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차, 엉덩이 참 예쁘네

동아일보

입력 2013-02-19 03:00 수정 2013-02-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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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공간… 뛰어난 연비… 수입차 소형 해치백 인기몰이
기아차 ‘K3 5도어’ 연내 출시


회사원 송미경 씨(35·여)는 4년간 몰던 중형세단을 처분하고 최근 한 수입차 브랜드의 소형 해치백(위로 여는 트렁크 문을 합해 문짝이 5개인 차량)을 구입했다. 이제 갓 돌을 지난 딸과 외출할 일이 잦아지면서 주차도 편하고 덩치 큰 유모차를 싣기에도 부담 없는 차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세단을 유난히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해치백은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i30’에 이어 폴크스바겐 ‘골프’가 큰 인기를 끌면서 ‘뒤태 종결자’ 해치백에 대한 시선도 바뀌고 있다.

해치백의 강점은 실용성이다. 차체가 작을수록 공간 활용성이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차체가 작은 차들은 사람이 타는 공간도 좁았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해치백은 사람이 타는 공간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적재 공간까지 넉넉히 갖춰 세단보다 활용도가 높다. 해치백의 톡톡 튀는 디자인도 세단에 식상한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데 제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해치백 열풍은 유럽 수입차 브랜드들이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에선 일반 세단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해치백의 인기가 높다. 프랑스에선 대통령도 트렁크가 생략된 해치백 형태의 차를 전용차로 탈 정도다. 유럽 브랜드들은 지난해 말부터 2000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형 해치백을 잇달아 선보이며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6년 만에 한국 시장에 귀환한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 피아트는 대표 해치백 모델인 ‘친퀘첸토(500)’의 기본형을 2690만 원에 내놓았다. 국내에는 1.4L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모델이 출시됐는데 차체가 워낙 작고 탄탄하기 때문에 달리기 성능도 제법이다.

지난해 말 선보인 푸조 ‘208’은 ‘프렌치 시크’(프랑스인의 몸에 밴 패션감각)가 잘 어울리는 차다. 아무렇게나 걸친 화이트 시폰 블라우스와 블랙 팬츠의 멋스러움이라고 할까. 프랑스에서 태어난 차인 만큼 감각적인 내외관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차종이다. L당 18.8km에 달하는 뛰어난 연료소비효율도 매력적이다. 가격은 2590만∼2990만 원.

이르면 4월 말 선보일 폴크스바겐 ‘폴로’도 해치백 마니아들의 위시리스트 1순위다. 폴로는 고향인 독일에서 ‘골프’, ‘파사트’에 이어 판매 3위를 기록할 만큼 인기가 높다. 2000만 원대라는 가격으로 폴크스바겐의 자동차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엔트리 모델이라 국내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자동차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혼다는 지난달 3150만 원에 ‘시빅 유로’를 선보였다. 혼다가 한국 진출 후 세단이 아닌 해치백을 선보인 것은 시빅 유로가 처음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도요타 ‘프리우스’, 렉서스는 ‘CT200h’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세워 한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해치백에 대해 소홀했던 국산차업체로도 그 열기가 옮아가는 모습이다. 기아자동차는 이달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3 시카고 모터쇼’에서 선보인 ‘K3 5도어’를 올해 하반기(7∼12월)에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K3 5도어 모델 국내 출시로 국산 해치백 라인업도 기존 현대차 i30와 ‘엑센트’, 기아차 ‘프라이드 5도어’, 한국GM ‘쉐보레 크루즈5’에서 더 확대된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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