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20kg 감량 달리기 5년차, “지금은 풀코스 ‘서브스리’ 노려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양종구 기자
입력 2026-01-03 12:00 수정 2026-01-03 12:04
정명교 경남 사천사남초교 교사(30)는 2025년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에서 여자부 20·30대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학창 시절 운동을 싫어해 체육 시간이 두려웠던 소녀가 지금은 마라톤 42.195km 풀코스를 거뜬히 완주하는 ‘철녀’로 거듭났다. 정 교사는 지난해 11월 마라톤 풀코스에서 3시간 4분 43초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달리기 시작 3년여 만에 풀코스를 3시간 안에 뛰는 마스터스 마라토너의 꿈 ‘서브스리’ 달성을 눈앞에 둔 것이다. 운동 문외한에서 일약 철각으로 변신한 사연은 이렇다.
정명교 경남 사천사남초교 교사가 지난해 3월 열린 제24회 합천벚꽃마라톤대회에서 즐겁게 달리고 있다. 2022년 살을 빼기 위해 달리기 시작한 그는 1년 새 체중을 20kg 감량한 뒤 마라톤에 빠져 지난해 11월 풀코스에서 3시간 4분 43초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는 등 ‘철녀’로 거듭났다. 정명교 교사 제공.“어릴 땐 달리는 것도 싫고, 순발력도 없어 체육 시간만 오면 두려워했었죠. 그런데 사회생활 하면서 살이 너무 쪄서 건강을 위해 달릴 수밖에 없었죠. 2022년 1월부터 달리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주당 3회 약 5km를 달렸어요. 시간이 가니 10km까지 달릴 수 있었죠. 1년도 안 돼 20kg이 빠졌죠. 살이 쭉쭉 빠지는 재미도 있었지만, 달리기가 주는 즐거움이 너무 컸어요. 1년 지난 뒤부터 거의 매일 달렸어요. 그때부터는 달리는 그 자체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달리면 기분이 좋고, 훈련 및 완주한 뒤 느끼는 성취감도 엄청납니다.”
2023년 3월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 출전이 인상 깊었다.
“대회 2주 전 급성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쓰러졌어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지나친 식이요법에 따른 면역력 저하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여요. 그 때문에 대회 당일 두려움이 찾아왔어요. 그런데 출발 총성이 울리는 순간 두려움은 경이로움으로 바뀌었습니다. TV 속에서만 보던 광화문광장, 남대문, 청계천 등 서울의 랜드마크를 내 두 발로 누비다니.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정명교 교사가 지난해 3월 열린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에서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리고 질주하고 있다. 정명교 교사 제공.당시 서울마라톤이 두 번째 풀코스 도전이었다. 2022년 가을 풀코스에 처음 출전해 4시간 22분에 달리고, 서울마라톤에서도 4시간 20분으로 기록 단축은 크지 않았지만, 그에겐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 지금은 제대로 된 식이요법으로 아나필락시스는 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정 교사는 주로 퇴근 후와 주말에 달린다. 2022년 경남 진주 강변에서 달리는 러닝 크루 ‘NRNF(No Run No Fun)’에 가입해 주 4회 함께 달리고 있다. 그는 “달리지 않으면 즐거움도 없다는 이름에서 보듯이 즐겁게 함께 달리는 모임이다.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에너지를 나누고 있다”고 했다. 2024년부턴 진주종합운동장 트랙에서 훈련하는 ‘오아시스(Oasis)’에서도 달리고 있다. 그는 “마라톤 풀코스를 싱글(3시간 10분 이내 기록)에 달리는 실력자들의 모임으로 매주 1회 모여서 고강도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오아시스에 대한 정 교사의 더 자세한 설명이다.
“실력자들의 모임이지만 감독이 따로 없고, 훈련은 자율적으로 진행합니다. 팀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체계적인 훈련 계획을 설계하고, 매주 한 번 모여 혼자서는 소화하기 힘든 고강도 훈련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이 조를 나눠 서로 페이스메이커이자 코치가 돼 한계상황까지 밀어 붙어줍니다. 동료애와 열정이 우리 팀의 핵심 동력입니다.”
정명교 교사가 훈련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정명교 교사 제공.
정 교사는 훈련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서 한다. 첫째, 장거리 조깅으로 80분 이상 달리기다.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즐겁게 달린다. 80분에 보통 12~15km를 달린다. 이 훈련은 거의 매일 한다. 둘째, AR(Aerobic Running) 훈련이다. 유산소 능력을 키워주는 훈련으로 1km당 실제 마라톤 페이스보다 30초에서 45초 늦게 달리는 것이다. 정 교사는 1km당 4분 50초에서 5분 10초 페이스로 16km를 달린다. 주 2회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터벌 트레이닝(Interval Training). 1km를 3분 50초에서 4분 페이스로 달리고, 200m 조깅하는 것을 10~15회 반복한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실시한다. 풀코스 35km 이후를 버티게 하는 훈련이다. 그는 지금까지 풀코스를 12회 완주했다.
인터벌 트레이닝은 마라톤에서 기록을 내고 싶은 러너들에는 필수다. 특정 운동을 하면서 중간중간 불완전 휴식을 취하거나 몸의 피로가 충분히 회복되기 전에 다시 운동을 실시해 운동의 지속능력을 키우는 훈련 방법이다. 운동하는 거리와 시간, 휴식 시간, 운동의 반복 횟수 등을 조절함으로써 스피드, 근지구력, 심폐지구력 등 다양한 체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강도 높은 운동을 한 뒤 충분히 쉬지 않게 하는 것을 반복함으로써 몸의 운동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정명교 교사가 지난해 4월 열린 서울하프마라톤에서 5위를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정명교 교사 제공.인터벌트레이닝은 무산소성 역치(피로물질인 젖산 축적 시기)를 향상한다. 젖산은 피로를 느끼게 하는 물질이다. 따라서 젖산의 축적 시간을 늦추면 더 힘차게 뛸 수 있다. 1952년 헬싱키올림픽에서 에밀 자토펙(체코)이 5000m, 1만m, 마라톤을 우승하며 알려진 훈련인데 이젠 거의 모든 종목에서 이용하고 있다.
정 교사는 2024년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리는 바람에 참가 신청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 교사는 2025년에는 ‘동아마라톤의 여인’이 됐다. 2025년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에서 여자부 20·30대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정명교 교사(오른쪽)가 2025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지난해 마지막 풀코스 도전에 왼발을 다친 정 교사는 깁스하고 참석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그는 지난해 3월 서울마라톤에서 3시간 6분 8초(30위), 9월 공주백제마라톤에서 3시간 13분 57초(3위), 10월 경주국제마라톤에서 3시간 6분 6초(8위)를 기록해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다른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는데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받은 게 가장 기뻤다. 출전만으로도 영광인데 큰 상까지 받으니 너무 자랑스럽다”고 했다.
정 교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마라톤의 즐거움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약 5000명의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로서, 스포츠용품 브랜드 아식스 ‘에이레이서’로서 자신의 훈련 과정과 대회 준비 상황을 콘텐츠로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그는 “팔로워들에게 ‘나도 저 무대에 서고 싶다’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며, 잠재적 참가자들에게 대회의 매력을 알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정명교 교사가 훈련하다 포즈를 취했다. 정명교 교사 제공.초교 교사로서 아이들에게도 마라톤의 가치를 전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는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해 준비하고 완주하는 과정을 아이들에게 공유한다. 목표를 세우고 힘든 순간을 참고 이겨내며 결승선을 통과하는 제 모습을 보고 아이들도 끈기와 성취감을 배운다”고 했다. 건강한 신체활동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달리기의 즐거움도 알려주고 있다. 그는 “내가 달리면 따라 나와 달리는 아이들이 있다. 땀을 흠뻑 흘린 뒤 상쾌함을 느끼며 좋아한다”고 했다. 요행을 바라지 않고 훈련한 만큼 기록이 나오는 정직한 마라톤의 세계를 통해 ‘페어플레이’와 ‘정직한 노력’의 중요성도 가르치고 있다.
정 교사는 마라톤에서 목표는 도달해야 할 ‘마침표’가 아닌 끊임없이 이어지는 ‘과정’ 그 자체라고 보고 있다. 그는 “단순히 기록을 단축하는 것을 넘어, 러닝이 내 삶에 스며들어 한계를 긋지 않는 평생의 레이스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명교 교사가 지난해 9월 비가 오는 가운데 치러진 2025 공주백제마라톤에서 즐겁게 질주하고 있다. 정명교 교사 제공.“마라톤에서 제 첫째 목표는 즐기면서 서브스리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모든 마라토너의 꿈인 서브스리 달성을 원하지만, 조급함에 매몰돼 달리는 본질적인 즐거움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두 번째 목표는 백발의 할머니가 돼서도 주로에 서는 ‘평생 현역’입니다. 저에게 달리기는 젊은 시절 한때 불태우는 열정이 아니라 평생 함께할 동반자이자 최고의 단짝 친구입니다. 마지막 목표는 위 두 목표를 지켜냄으로써 건강을 얻고,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는 것입니다.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러너로서 동료들에게 제가 흘리는 땀방울이 시작할 용기가 되고 포기하지 않는 힘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정명교 경남 사천사남초교 교사가 지난해 3월 열린 제24회 합천벚꽃마라톤대회에서 즐겁게 달리고 있다. 2022년 살을 빼기 위해 달리기 시작한 그는 1년 새 체중을 20kg 감량한 뒤 마라톤에 빠져 지난해 11월 풀코스에서 3시간 4분 43초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는 등 ‘철녀’로 거듭났다. 정명교 교사 제공.2023년 3월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 출전이 인상 깊었다.
“대회 2주 전 급성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쓰러졌어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지나친 식이요법에 따른 면역력 저하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여요. 그 때문에 대회 당일 두려움이 찾아왔어요. 그런데 출발 총성이 울리는 순간 두려움은 경이로움으로 바뀌었습니다. TV 속에서만 보던 광화문광장, 남대문, 청계천 등 서울의 랜드마크를 내 두 발로 누비다니.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정명교 교사가 지난해 3월 열린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에서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리고 질주하고 있다. 정명교 교사 제공.정 교사는 주로 퇴근 후와 주말에 달린다. 2022년 경남 진주 강변에서 달리는 러닝 크루 ‘NRNF(No Run No Fun)’에 가입해 주 4회 함께 달리고 있다. 그는 “달리지 않으면 즐거움도 없다는 이름에서 보듯이 즐겁게 함께 달리는 모임이다.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에너지를 나누고 있다”고 했다. 2024년부턴 진주종합운동장 트랙에서 훈련하는 ‘오아시스(Oasis)’에서도 달리고 있다. 그는 “마라톤 풀코스를 싱글(3시간 10분 이내 기록)에 달리는 실력자들의 모임으로 매주 1회 모여서 고강도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오아시스에 대한 정 교사의 더 자세한 설명이다.
“실력자들의 모임이지만 감독이 따로 없고, 훈련은 자율적으로 진행합니다. 팀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체계적인 훈련 계획을 설계하고, 매주 한 번 모여 혼자서는 소화하기 힘든 고강도 훈련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이 조를 나눠 서로 페이스메이커이자 코치가 돼 한계상황까지 밀어 붙어줍니다. 동료애와 열정이 우리 팀의 핵심 동력입니다.”
정명교 교사가 훈련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정명교 교사 제공.정 교사는 훈련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서 한다. 첫째, 장거리 조깅으로 80분 이상 달리기다.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즐겁게 달린다. 80분에 보통 12~15km를 달린다. 이 훈련은 거의 매일 한다. 둘째, AR(Aerobic Running) 훈련이다. 유산소 능력을 키워주는 훈련으로 1km당 실제 마라톤 페이스보다 30초에서 45초 늦게 달리는 것이다. 정 교사는 1km당 4분 50초에서 5분 10초 페이스로 16km를 달린다. 주 2회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터벌 트레이닝(Interval Training). 1km를 3분 50초에서 4분 페이스로 달리고, 200m 조깅하는 것을 10~15회 반복한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실시한다. 풀코스 35km 이후를 버티게 하는 훈련이다. 그는 지금까지 풀코스를 12회 완주했다.
인터벌 트레이닝은 마라톤에서 기록을 내고 싶은 러너들에는 필수다. 특정 운동을 하면서 중간중간 불완전 휴식을 취하거나 몸의 피로가 충분히 회복되기 전에 다시 운동을 실시해 운동의 지속능력을 키우는 훈련 방법이다. 운동하는 거리와 시간, 휴식 시간, 운동의 반복 횟수 등을 조절함으로써 스피드, 근지구력, 심폐지구력 등 다양한 체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강도 높은 운동을 한 뒤 충분히 쉬지 않게 하는 것을 반복함으로써 몸의 운동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정명교 교사가 지난해 4월 열린 서울하프마라톤에서 5위를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정명교 교사 제공.정 교사는 2024년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리는 바람에 참가 신청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 교사는 2025년에는 ‘동아마라톤의 여인’이 됐다. 2025년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에서 여자부 20·30대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정명교 교사(오른쪽)가 2025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지난해 마지막 풀코스 도전에 왼발을 다친 정 교사는 깁스하고 참석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정 교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마라톤의 즐거움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약 5000명의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로서, 스포츠용품 브랜드 아식스 ‘에이레이서’로서 자신의 훈련 과정과 대회 준비 상황을 콘텐츠로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그는 “팔로워들에게 ‘나도 저 무대에 서고 싶다’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며, 잠재적 참가자들에게 대회의 매력을 알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정명교 교사가 훈련하다 포즈를 취했다. 정명교 교사 제공.정 교사는 마라톤에서 목표는 도달해야 할 ‘마침표’가 아닌 끊임없이 이어지는 ‘과정’ 그 자체라고 보고 있다. 그는 “단순히 기록을 단축하는 것을 넘어, 러닝이 내 삶에 스며들어 한계를 긋지 않는 평생의 레이스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명교 교사가 지난해 9월 비가 오는 가운데 치러진 2025 공주백제마라톤에서 즐겁게 질주하고 있다. 정명교 교사 제공.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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