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 가입률 1.89%… 가입 늘면 노인 빈곤율 5%P 하락”

강우석 기자

입력 2025-05-16 03:00 수정 2025-05-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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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 의향 있는 276만 가구 가입땐
실질 GDP 최대 0.7%P 높이고
노인 최소 34만명 빈곤 탈출 가능


주택연금 가입자 수가 늘어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최대 0.7%포인트 높이고 노인 빈곤율도 5%포인트까지 낮출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가입이 저조한 주택연금을 활성화하면 고령화에 따른 소비 축소, 노인 빈곤 등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를 다소 완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황인도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장은 15일 한은·한국개발연구원(KDI) 공동 심포지엄에서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심화되는 노인 빈곤, 내수 침체 우려를 완화하는 데 주택연금과 민간 역모기지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주택연금이란 만 55세 이상 주택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그 집에 계속 거주하며 연금처럼 매월 현금을 받는 금융상품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주택연금 가입률은 요건을 충족한 가구(55세 이상이며 공시가격 12억 원 이하 주택 보유)의 1.89%에 불과하지만 황 실장 등 연구진들은 주택연금에 대한 잠재 수요가 풍부하다는 데 주목했다. 한은이 전국 55∼79세 주택 보유자 38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나선 결과, 응답자의 35.3%가 향후 주택연금 가입 의향이 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특히 상품 설계를 보완하거나 주택연금에 대한 추가 정보가 제공된 경우에는 가입 의향이 41.4%로 더 높아졌다.

연구진들은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 수가 국내 경제의 성장, 분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짚었다. 분석 결과 연금 가입 의향이 있는 276만 가구가 주택연금에 모두 가입하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실질 GDP가 0.5∼0.7%포인트 증가했다. 노인 빈곤율도 3∼5%포인트 하락해 최소 34만 명의 고령층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관련 시장의 성장세가 꾸준한 영국 사례를 참고해 37만 가구가 신규 가입하는 ‘중간 시나리오’에서는 실질 GDP가 0.1%포인트 늘고, 노인 빈곤율은 0.5∼0.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동안의 낮은 가입률이 이어져 주택연금 가입자 수가 정체된다면 실질 GDP 증가율은 0.03%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주택연금에 대한 잠재 수요가 풍부한 만큼 관련 제도를 보완해 중장년층들의 가입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 실장은 “주택가격 변동분을 연금액에 반영하는 상품을 출시하고, 이용된 주택의 상속 요건을 완화하는 등 (주택 보유자들의) 잠재 수요가 실제 가입으로 이어질 수 있게 제도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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