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살 빠지고 열 계속 나면 ‘혈액암’ 의심을

홍은심 기자

입력 2020-10-14 03:00:00 수정 2020-10-1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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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허지웅 씨가 투병해 알려진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은 표준항암화학요법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재발하는 경우 병이 급격히 나빠지는 데다가 추가적인 치료 옵션도 없는 혈액암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부기와 무기력증이 생긴지는 좀 됐는데 큰 병의 징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 씨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의 투병 소식을 밝히며 전한 전조 증상이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은 악성 림프종(비호지킨 림프종)에 속하는 혈액암이다.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림프 조직 세포들이 악성으로 바뀌는 질환이다. 이름이 낯설고 어려운 데다 흔하게 발생하는 암이 아니기 때문에 인지도는 낮지만 이 질환은 우리나라 암 중 약 1.8%의 유병률을 차지하는 비호지킨 림프종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은 심각하게 발전할 수 있는 혈액암이지만 조기 검진법이 없는 데다 특별한 예방법도 없다. 6개월 동안 특별한 이유 없이 전체 몸무게의 10% 이상 살이 빠지거나 원인 없이 38.6도 이상의 열이 지속되기도 한다. 잠잘 때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린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림프종은 여러 장기를 침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침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목이나 신체 일부분에 멍울이 만져지거나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은 공격적이고 빠르게 진행되는 특성이 있지만 다행히 환자의 많은 경우가 표준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으면 더 이상 암이 진행되지 않는 ‘완전 관해’에 도달할 수 있다.

문제는 표준항암화학요법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재발하는 경우다. 대부분 표준 치료를 통해 80∼90%의 환자가 부분 이상의 관해를 획득하지만 나머지 10∼15%의 환자는 1차 치료에 불응성이며 20∼35% 정도는 관해 후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일부 환자들은 다시 구제항암치료에 반응을 하고 조혈모세포이식 등과 같은 적절한 공고 요법을 받아야 한다. 약 30∼40%에서는 장기 생존할 수 있게 되지만 상당수 환자들은 여러 가지 치료에도 불구하고 처음 진단받았을 때보다 병이 더욱 급격하게 진행되고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안타깝게도 이런 불응성·재발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들의 경우에는 현재 추가적인 치료 옵션이 없다. 대부분 급격히 나빠지다 6개월 안에 사망에 이른다.

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은 대부분 표준 치료로 정상 생활로 복귀가 가능하기 때문에 평소 관심을 갖고 이상 증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만 표준 치료에 처음부터 불응하거나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환자는 연간 100명 정도로 소수이지만 손쓸 틈 없이 병이 빠르게 진행돼 생명을 잃는 만큼 하루빨리 새로운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근 불응성·재발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를 위한 신약이 개발돼 미국, 유럽, 호주 등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생명이 위태롭던 환자가 다시 완전 관해에 도달하는 등 높은 치료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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