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강동 大戰’… 롯데마트 6년만에 신규 천호점 문열어

정서영 기자

입력 2025-01-17 03:00 수정 2025-01-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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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재건축 등 대단지 입주
매장 80% 신선-즉석조리 식품 채워
기존 이마트-홈플러스 등에 도전장
이마트도 상반기 개장 ‘불꽃 경쟁’


롯데마트는 16일 서울 강동구 서울지하철 8호선 천호역 인근에 ‘롯데마트 천호점’을 신규 출점했다고 밝혔다. 천호점은 매장 내 80%가량을 신선식품 및 델리로 구성하는 그로서리 매장으로 운영된다. 롯데마트 제공

‘단군 이래 최대’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올림픽파크 포레온)를 두고 대형마트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총 1만2032채 주민들의 입주가 속속 이뤄지면서 대형마트들도 오랜만에 신규 점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강동구에서 대형마트들의 사활을 건 ‘강동 대전(大戰)’이 벌어질 전망이다.

롯데마트는 16일 서울 지하철 8호선 천호역 인근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 아파트 단지 지하 1층에 롯데마트 천호점을 개점한다고 밝혔다. 2019년 8월 롯데몰 수지점에 이어 6년 만의 신규 점포 출점이다.

롯데마트 천호점이 문을 연 강동구엔 이미 대형마트 3곳(이마트 명일점·천호점, 홈플러스 강동점)이 영업 중이다. 통상 경쟁 점포가 많은 지역엔 신규 매장을 잘 내지 않지만 강동구에는 이번 롯데마트 천호점에 이어 상반기(1∼6월) 중 이마트 강일점도 새로 문을 연다. 홈플러스는 앞서 2023년 8월 강동점을 리뉴얼한 바 있다.

과거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대형마트는 최근 신규 출점이 거의 없을 정도로 성장세가 꺾였다. 지난 몇 년간 대형마트는 의무휴업 등 각종 규제를 받아 왔고, 쿠팡 등 온라인 유통에 밀려 하락을 면치 못했다. 2019년 423개였던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점포수는 지난해 말 기준 368개까지 줄었다.

‘강동 대전’ 배경에는 강동구의 풍부한 잠재수요가 꼽힌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천호점 반경 2km 이내엔 약 17만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7일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유입 인구가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45만9970명이었던 강동구 인구는 입주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46만8284명, 12월엔 47만6942명까지 증가했다.

대형마트들은 드문 수요 호재에 올라타기 위해서라도 강동구를 잡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향후 서울에서 이 정도 규모의 초대형 재건축 단지가 들어서기 어려울 수도 있어 강동구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동구는 마트업계가 집중하는 그로서리 매장의 각축장이기도 하다. 최근 대형마트들은 쿠팡 등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기존 매장을 그로서리 전문점으로 리뉴얼하는 등 오프라인 경쟁력이 강한 그로서리에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체험’을 통해 고객들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 선호도가 가장 높은 품목이 식품이다. 마트업계 관계자는 “잡화와 달리 식품은 신선도를 눈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아 오프라인 매장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천호점 역시 4538㎡(약 1370평)의 매장 면적 80%를 신선·즉석 조리 식품을 필두로 한 그로서리 상품으로 채웠다. 매장 입구에는 깐쇼새우, 나시고랭 등 델리 상품들을 집중 진열해 판매하는 27m 규모의 ‘롱 델리 로드’를 선보였다. 가공 식품 코너도 냉동 파스타 등 간편식 제품 수를 일반 매장 대비 70%가량 늘려 배치했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천호점은 롯데마트의 핵심 경쟁력인 그로서리 전문 콘텐츠를 기반으로 고객 가치를 충실히 구현한 차세대 그로서리 전문점의 표준”이라고 소개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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