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동네 선후배의 ‘한탕’
김동혁기자 , 최지연기자
입력 2017-02-22 03:00 수정 2017-02-22 03:00
中에 서버 두고 3년간 500억 챙겨… 30대 무직-일용직 등 5명 구속
무더위를 견디며 에어컨을 수리했다. 취객들의 욕설을 참으며 식당 서빙도 했다. 하지만 좀처럼 돈이 모아지지 않았다. 그러다 근근이 다니던 일자리도 잃었다. 김모 씨(31)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중학교 친구 B 씨(31)가 연락을 했다. 그리고 동업을 제안했다.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 크게 ‘한탕’ 할 수 있다. 불법이지만 잠깐만 하고 그만두면 된다.”
김 씨는 거절하지 못했다. 그리고 친구와 함께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만들었다. 사이트 이름은 ‘라이프 벳(life bet)’. 인생을 베팅한다는 뜻이다. 친구의 제안에 인생을 걸었던 김 씨는 3년여 만에 범죄 피의자 신세가 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도박장 운영 등)로 국내 총책 김 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중국 지역 총책 B 씨를 비롯해 달아난 공범 9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 9월 중국 산둥(山東) 성에 도박사이트 서버를 설치해 운영했다. B 씨는 도박사이트 운영을, 김 씨는 자금 관리를 맡았다. 올 2월까지 3년 4개월간 누적 판돈은 약 1조200억 원. 수익은 500억 원이 넘었다. 김 씨 등은 평소 알고 지내던 선후배를 끌어들였다. 이들은 일용직이나 식당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다 김 씨처럼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온라인의 불법 도박사이트 관련 범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극심한 취업난 속에 젊은층 사이에 ‘한탕주의’가 극성을 부리는 탓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4년 온라인도박 관련 범죄는 4271건, 지난해에는 9538건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특히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에 개입했거나 온라인도박을 하다 적발된 피의자 4명 중 3명 이상이 청년층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사이트로 짧은 시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일부 청년들 사이에 퍼져 있다”며 “검거된 뒤 ‘교도소 한 번 들어갔다 오면 되지 않냐’며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청년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혁 hack@donga.com·최지연 기자
무더위를 견디며 에어컨을 수리했다. 취객들의 욕설을 참으며 식당 서빙도 했다. 하지만 좀처럼 돈이 모아지지 않았다. 그러다 근근이 다니던 일자리도 잃었다. 김모 씨(31)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중학교 친구 B 씨(31)가 연락을 했다. 그리고 동업을 제안했다.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 크게 ‘한탕’ 할 수 있다. 불법이지만 잠깐만 하고 그만두면 된다.”
김 씨는 거절하지 못했다. 그리고 친구와 함께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만들었다. 사이트 이름은 ‘라이프 벳(life bet)’. 인생을 베팅한다는 뜻이다. 친구의 제안에 인생을 걸었던 김 씨는 3년여 만에 범죄 피의자 신세가 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도박장 운영 등)로 국내 총책 김 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중국 지역 총책 B 씨를 비롯해 달아난 공범 9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 9월 중국 산둥(山東) 성에 도박사이트 서버를 설치해 운영했다. B 씨는 도박사이트 운영을, 김 씨는 자금 관리를 맡았다. 올 2월까지 3년 4개월간 누적 판돈은 약 1조200억 원. 수익은 500억 원이 넘었다. 김 씨 등은 평소 알고 지내던 선후배를 끌어들였다. 이들은 일용직이나 식당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다 김 씨처럼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온라인의 불법 도박사이트 관련 범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극심한 취업난 속에 젊은층 사이에 ‘한탕주의’가 극성을 부리는 탓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4년 온라인도박 관련 범죄는 4271건, 지난해에는 9538건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특히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에 개입했거나 온라인도박을 하다 적발된 피의자 4명 중 3명 이상이 청년층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사이트로 짧은 시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일부 청년들 사이에 퍼져 있다”며 “검거된 뒤 ‘교도소 한 번 들어갔다 오면 되지 않냐’며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청년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혁 hack@donga.com·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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