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되돌리는 약, 진짜 나왔다?…과학자들이 주목한 5가지 후보
최현정 기자
입력 2025-12-29 11:58 수정 2025-12-29 12:00
노화를 늦추거나 조절하려는 약물 연구가 해외 과학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직은 동물·세포 실험 단계지만 후보 물질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노화를 늦추거나 되돌릴 수 있는 약물 연구가 해외 과학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피부 관리나 생활 습관의 문제로 여겨졌던 ‘동안’이 이제는 세포 수준의 생물학적 과정으로 다뤄지며, 이를 조절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노화를 되돌리는 약이 인간에게 승인된 사례는 없다. 대부분의 연구는 동물이나 세포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화 속도와 건강 수명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된 약물 후보군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해외 과학 매체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한 노화 관련 약물 후보 5가지를 정리했다.
● mTOR ‘성장 스위치’를 조절한다…라파링크-1(Rapalink-1)
라파링크-1은 세포 성장과 노화를 조절하는 mTOR(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신호 경로에 작용하는 약물 후보로 꼽힌다. mTOR는 몸속에서 영양분이 풍부할 때 ‘지금은 성장 모드’라는 신호를 보내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스위치가 계속 켜져 있을 경우, 세포가 쉴 틈 없이 달리다 노화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연구에서 라파링크-1은 분열효모 실험에서 세포 수명을 늘리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mTOR 신호를 세밀하게 조절함으로써 세포가 쉬지 않고 달리는 상태를 피하도록 했다고 설명한다. 다만 현재까지는 효모 수준의 기초 연구 단계로, 동물이나 인간 대상 연구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 혈압약에서 항노화 후보로…릴메니딘(rilmenidine)
릴메니딘은 오래전부터 사용돼 온 고혈압 치료제다. 최근에는 이 약물이 노화 연구 분야에서 예상치 못한 후보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릴메니딘은 세포의 에너지 사용 방식과 스트레스 반응 경로에 영향을 주며, 적게 먹었을 때 나타나는 생물학적 반응, 즉 칼로리 제한과 유사한 신호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선충 실험에서는 수명 연장 효과가 관찰됐고, 쥐 연구에서는 칼로리 제한과 비슷한 유전자 활동 변화가 확인됐다. 이미 임상에서 사용 중인 약이라는 점에서, 노화 관련 추가 연구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오래 연구된 후보…메트포르민(metformin)
메트포르민은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처방되는 당뇨병 치료제로, 항노화 연구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약물이다. 혈당 조절 외에도 염증 완화, 대사 안정화, 세포 스트레스 감소와 관련된 효과가 여러 연구에서 보고돼 왔다.
관찰 연구에서는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당뇨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사망률과 노화 관련 질환 위험이 낮았다는 결과도 나왔다. 현재는 이 약물이 노화 자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 노화 세포를 제거한다…세놀리틱 약물(senolytics)
세놀리틱 약물은 노화를 되돌리기보다는, 노화 과정에서 몸속에 쌓이는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접근이다. 노화 세포는 더 이상 정상 기능을 하지 않으면서 염증 신호를 내뿜어 주변 조직에 부담을 준다.
이를 제거하기 위한 후보로 다사티닙(dasatinib)과 케르세틴(quercetin) 조합이 대표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동물 실험에서는 근력과 장기 기능이 개선되고, 노화와 연관된 질환 발생 위험이 낮아지는 변화가 보고됐다.
● 비만약이 노화 연구로…GLP-1 계열 약물
위고비, 오젬픽 같은 당뇨·비만 치료제 GLP-1 계열 약물도 최근 노화 연구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체중 감소 효과 외에도 염증과 대사 관련 지표가 개선되는 변화가 관찰됐으며, 일부 동물 실험에서는 근육과 연관된 생물학적 신호 변화도 보고됐다.
최근 쥐 실험에서는 GLP-1 계열 약물을 투여했을 때 여러 장기에서 관찰되는 노화 관련 분자 신호가 상대적으로 젊은 방향으로 이동하는 변화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노화와 대사 건강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노화 연구는 피부가 아닌 세포에서 시작된다. 과학자들은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단서를 찾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전문가들은 현재까지의 결과 대부분이 동물이나 세포 실험 단계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인간에게 동일한 효과와 안전성이 있는지는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항노화 목적의 자가 복용이나 임의 사용은 의학적으로 권장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과학자들은 “노화를 되돌리는 단일 약물은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노화 속도를 늦추려는 과학적 시도는 이미 현실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한다. 다만 약물 연구가 발전하더라도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이 노화 관리의 기본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 참고 링크
Science Focus, 5 pills that could reverse ageing (2025.12.14)
ScienceDaily, Next gen cancer drug shows surprising anti-aging power (2025.12.05)
ScienceAlert, This common blood pressure drug boosts lifespan in animals (2025.12.26)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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