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의 인생홈런]‘원조 이도류’ 김성한, 아침 목욕-아침 식사가 건강 비결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입력 2023-03-20 03:00 수정 2023-08-2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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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전 프로야구 KIA 감독이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즐겨 먹는 짬뽕을 앞에 두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김성한 전 감독 제공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투 웨이(Two way)’ 선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오타니 얘기가 나올 때마다 소환되는 한국 야구 스타가 있다. 국내 프로야구 초창기 투수와 타자로 활약했던 김성한 전 KIA 타이거즈 감독(65)이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해태에서 그는 타자로 타율 0.305, 13홈런, 69타점을, 투수로는 10승 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다.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열혈남아(熱血男兒)’로 불렸던 그는 60대 중반인 요즘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역 방송에서 야구 해설을 하고 몇몇 다른 프로그램에도 고정 출연 중이다. 하지만 그의 본업은 중국음식점 운영이다. 전남 나주혁신도시에서 4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쓰는 중국집이 그의 일터다. 김 전 감독은 “원래 광주에서 중국음식점을 했다. 그만둘 때쯤 나주에 야구 봉사를 하러 왔다가 지인의 권유로 건물을 하나 사게 됐다. 그런데 세가 안 나가는 바람에 장사를 이어가게 됐다”며 껄껄 웃었다.

그는 스스로를 ‘얼굴마담’이라고 부른다.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아내가 ‘사장님’이다. 그는 “방송 스케줄 등이 없으면 가게로 출근한다. 손님들도 만나고, 아는 분도 만난다. 내 얼굴 보러 오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했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중국 음식을 좋아했다. 특히 짬뽕을 즐겨 먹었다. 어떤 해인가는 짬뽕만 먹었다 하면 홈런을 쳤다. 짬뽕이 홈런을 부르고, 홈런이 다시 짬뽕을 불렀다. 지도자가 되어 선수들을 지도할 때도 짬뽕은 항상 그의 곁에 있었다. 그는 요즘도 중국 음식뿐 아니라 모든 음식을 잘 먹는다. ‘소식=건강’의 척도로 여겨지는 시대에 먹을 것 다 먹으면서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는 것일까.

김 전 감독이 말하는 첫 번째 비결은 바로 사우나다. 그는 매일 아침을 집 근처 동네 공중목욕탕의 사우나에서 시작한다. 그는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갔다가 차가운 물에 마사지를 한다. 사우나에서 땀을 빼기도 한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는데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는 습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하나. 아침은 절대 거르지 않는다. 그날그날 먹고 싶은 음식을 차려 든든하게 먹는다. 아침은 김 전 감독이 직접 음식을 만들고 차린다. 그는 “한 10년 정도 전부터 그렇게 했다.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부부가 함께 식사를 하면 아침상부터 웃음꽃이 핀다. 동반자와 함께 즐겁게 먹는 건 무엇보다 정신 건강에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감독을 그만두고 그는 한때 산에 심취한 적이 있다. 3, 4년간 전국의 모든 산을 돌고 또 돌았다. 근심과 괴로움을 잊기 위해서였다. 당시 쌓은 체력이 현재를 지탱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는 바쁘게 사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짬뽕을 어릴 때부터 좋아했고 지금도 잘 먹는다. 너무 먹어서 배가 좀 나오긴 했다. 하지만 살짝 나온 배야말로 내 자산이기도 하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열심히 살고 있다는 뜻이니까.”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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