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페]BMW, 억지 통계로 ‘물타기’
김현수 기자
입력 2018-08-08 03:00 수정 2018-11-06 00:07
김현수·산업1부
김현수·산업1부
“연간 5000대씩 불탄다는데 왜 BMW만 가지고 그럴까요.” BMW코리아 관계자가 말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억울하다는 호소도 나온다고 한다.
궁금했다. 그렇다면 빙산의 일각인 BMW 연쇄화재를 두고 정부와 국민, 언론이 모두 ‘오버’하고 있다는 얘길까.
우선 제조사, 모델별 화재 건수 통계가 있는지 소방청에 문의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과거 일부 자료가 노출된 적은 있지만 이제 따로 집계하지 않는다. 차량 화재 원인은 부주의, 교통사고, 노후화 등 굉장히 다양하다. 모델별 화재 건수는 자칫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엔진오일을 오랫동안 갈지 않았다든가, 차가 오래됐다든지 별별 이유로 불이 난다는 얘기다. 많이 팔린 차일수록 화재 건수가 높을 수 있다고 했다.
국내 도로를 누비는 승용차(등록대수 1800만 대) 중 리콜 대상 BMW차량(10만 대)이 차지하는 비중은 0.55% 수준이다. 그렇다면 화재 건수 중 BMW 리콜 대상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그 정도일까? 아니다. 4배 수준이었다. 1∼7월 승용차 화재 건수는 약 1330여 건, 같은 기간 BMW의 화재 건수는 약 30건으로 2.25% 수준이었다.
생각보다 차량 화재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BMW가 말하는 한 해 화재 5000건은 화물차 오토바이 캠핑카 승합차 화재까지 모두 합친 수치다. 승용차는 절반 수준이다. 1∼7월 기준 승용차 화재 원인별 비중을 보면 전기적 요인(26.5%), 기계적 요인(24.1%), 방화(19.2%), 교통사고(17.9%) 순이다. 올해 과열 과부하로 불이 난 180대 중 30대가 BMW의 특정한 엔진과 부품을 탑재한 차량인 셈이다. 그것도 20년 된 낡은 차가 아니라 2011∼2016년 사이에 생산된 고급차.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연식이 오래되지 않은 특정 차종에 일어나는 연쇄 화재는 극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BMW 연쇄 화재를 연간 화재 건수와 비교해 사안의 중대성을 약화시키려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BMW가 미국에서 140만 대 리콜을 하게 된 계기는 그해 5월 ABC뉴스의 보도였다. ‘겨우’ 5년간 40대가 의심 화재 사례로 나왔다. 건수와 상관없이 소비자가 위협을 느낀다면 설명하고 조사하고 보상해야하는 게 순리다. 심지어 BMW의 한국 사고는 숫자마저 이례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BMW 약 1만 대 차량에 화재 위험이 있다고 했다. 진짜 억울한 사람은 이들 차량을 믿고 산 소비자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비즈N 탑기사
- ‘15년 공백기’ 원빈 근황…여전한 조각 미남
- 제주서 中 여행업자-병원 유착 ‘불법 외국인 진료’ 적발…3명 기소
- 10년 전에도 동절기 공항 철새 퇴치 기술 연구 권고했다
- 제주항공 참사, 피해 더 키운 화재는 어떻게 발생했나?
- 조류 충돌vs기체 결함…사고 원인 규명에 최소 ‘수개월’
- 내년 광복 80주년 기념우표 나온다
- ‘은퇴’ 추신수, SSG 프런트로 새 출발…육성 파트 맡을 듯
- ‘179㎝’ 최소라 “5주간 물만 먹고 45㎏ 만들어…그땐 인간 아니라 AI”
- 이승환 “난 음악하는 사람…더 이상 안 좋은 일로 집회 안 섰으면”
- 치킨집 미스터리 화재…알고보니 모아둔 ‘튀김 찌꺼기’서 발화
- “韓편의점 가면 꼭 사야해”… ‘바나나맛 우유’도 제친 외국인 필수템
- 예금보호한도 1억 상향…2금융권으로 자금 몰리나
- 한양, 평택고덕 패키지형 공모사업 P-2구역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착한 아파트 ‘평택 브레인시티 수자인’ 분양
- ‘은퇴’ 추신수, SSG 프런트로 새 출발…육성 파트 맡을 듯
- “공사비·사업비 갈등 여전한데”…내년 서울 분양 92%는 정비사업 물량
-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베트남 남부 사업확장 박차
-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 내년 4월 개장…서울 첫 이케아 입점
- 분양가 고공행진·집값상승 피로감에도 청약 열기 ‘후끈’[2024 부동산]③
- ‘BS그룹’ 새출발… 새로운 CI 선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