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고통 그만하게 하고 싶어요”…병원 위한 연명의료 ‘성토’

뉴스1

입력 2019-06-25 14:39:00 수정 2019-06-25 14: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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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 자기결정 강화 계획에 “하루빨리 도입”
안락사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와


뉴스1 © News1

#A씨는 몇년 전 연명의료를 받다 말 한마디 못하고 돌아가신 86세 아버지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고 했다. 병원에서 치료진의 말을 믿고 기도삽관을 했지만 이후 인공호흡 장치에 의존하다 아버지가 눈물만 흘리고 돌아가신 탓이다.

정부가 연명의료에 대한 자기결정을 강화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과 상담을 활성화하겠다는 ‘제1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19~2023)를 발표하자 환자 가족들은 온라인 상에서 자신의 사례를 글로 적으며 절절한 반응을 보였다. 관련 제도를 더욱더 활성화해 무의미한 치료와 이에 따르는 비합리적인 치료비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명의료 종합계획 관련 기사의 댓글과 커뮤니티에는 연명의료에 대한 각종 환자의 사례가 줄을 이었다.

파키슨병 말기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뒀다는 B씨는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가 몇년 전부터 온몸이 굳고 말 한마디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소개했다. B씨는 어머니가 살이라고는 조금도 없어 뒤틀린 미이라 상태라고 비유하며 통증도 너무 심해 몸을 벌벌 떨 정도라고 안타까워 했다.

B씨는 어머니가 식사도 입으로 못해 코를 통해 영양분을 흡수하고 있다며 어머니의 고통을 그만하게 하고 싶다고 적었다.

1년 전 93세의 나이로 어머니를 떠나보낸 C씨도 연명의료에 회의가 든다고 했다. C씨는 의료진이 목에 튜브를 삽입하는 시술을 권하고 이후 골다공증 치료를 위한 주사액도 처방했는데 3개월 동안 요양원에 있다가 돌아가신 것을 생각하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94세에 돌아가시고 95세의 어머니가 병원에 있다는 D씨는 치료비 때문에 금전적으로 어려움이 크다고 걱정하면서 긴 병에는 효자가 없다는 속담을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자신이 말기환자가 됐을 경우, 스스로 연명치료를 거부하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E씨는 인생살이도 힘든데 죽는 것 마저 힘들고 고통스럽게 죽고싶지 않다고 했고 온라인 상에서 댓글로 심정을 표현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도 힘들고 지켜보는 가족들도 힘들다면 연명치료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2월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된 이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등록된 연명의향서 작성자는 22만170명이다.

임종을 코 앞에 앞두고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받는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자도 올해까지 누적 2만2649명이다.

그러나 시행 초기인 우리나라는 연명의료 결정과 관련해 아직 한계가 명확하다. 연명의료의향서를 상담하고 결정할 의료기관윤리위원회 설치가 여전히 부족하다. 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 없는 지역도 많다.

복지부에 따르면 의료기관윤리위는 병원급 의료기관 3389개 중에서 193개소(5.7%)만 설치돼 있다. 기초 지자체 중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이 없는 지역이 19.6%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도 비합리적인 연명치료 중단에 이어 안락서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시한부 환자에 한해서 안락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청원에 동의하는 인원은 적으나 청원 요청은 한달 한 개 가량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일단 정부는 2023년까지 의료기관윤리위를 800곳까지 확대하고, 연명의료 상담·계획을 활성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인증평가, 의료질평가 등 평가지표에 의료기관윤리위원회 설치·위탁 관련 사항을 추가해 등록을 독려하고, 소규모 의료기관이 공용윤리위원회 협약 시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의료기관에서 질환에 관계없이 생애말기 환자 대상 통증관리, 임종관리 등을 제공하는 일반완화의료 모형을 내년부터 개발하고,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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