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푸드 다이어트? 반짝 효과 뒤 요요 확률 매우 높아”[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김상훈 기자

입력 2024-03-09 01:40 수정 2024-03-09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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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나만의 다이어트 찾기
요요 발생하면 효과도 떨어져… 원푸드나 디톡스는 아주 짧게만
엄격한 채식 영양지식 있어야… 콩 과다 섭취하면 살이 더 찔 수도
채소, 튀기고 볶으면 열량 덩어리… 원시인 다이어트는 실천이 관건
항상 활동량 늘리는 노력 함께해야… 운동 효과, 1시간=10분씩 6회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단기 체중 감량 효과가 클수록 요요현상이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면서 특히 원푸드 다이어트와 디톡스 다이어트는 권장하지 않았다. 강 교수는 어떤 다이어트를 하든 활동량을 늘리라고 강조했다.강북삼성병원 제공

10여 년 전만 해도 비만 의학 교과서에는 ‘지방과 섭취 열량을 줄이는 게 모범적 다이어트’라고 돼 있었다. 시대가 바뀌었다. 지금은 ‘생활방식에 맞고 건강에 지장 없으며 영양학적으로 문제 없다면 좋은 다이어트’라고 규정돼 있다. 여러 다이어트의 장단점을 4회에 걸쳐 분석한다.》




30대 후반 여성 A 씨 체중은 72kg이었다. 다소 비만 체형. A 씨는 2주 후 예정된 중요한 가족 행사를 대비해 체중을 줄이기로 했다. 이후 바나나 위주로 먹었다. 처음에는 하루 세 번, 끼니마다 바나나를 4개씩 먹었다. 나중에는 바나나를 두 끼로 줄이고 나머지 한 끼는 일반식으로 아주 조금만 먹었다.

목표를 이룬 것 같았다. 2주 새 7kg이 빠진 것. 하지만 부작용이 나타났다. 몸이 축축 늘어졌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여러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어김없이 요요현상이 나타났다. 옷이 꽉 끼었다. 두 달 만에 체중은 80kg을 넘어섰다.

A 씨는 국내 비만 의학 1세대 의사로 꼽히는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실제 환자였다. 강 교수는 “단기 효과가 큰 다이어트일수록 부작용도 크다. 무턱대고 감량하겠다고 달려들기보다는 각 다이어트의 장단점을 명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푸드-디톡스 다이어트, 권장 안 해”
A 씨가 시도한 다이어트는 원푸드 다이어트다. 한 가지 음식으로만 하루 섭취량의 70% 이상을 채운다. 먹는 음식에 따라 고구마 다이어트, 닭가슴살 다이어트, 바나나 다이어트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강 교수는 “아주 짧은 시간, 체중감량 효과는 있다. 하지만 100% 요요현상이 생긴다.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원푸드 다이어트를 하면 수분과 근육만 빠진다. 하지만 요요현상으로 살이 다시 찔 때는 지방부터 늘어난다. 이 때문에 종전과 같은 체중이라도 더 살쪄 보이고 체중 증가 속도는 빨라진다.

요요현상이 발생한 후에는 다이어트 효과도 떨어진다. 강 교수는 “근육량이 줄어들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시 다이어트를 해도 종전처럼 효과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정 채소나 과일 주스, 건강기능식품 등만 먹으면서 체중을 빼는 디톡스(해독) 다이어트가 있다. 시중에서 디톡스 다이어트 패키지를 흔하게 볼 수 있다. 3일, 5일, 7일 단위로 주스 형태로 판매하는 패키지 상품이 많이 나와 있다.

이 다이어트는 어떨까. 강 교수는 “원푸드 다이어트에 단식을 접목한 다이어트인데, 영양 결핍이 더 빨리, 더 심해진다는 문제가 있다. 이 또한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20대 후반 여성 B 씨도 3일 패키지 제품을 먹어봤다. 사흘 만에 2kg이 빠졌다. 하지만 급격하게 배고픔이 밀려왔다. B 씨는 “허기를 참을 수 없어 다이어트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원푸드 다이어트나 디톡스 다이어트의 경우 B 씨처럼 아주 짧은 기간, 부득이한 상황일 때만 시도하기를 권했다. 지속적인 다이어트로서는 적절치 못하다는 뜻이다.

●“비건 다이어트, 잘만 응용하면 좋아”
비건 다이어트는 채식(비건식)을 다이어트에 도입한 것이다. 채식 단계에 맞춰 먹는 음식은 다르다. 가장 엄격한 비건 다이어트는 동물성 원료가 들어간 음식 일체를 먹지 않는다. 조금 덜 엄격한 비건 다이어트의 경우엔 우유, 달걀까지는 허용한다. 이보다 더 낮은 단계에서는 해산물까지 먹어도 된다.

이 다이어트는 효과가 있을까. 강 교수는 “영양 지식이 있다면 엄격한 채식 다이어트도 가능하다. 그렇지 않다면 해산물까지 먹는 채식 다이어트를 권한다”고 말했다. 엄격한 채식을 했을 때 단백질 결핍이 생길 수 있다는 것. 물론 콩처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도 있다. 하지만 콩을 과다 섭취했을 때 살이 더 찔 수도 있다.

콩 100g의 양은 종이컵 3분의 2 정도다. 열량은 390∼450Cal다. 밥 한 공기를 넘는 열량이다. 영양성분으로 구분하면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30g 조금 넘고, 지방이 20g 내외다. 지방 함량이 가장 낮지만, 열량은 전체의 40%로 가장 높다. 양이 적은데도 밥 한 공기보다 열량이 높고, 지방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음식인 셈. 강 교수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채식만 고집하기보다는 다른 음식을 통해 단백질을 보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한 원료는 채소지만 밀가루로 반죽해 기름을 둘러 볶거나 튀기면 열량은 급격하게 높아진다. 채소 자체 열량이 아니라 맛을 내기 위한 당과 기름이 체중을 늘리는 셈이다. 그보다는 식초를 음식 조리에 활용할 것을 강 교수는 권했다. 식초는 열량 자체가 없는 데다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걸 막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것.

● 좋지만 실천이 어려운 다이어트
원시인들은 음식을 가공하지 않은 채로 먹었다. 곡물은 도정(搗精)하지 않았고, 향신료도 거의 뿌리지 않았다. 물 이외의 음료수는 사실상 없었다. 우유도 소나 양에서 짜자마자 먹었다.

이 원시인 식생활에서 따온 다이어트가 원시인 다이어트(팔레오 다이어트)다. 이 다이어트 추종자들은 인류가 수렵에서 농업으로 전환하면서 비만이 생겼다고 여긴다. 음식을 가공하고 더 넉넉히 먹기 시작한 게 비만의 근본 원인이란 것. 따라서 가공 과정이 추가될 때마다 비만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원시사회로 돌아가는 것이 비만의 해결법이라 주장한다.

도정된 곡식은 먹지 않는다. 당연히 쌀밥은 안 먹는다. 고기와 과일, 채소, 견과류를 주로 먹는다. 향신료는 아주 기초적인 것만 쓴다. 강 교수는 “다이어트 자체로만 보면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실천”이라고 했다. 이 다이어트를 따르려면 하루 세 끼를 직접 해 먹어야 한다. 식재료 비용도 만만찮다. 따라서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느냐가 이 다이어트 성패의 관건이다.

최근에는 덴마크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들도 적잖다. 주로 치즈, 닭고기, 소고기, 양고기, 계란, 토마토 등을 먹는다. 쌀과 같은 곡류는 덜 먹고, 설탕이나 소금도 잘 쓰지 않는다. 강 교수는 “덴마크가 낙농국인 점에 착안해 이런 이름이 붙은 듯하다. 일종의 저탄수화물·고단백질 다이어트로 제대로만 하면 괜찮다”고 말했다. 이 또한 실천이 어려운 다이어트란 이야기다.

●활동량은 반드시 늘려야
강 교수는 그 어떤 다이어트를 시도하든 운동을 하거나 활동량을 늘리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부지런히 움직이거나 운동하자.

10분씩 6회로 나눠 운동하는 것과, 1시간 몰아서 운동하는 것 중 어느 쪽이 효과적일까. 강 교수는 “다이어트 목적이라면 양쪽의 효과는 같다. 다만 심폐기능을 개선하려면 운동 강도를 높이고 지속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1시간 열심히 운동하고 나머지 시간에 휴식을 취하는 것과 따로 운동하지는 않지만 하루 종일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 중 어느 쪽이 다이어트 효과가 클까. 강 교수는 “자투리 시간 활동량이 많은 쪽이 다이어트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강 교수가 제시한 표를 참고해 하루 활동량을 계산해 보자. 이 표에는 활동 등급별로 체중 1kg당 1분에 소비되는 열량이 제시돼 있다. 여기에 체중과 활동시간을 곱하면 실제 소비되는 열량이 나온다. 가령 80kg 성인이 1시간 동안 ‘힘들여’ 청소(5등급)했다면 1시간 소비 열량은 336Cal(0.07×80×60)가 된다. 밥 한 공기 열량을 뚝딱 소비하는 것. 강 교수는 “눕기보다는 앉고, 앉기보다는 서 있고, 가만히 서 있기보다는 활동을 더 많이 할수록 다이어트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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