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0대 남성, 유전자변형 돼지 신장 첫 이식
최지원 기자
입력 2024-03-22 15:31 수정 2024-03-22 15:33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인간에게 돼지 시장을 이식한 사례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연구진은 더이상 치료 대안이 없는 말기 신장 질환 환자에게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제공
돼지 신장 이식 과정
①돼지 신장 유전자 편집 -유전자 가위 기술로 돼지 세포에서 69개 유전자 편집 |
②대리모 돼지에 이식 -유전자 편집된 돼지 배아를 대리모 돼지에서 성장 |
③사람에게 이식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서 살아있는 사람에게 돼지 신장 첫 이식 -현재까지 신장 기능 원활 |
국내 장기이식 부족 현황
이식대기자 수 | 대기 중 사망자 수 | |
2018년 | 3만544명 | 1894명 |
2019년 | 3만2990명 | 2144명 |
2020년 | 3만5852명 | 2193명 |
2021년 | 3만9261명 | 2482명 |
2022년 | 4만1706명 | 2912명 |
미국에서 돼지의 신장을 살아있는 사람에 이식한 첫 사례가 나왔다. 중국에서는 뇌사자에 돼지 간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 이식하는 이종(異種) 장기이식이 장기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생명공학 기업 이제네시스(egenesis)는 16일 말기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62세 남성이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을 이식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뇌사자에게 돼지 신장을 이식한 사례는 있지만 살아있는 사람에게 이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수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의 카와이 타츠오 박사, 나헬 엘리아스 박사팀이 진행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수술을 받은 환자는 6년 전 사망한 기증자로부터 장기 이식을 받았지만 다시 문제가 생겨 이번 수술을 선택했다. 현재는 정상적으로 소변을 배출하고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된 상태다.
이번에 이식된 돼지의 신장은 이제네시스가 개발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이다. 회사가 길러낸 유카탄 미니돼지는 40~80kg 정도의 작은 돼지로, 사람과 가장 비슷한 크기의 장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과는 다른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어 그대로는 이식이 불가능하다. 회사는 사람에게서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3개의 유전자를 제거하고, 인간적합성을 높이기 위한 유전자 7개를 삽입했다.
또 돼지 장기를 이식할 때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돼지 내인성 레트로 바이러스(PERV) 유전자를 제거하는 등 총 69개의 유전자를 돼지 신장 세포에서 편집했다. 이렇게 유전자 편집된 돼지 세포는 핵이 제거된 난자 세포에 삽입돼 돼지 배아로 자라난다. 이후 대리모 돼지를 통해 사람에게 이식 가능한 신장을 얻어내는 것이다. 회사는 이같은 방식으로 원숭이에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해 최장 758일까지 생존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결과를 지난해 10월 발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신장 이식이 성공하면 향후 투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투석 없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 투석의 종말이 올 수 있다”며 “의료 혁신의 마일스톤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0일(현지시간) 중국 공군 의대 소속 서경병원 연구팀이 10일 뇌사 상태의 50대 남성에게 유전자 변형 돼지 간을 10일간 이식했다 제거했다고 밝혔다. 돼지 간을 사람에게 이식한 사례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이 10일간 관찰한 결과 매일 30ml 이상의 담즙을 분비하는 등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것을 확인했다.
두 건의 이종 장기이식이 연달아 성공하며 세계적으로 심각한 장기이식 부족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 수는 2022년 기준 4만1706명이며,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자 수는 2912명으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하루에 약 8명이 장기이식을 받지 못해 사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관련 산업도 점점 커지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이종 장기이식 시장이 2022년 127억 달러(약 17조 원)에서 2032년 299억 달러(약 40조3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이번 실험을 진행한 이제네시스, 리비비코어 등 바이오 기업들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제넨바이오가 돼지 췌도를 사람에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비즈N 탑기사
- 이주호 “의대 증원 30일 발표되면 ‘확정’…재조정도 안돼”
- ‘배 속 43㎏ 똥’…3개월 화장실 못 간 남성의 충격적인 상태
- ‘여친살해 의대생’ 포함 ‘디지털교도소’ 재등장…방심위, 접속차단 가닥
- “알바라도 할까요?” 의정갈등 불똥 신규 간호사들, 채용연기에 한숨
- 하룻밤에 1억3700만원…비욘세 묵은 럭셔리 호텔 보니
- 최강희, 피자집 알바생 됐다…오토바이 타고 배달까지
- 마포대교 난간에 매달린 10대 구하려다 함께 빠진 경찰관 무사히 구조
- ‘투머치 토커’의 모자…민희진 폭주에 박찬호 소환 왜
- 백일 아기 비행기 좌석 테이블에 재워…“꿀팁” vs “위험”
- 최저임금 2만원 넘자 나타난 현상…‘원격 알바’ 등장
- 부동산PF ‘부실’ 속출 예고에… 2금융권, 8조 추가 충당금 비상
- ‘큰손’ 유커-다이궁 어디에… 면세업계 1분기 성적도 부진
- 역대 최대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1500개 일자리 쏟아진다
- “기업 稅혜택 등 없는 맹탕 밸류업” 개미들 이달 2.7조 순매도
- [머니 컨설팅]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향방은…
- [DBR]의무화되는 인권 실사… ‘인권 경영’ 시대가 온다
- 쌀 매입-보관에만 年3조… 송미령 “양곡법-농안법 거부권 건의”
- 전세 대신 월세, 차액은 투자… ‘신혼집 재테크’ 바람
- ‘AI 두뇌 탑재’ 더 똑똑한 PC가 몰려온다
- 소상공인 잇단 폐업에… 올해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액 20% 급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