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분쟁, 주총 앞두고 ‘한국자본 vs 해외자본’ 확전 양상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03-25 22:30 수정 2024-03-26 14:48
주주총회를 앞둔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다툼이 한국산업자본과 해외자본이 경쟁하는 모습으로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미그룹 오너가 임종윤·종훈 형제가 주장하는 1조 원 규모 투자 배경에 해외자본이 배후에 있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두 형제는 한미 측이 1조 규모 투자의 실체를 밝힐 것을 요구했지만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업계에서는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 측 자문단으로 전 골드만HK 전무 등 해외 펀드 관련자들이 활동 중인 것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통합을 추진 중인 한미그룹 측도 유사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도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 관련 내용을 담아 두 형제의 행보를 우려했다. 송 회장은 “두 아들은 일정기간 경영권을 보장해 준다는 해외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며 해외자본의 한미 유입을 강하게 경계했다. 특히 송 회장은 해외자본 유입 시 한미그룹 일부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구조조정, 신약개발 중단 등의 사태 발생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자본으로 대표되는 OCI그룹은 동양화학공업으로 시작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 기업이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도 전날 한미사이언스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한미약품의 신약개발에 중점을 둔 파트너십 의지를 재차 표명하기도 했다. 한미그룹과 OCI그룹 측은 통합을 통해 해외자본으로부터 건실한 제약·바이오기업을 지켜내면서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한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원 판단도 두 기업이 밝힌 통합 추진 목적과 유사한 결을 보였다고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이날 두 형제가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재판부는 막대한 자금이 오랜 기간 투자돼야 하는 신약개발 사업을 위해 OCI와 한미의 통합은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해당 가처분 신청의 핵심쟁점으로 꼽혔던 경영상 목적과 자금조달 필요성, 통합 후 기업 시너지 등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로 유입될 자금이 한국산업자본인지 해외자본이 될지 이번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기관이나 주주들이 선택해야 하는 시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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