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혀서 빠진 치아는 휴지로 감싸지 마세요”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0-07-02 03:00:00 수정 2020-07-02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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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외상 응급대처법
수분 빠져나가 뿌리세포 손상… 치아 머리 부분 잡고 옮겨야
빠진 영구치 골든타임 30분… 차가운 우유에 넣고 병원 방문
생리식염수에 보관해도 좋아


현홍근 서울대치과병원 소아치과 교수가 치아손상의 응급조치로 차가운 우유가 담긴 우유통에 빠진 치아를 넣고있다. 서울대치과병원 제공
아이가 뛰어놀다 넘어져 치아가 부러진 경우 많은 부모들이 당황해서 우왕좌왕하게 된다. 이가 갑자기 빠지거나 위치가 틀어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아이의 치아가 유치인지 영구치인지에 따라 조치법이 다를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들의 치아 손상에 대처하는 방법을 현홍근 서울대치과병원 소아치과 교수에게 들어봤다.


―아이들에게 잘 생기는 치과 외상은….

“치아에 금이 가거나 깨지거나 통째로 빠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걷기 시작하면서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외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치아가 변색되거나 가라앉기도 한다. 입술 안쪽이나 혀가 찢어지는 경우도 이 시기에 종종 본다. 청소년기엔 스포츠 활동을 하다 외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치아 외상 시 응급관리나 치료법은….

“일단 최대한 빨리 치과나 소아치과에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아가 빠졌다면 뿌리에 해당하는 부위는 가능한 한 만지지 말아야 한다. 영구치가 완전히 빠진 경우 뿌리 표면의 살아 있는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빠진 치아의 머리 부분을 잡아야 한다. 일단 치아를 다시 심는 것이 가능한 정도라면 치아 머리 부분을 잡고 원위치에 넣은 뒤 치과를 방문한다. 만약 빠진 치아를 원위치시키기 힘들거나 깨진 조각이 있다면 빨리 흰 우유를 구해서 우유통 속에 치아나 치아 조각을 넣고 30분 이내에 치과에 가도록 한다. 우유는 뿌리에 있는 세포들이 살아남기에 좋은 환경이다. 우유 대신 생리식염수를 쓸 수도 있다. 치아가 깨진 상태로 오래 방치되면 내부 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 빠진 치아를 휴지로 감싸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수분이 빠져나간다. 치아가 건조해지면 뿌리 세포가 죽어서 다시 심더라도 기능을 살리지 못할 수 있다.”


―유치와 영구치의 치료는 어떻게 다른가.

“치아가 깨진 경우 깨진 부분을 덮어 회복시키는 것은 같다. 즉 치아 색이 나는 재료를 이용해 원래의 형태로 만들어줄 수 있다. 깨진 부분이 작다면 복합레진처럼 때우는 재료를 쓸 수 있지만, 깨진 부분이 크면 신경치료를 한 뒤에 크라운으로 씌워야 한다. 치아가 원래 위치에서 벗어났다면 영구치의 경우 방사선 촬영 후 다시 제자리로 돌려보내는 치료를 한다. 유치는 벗어난 각도와 정도에 따라 제자리로 회복시키기도 하고 아예 뽑기도 한다. 치아가 완전히 빠졌다면 영구치는 즉시 원래 위치에 다시 심어줘야 한다. 반면 유치는 다시 심지는 않는다. 유치든 영구치든 외상을 당했을 경우 골든타임인 30분 이내에 치과를 방문해야 한다.”


―유치는 어차피 영구치로 대체될 텐데 꼭 치료를 해야 하나.

“유치의 뿌리는 잇몸뼈 속에서 자라는 영구치의 머리 부분과 인접해 있다. 따라서 유치의 외상으로 인한 충격은 영구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유치 속 치수라는 조직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유치의 뿌리 끝에 염증이 생겨 영구치의 발육에 악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유치가 다친 경우에도 치과에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영구치 손상을 예방할 수 있는 팁은….

“청소년이나 청년들은 운동을 하다가 영구치에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위의 앞니가 돌출되어 있거나 치아가 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들이 얼굴 부위에 외상을 입으면 치아 손상 정도가 크다. 격투기나 접촉이 많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은 치과에서 정밀하게 제작된 맞춤형 마우스가드를 챙기는 것이 좋다. 맞춤형 마우스가드는 착용감이 좋고 구강 내 외상을 막는 기본적인 효과 외에 경기력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뜨거운 물에 담가 치열에 맞춰서 쓰는 기성품 마우스가드는 입안에 상처를 내거나 턱관절에 불편감을 줄 수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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