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어온 경옥고 전통제법으로 명품 발효고 제조

태현지 기자

입력 2021-01-19 03:00 수정 2021-01-19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제이미파커스 ‘도라지발효고’

도라지는 인삼 못지않은 사포닌 덩어리다. 특히 도라지가 3년 이상 자라면 사포닌 성분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에 ‘약도라지’라고 부른다. 도라지 사포닌은 인체 면역력을 높이고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기관지 건강을 지켜준다. 3년 이상 된 약도라지를 먹으면 도라지 사포닌 성분이 호흡기 점막에서 분비물을 만들어낸다. 이 분비물이 건조해진 기관지를 촉촉하게 만들고 염증을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한다.

도라지의 껍질과 잔뿌리를 제거하고 하얀 몸통만 먹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도라지 사포닌은 몸통보다 껍질이나 잔뿌리에 6배 이상 더 많이 함유돼 있어서다. 도라지는 몸통뿐만 아니라 껍질과 잔뿌리까지 통째로 먹어야 사포닌을 제대로 흡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채소는 열을 가하면 각종 영양소가 파괴되기 때문에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도라지는 익혀서 먹어야 더 좋다. 왜 그럴까. 도라지는 세포벽이 워낙 단단해 날 것으로 섭취하면 체내 흡수율이 떨어진다. 도라지에 열을 가해서 단단한 세포벽을 파괴해야 영양소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실험 결과 도라지에 열을 가하자 사포닌의 체내 흡수율이 최대 8.8배까지 올라갔다.

부산의 발효장인 박정훈 씨는 부친에게 집안의 전통제법을 전수받아 3∼4년근 약도라지를 경옥고 타입의 ‘발효고’로 만들었다. 쌀로 지은 고두밥을 36시간 졸여 조청을 만든 다음 여기에 약도라지를 넣고 다시 36시간을 달이면 수분이 거의 날아가 끈적끈적한 고(膏)가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도라지 발효고에 효모균을 투입해 10시간 동안 발효 숙성한 뒤 제품을 만들었다. 솥단지에 달라붙는 시간만 도합 82시간이다.

도라지 발효고의 농도는 60브릭스(Brix)이다. 이 농도는 건강식품으로 먹을 수 있는 최대치로, 숟가락으로 떴을 때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로 진하다. 박정훈 씨는 “긴 시간 달이는 과정에서 도라지의 단단한 세포벽이 무너졌기 때문에 사포닌을 비롯한 유효성분들이 체내로 온전하게 흡수된다”며 “도라지 발효고는 시중의 모든 도라지 제품을 통틀어 가장 진하다”고 설명했다.

사과잼이나 딸기잼처럼 맛있어 누구라도 쉽게 먹을 수 있다. 한 큰 술씩 떠서 그대로 먹거나 뜨거운 물에 풀어서 마시면 된다. 가격은 한 단지(1kg)에 7만8000원. ‘도라지발효고’는 제이미파커스 고객센터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