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택환자 12%가 고위험군… 멀쩡하다 폐렴 증세→긴급 이송
이지운 기자 , 조건희 기자 , 김소민 기자 , 전혜진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입력 2021-10-25 03:00 수정 2021-10-25 17:36
재택치료 모니터링팀 긴박한 24시
‘위드(with) 코로나’의 최종 목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독감처럼 관리하는 것이다. 독감에 걸린 환자가 모두 병원에 입원하진 않는 만큼, 위드 코로나의 성패는 재택치료 체계에 달려 있다. 23일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는 전 국민의 70%를 넘었다. 다음 주 방역체계의 전환을 앞두고 재택치료자 관리와 응급환자 이송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 모니터링 상황실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날까지만 해도 증상이 없던 재택치료 환자 A 씨(71·여)의 산소포화도가 폐렴을 의심할 만한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모니터링 팀이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즉각 상황을 알려 A 씨는 이날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무사히 이송됐다.
이 병원 모니터링 팀은 70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재택치료 환자의 체온과 산소포화도, 호흡기 증상과 기저질환 상태를 매일 전화로 꼼꼼히 확인한다. 정혜진 간호사(30·여)는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는 증세가 갑자기 악화하는 경우가 있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기 고양시의 재택치료 환자들을 관리하는 명지병원 모니터링 팀도 재택치료 중이던 4세 여아를 21일 병원으로 이송했다. 아이 어머니조차 대수롭지 않게 여긴 잔기침을 포착해낸 것이다. 환자가 격리수칙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도 주요 업무다. 이 병원은 지난주 한 환자가 수칙을 어기고 약국에 다녀온 것을 포착해 생활치료센터로 이송시켰다.
70세 이상 환자가 재택치료를 받으려면 △접종 완료 △보호자 공동 격리 △자가 진단 애플리케이션 사용 가능 등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하지만 방역당국 관계자는 “환자가 강하게 (재택치료를) 요구하면 강제로 입원시키기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치명률이 5%에 이르는 70대 이상은 재택치료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의료기기와 약품을 환자 집까지 배달하는 업무는 보건소가 전담하는데, 기존 업무도 병행해야 해 사실상 ‘그로기’ 상태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22일 브리핑에서 “환자가 이상 없이 통화가 가능했다”며 첫 신고 당시 B 씨를 경증으로 판단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입수한 119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통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B 씨의 부인이 했다. 오히려 “(남편이) 기력이 없어서 쓰러지고 있다. 정신이 왔다 갔다 한다”고 호소했다.
구급대가 현장 도착 45분 만에 병원 이송을 시작한 이유도 서울소방재난본부 측은 “(신고자가) 자가 격리라고 해서 재택치료자라는 것을 몰랐다. 중수본의 병원 배정도 늦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녹취록에서 B 씨의 부인은 재택치료 사실을 밝혔고, 소방 측이 보건소 자가 격리 담당자에게 문의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지적을 시인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전혜진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21일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MJ버추얼케어센터에서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팀 조동영 교수(가정의학과)가 화상으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관리팀 간호사들은 하루 2차례 재택치료 환자들과 통화하며 건강 상태를 점검한다. 환자의 증세가 나빠질 경우 의사의 비대면 진료를 거쳐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된다. 명지병원 제공
‘위드(with) 코로나’의 최종 목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독감처럼 관리하는 것이다. 독감에 걸린 환자가 모두 병원에 입원하진 않는 만큼, 위드 코로나의 성패는 재택치료 체계에 달려 있다. 23일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는 전 국민의 70%를 넘었다. 다음 주 방역체계의 전환을 앞두고 재택치료자 관리와 응급환자 이송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숨은 증상 확인부터 격리 이탈 감시까지
“산소포화도가 92%까지 떨어졌어요. 진료 의뢰하겠습니다.”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 모니터링 상황실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날까지만 해도 증상이 없던 재택치료 환자 A 씨(71·여)의 산소포화도가 폐렴을 의심할 만한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모니터링 팀이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즉각 상황을 알려 A 씨는 이날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무사히 이송됐다.
이 병원 모니터링 팀은 70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재택치료 환자의 체온과 산소포화도, 호흡기 증상과 기저질환 상태를 매일 전화로 꼼꼼히 확인한다. 정혜진 간호사(30·여)는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는 증세가 갑자기 악화하는 경우가 있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기 고양시의 재택치료 환자들을 관리하는 명지병원 모니터링 팀도 재택치료 중이던 4세 여아를 21일 병원으로 이송했다. 아이 어머니조차 대수롭지 않게 여긴 잔기침을 포착해낸 것이다. 환자가 격리수칙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도 주요 업무다. 이 병원은 지난주 한 환자가 수칙을 어기고 약국에 다녀온 것을 포착해 생활치료센터로 이송시켰다.
○ 재택환자 12%가 고위험군… 보건소 업무 과중
방역당국 지침에 따르면 70세 미만의 무증상·경증 코로나19 환자 중 폐질환, 당뇨 등 ‘입원 요인’이 없는 환자만 재택치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22일 기준 서울의 재택치료 환자 1068명 중 12%(126명)는 70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다.70세 이상 환자가 재택치료를 받으려면 △접종 완료 △보호자 공동 격리 △자가 진단 애플리케이션 사용 가능 등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하지만 방역당국 관계자는 “환자가 강하게 (재택치료를) 요구하면 강제로 입원시키기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치명률이 5%에 이르는 70대 이상은 재택치료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의료기기와 약품을 환자 집까지 배달하는 업무는 보건소가 전담하는데, 기존 업무도 병행해야 해 사실상 ‘그로기’ 상태다.
○ ‘재택치료 중 사망’ 응급 이송 체계 정비해야
재택치료 중 상태가 급격히 악화한 경우에 대비한 응급 이송 체계도 중요하다. 21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재택치료 중이던 B 씨(68)가 심정지로 숨졌지만 소방당국은 대책 마련보다는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서울소방재난본부는 22일 브리핑에서 “환자가 이상 없이 통화가 가능했다”며 첫 신고 당시 B 씨를 경증으로 판단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입수한 119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통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B 씨의 부인이 했다. 오히려 “(남편이) 기력이 없어서 쓰러지고 있다. 정신이 왔다 갔다 한다”고 호소했다.
구급대가 현장 도착 45분 만에 병원 이송을 시작한 이유도 서울소방재난본부 측은 “(신고자가) 자가 격리라고 해서 재택치료자라는 것을 몰랐다. 중수본의 병원 배정도 늦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녹취록에서 B 씨의 부인은 재택치료 사실을 밝혔고, 소방 측이 보건소 자가 격리 담당자에게 문의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지적을 시인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전혜진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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