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찔까 봐 금연 못한다고?’…“오히려 흡연이 복부 비만 증가시켜”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03-22 10:44 수정 2024-03-22 11:43
게티이미지뱅크.
흡연이 복부 비만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게르만 D.카라스크빌라 교수팀은 22일 유럽인을 대상으로 흡연에 영향을 미치는 단일 유전자 변이를 이용해 흡연과 복부 비만 사이의 관계를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중독연구학회(SSA) 학술지 중독(Addiction)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멘델 무작위 배정(MR)’이라는 통계 분석 방법을 사용해 조사했다. MR은 신체가 흡연 같은 행동이나 환경적 요인에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차이를 이용해 그 요인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흡연 노출(흡연 여부 및 흡연 기간, 흡연량 등)과 체지방 분포(허리-엉덩이 비율) 등을 측정한 뒤 유전자 도구를 사용해 흡연과 복부 비만 사이의 인과 관계를 추정했다.
해당 연구에는 흡연자 120여만 명, 평생 흡연자 45만여 명, 체지방 분포 연구 60여만 명의 데이터가 사용됐다.
먼저 흡연 습관 및 체지방 분포와 관련된 유전자를 확인하고, 이 유전자 정보를 사용해 흡연 관련 유전자가 있는 사람들이 체지방 분포가 다른지 조사했다. 또 흡연과 체지방 분포 간 연관성이 흡연이 아닌 음주나 사회경제적 배경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닌지 살펴봤다.
연구 결과, 흡연과 관련된 유전적 요인은 피부 아래의 피하지방보다는 복부 장기를 감싸고 있는 심부 지장인 내장 지방 조직의 증가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을 이끈 카라스크빌라 박사는 “허리-엉덩이 비율 측정 결과 흡연이 복부 지방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증가하는 지방의 유형이 피하지방보다는 내장 지방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복부 내장 지방을 줄이면 그와 관련된 만성질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중 보건 관점에서 이 연구 결과는 일반 대중의 흡연을 예방하고 줄이기 위한 대규모 노력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고 했다.
한편 복부 비만, 특히 잘 보이지 않는 내장 지방은 당뇨병, 뇌졸중, 심장질환, 치매 등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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