드 횟수 1억건을 넘기며 일본의 유일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김재현 당근마켓 대표는 “동네 이웃끼리 자원을 나누어 쓰며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근마켓을 시작했다”며 “이웃끼리만 거래 가능하기 때문에 직거래로 안전하게, 또 조금 더 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현재는 중고물품을 판매만 하는 판매자와 구매만 하는 구매자가 각각 따로 존재하지만 앞으로 판매와 구매를 동시에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시장 또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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