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증상 없는 신장암, 20대 발병률 58% 증가[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홍은심 기자

입력 2024-03-27 03:00 수정 2024-03-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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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암

게티이미지코리아

홍은심 기자
신장암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대 신장암 환자 증가율은 2배 이상 많아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신장암으로 내원한 환자는 3만9165명으로 2018년(3만563명) 대비 28% 많아졌으며 이 중 20대 환자는 58% 늘었다. 특히 여성에게서 많이 증가한 수치(72%)를 보였다.

강릉아산병원 암센터 비뇨기암팀 박종연 교수는 “20대 여성 환자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분석된 자료는 없다”라며 “하지만 신장암의 발병 원인을 생각해 보면 식생활 변화에 따른 비만이나 고혈압, 흡연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신장(콩팥)은 신체의 수분과 전해질 조절, 체내 대사로 생성되는 노폐물을 걸러주는 기관이다. 정수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신장은 두 개가 있다. 혈액의 여과 작용이 최초로 일어나는 기관인 사구체는 200만 개 정도다. 신장에 암이 생기면 사구체에 장애가 발생해 신장의 정수기 기능이 약해진다. 이는 몸속 노폐물의 축적과 전해질의 평형이 깨져 식욕 저하, 부종, 단백뇨 등 다양한 신부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신장은 프로스타글란딘 등 다양한 물질을 분비하는데 암이 생기면 이러한 것들의 분비가 과다해져 고칼슘혈증, 고혈압, 적혈구 과다증, 간 기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신장암은 소위 ‘착한 암’으로 불린다. 다른 암종에 비해 생존율이 높고 발병 빈도가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장은 복막 뒤쪽에 있어 초기에 증상을 느끼기 쉽지 않다. 혹이 커진 후에야 측 복부 종물이나 통증, 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신장암은 초기에 발견 시 완치율이 98% 정도로 예후가 좋다. 일정 크기 이상으로 커지기 전까지는 전이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말기에 발견되면 다른 암과 비교 시 예후가 더 좋지 않고 전이가 된 4기 신장암은 완치율이 10%대로 급격하게 떨어진다.

신장암을 초기에 발견하려면 건강검진이 중요하다. 증상을 느낀 다음에는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신장암은 과거 측 복부 종물, 측 복통, 혈뇨 등 주로 증상에 의해 발견돼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았다”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종합검진 초음파검사나 다른 원인으로 시행한 복부 컴퓨터 단층촬영 사진(CT)에서 우연히 발견되기 때문에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신장암은 국소적으로 존재할 경우 4㎝ 미만의 크기가 작은 종양은 대부분 부분 절제를 한다. 그 이상의 크기는 신장 전체를 제거하는 근치적 신장 절제술을 시행한다. 다른 부위로 전이된 경우에는 전신 상태가 좋고 완전히 절제가 가능하면 원발종양과 전이종양 절제술을 시행한다. 그 이상인 경우 조직검사 후 종양의 형태를 파악해 표적 치료제나 면역 치료제를 사용한다.

국소 암은 수술 후 전체 재발률이 약 25% 정도 된다. 다발성으로 생기는 경우도 약 10% 정도다. 아주 작은 경우는 영상 검사에서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어 부분 절제술 후 국소 재발의 주원인이 될 수 있다. 진행된 신장암은 진단 당시 이미 영상 검사에서 보이지 않는 다른 부위로의 미세 전이가 돼 수술로 제거하기 어렵다. 방사선치료나 약물치료에 저항을 보이는 경우가 다른 암에 비해 많으므로 원격 재발이 발생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신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충분한 과일과 채소 섭취가 필요하다”라며 “초기 증상을 알아채기 어려워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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