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체중 줄이면서 근육 늘리는 ‘기적의 약’ 잠재력 확인… 미국비만학회서 성과 발표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11-07 07:30 수정 2024-11-0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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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미국비만학회 참가
신개념 비만치료제 연구 성과 포스터 발표
기존 GLP-1 치료제 한계 극복한 ‘게임체인저’
“근육 늘리면서 지방 선택적 감량”
“요요현상까지 잡아 ‘위고비’와 효능 차별화”


미국비만학회에서 차세대 비만치료제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한미약품 R&D센터 연구원
한미약품은 지난달 열린 미국비만학회(Obesity Week)에서 체중감량과 근육 증가를 동시에 실현하는 신개념 비만치료제(HM17321)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근 손실이 불가피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기반 약물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약물이다. 최근 국내 출시된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는 품귀 현상까지 일으키고 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HM17321은 R&D센터에 내재화된 첨단 인공지능(AI) 및 구조 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근육은 증가시키면서 지방만 선택적으로 감량하도록 설계된 혁신적인 비만 신약”이라며 “단독요법으로도 비만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기존 치료제와 병용요법에서도 양적·질적으로 우수한 체중감량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무궁무진한 잠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펩타이드 기반 물질로 개발된 만큼 항체 모달리티 기반 근육 보전 치료제와 비교해 가격경쟁력까지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학회에서 한미약품은 HM17321을 통한 체중감량의 양적·질적 개선 효능과 차별화된 개발 전략을 확인한 비임상 연구결과 2건을 포스터 발표했다.

HM17321은 GLP-1을 비롯한 인크레틴 수용체가 아닌 ‘CRF2(Corticotropin-Releasing Factor 2) 수용체’를 타깃해 지방만 선택적으로 감량하고 동시에 근육은 증가시키도록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출시된 GLP-1 기반 비만치료제는 15~20% 수준의 효과적인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지만 감량체중 최대 40% 수준이 근육 손실에 기인하는 한계가 있다. 또한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 기전으로 약물 중단 시 기초대사량 감소, 지방재축적(요요현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한미약품은 비만동물모델에서 HM17321 투약 시 GLP-1 기반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와 유사한 체중감량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제지방량(lean mass)과 근육량(muscle mass)을 증가시키는 차별화된 효능을 확인한 결과를 이번에 소개했다.

특히 비만동물모델에서 매달리기(wire hanging test)를 통해 근육 기능을 평가한 결과 HM17321 단독요법에 의해 근 기능이 정상동물 수준으로 회복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미약품은 비만을 모사한 지방세포에서 HM17321 투약 시 지방분해(lipolysis)를 촉진하고 지방세포의 표현형을 정상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HM17321이 인간 근육세포에도 직접 작용해 근육의 양적·질적 개선에 기여하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다른 발표에서는 HM17321이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LA-GLP·GIP·GCG, HM15275) 및 세마글루타이드와 병용요법에서도 각각의 단독요법 대비 체중과 지방량의 유의미한 감소는 물론 불가피한 제지방 감소를 보호하는 결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비만동물모델에서 지방량(왼쪽) 및 제지방량 변화 비교
해당 결과는 HM17321이 지방 특이적 체중감소, 근육량 증가 및 근 기능 개선을 통해 체중감량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될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단독요법과 병용요법 모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한이먁품 측은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6월 미국당뇨학회(ADA)에서 처음 공개해 큰 주목을 받은 HM15275의 후속 비임상 연구결과 1건도 이번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했다. HM15275는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25% 이상 체중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차세대 비만 치료 삼중작용제다. 부수적으로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 효력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HM15275는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내년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올해 한미약품은 H.O.P프로젝트 선두주자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혁신을 이어갈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 ‘HM15275’와 신개념 비만치료제 HM17321 글로벌 학회에서 잇따라 발표하면서 비만 치료 분야에서도 선도적 입지를 확고히 구축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오는 11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그랜드볼룸에서 ‘한미팜 이노베이션데이(Hanmi Pharm Innovation Day)’를 열고 비만 신약을 비롯해 H.O.P프로젝트의 성과와 경쟁력을 소개할 예정이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와 박명희 국내사업본부장, 김나영 신제품개발본부장, 신해곤 글로벌사업본부 상무, 최인영 R&D센터장 등 각 분야 책임자들이 참석해 한미약품의 사업 현황과 미래 혁신 전략, R&D 역량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계획이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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