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사라진 은행 점포 1189개…이복현 “금융권 책무 돌아봐야”
뉴시스(신문)
입력 2024-11-26 14:04 수정 2024-11-26 14:05
금감원, 소비자·장애인단체 등과 금융접근성 제고 행사
은행권과 TF…대체수단으로 공동점포 설치 가이드라인 마련
은행 경영효율화에 따른 점포 감축 추세가 지속되면서 최근 5년간 폐쇄된 은행 점포가 1189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비(非)도심 거주자, 특히 디지털에 취약한 고령층 등의 금융소외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금융사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고 나선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금융접근성 제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6개 금융협회장 및 각 업권 금융회사 소비자보호담당 임원, 소비자단체, 장애인단체 등 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장(場)’ 행사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은행 점포폐쇄 현황 및 향후 과제’를 발표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과 비용 절감에 집중하며 물리적인 점포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고령자, 장애인, 비도심 거주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금융서비스 접근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금융산업이 당연히 수행해야 할 책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지난 5년여 간 약 1000개의 점포가 사라지고 약 1만개의 ATM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금융업계가 이러한 책무를 충분히 고민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이제 금융업계와 감독당국이 함께 금융접근성을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역량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0월말 기준 국내은행 점포는 총 5690개로 2019년부터 5년간 1189개가 폐쇄됐다. 연평균 감소율은 8.5%로 매년 238개의 은행 점포가 사라진 셈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708개, 지방에서 481개의 점포가 폐쇄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폐쇄한 점포가 823개로 전체의 69%를 차지했다. 5년간 점포 폐쇄율은 국민은행 26.3%(276개), 우리은행 24.0%(210개), 신한은행 22.9%(201개), 하나은행 18.8%(136개) 등의 순이었다.
은행의 오프라인 영업점 축소는 금융의 디지털화와 비대면 거래 증가 등에 따른 전세계적인 현상이기는 하다. 다만 우리나라는 인구(성인 기준) 10만명당 은행 점포 수가 2023년말 기준 12.7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5.5개(상업은행 기준)에 못미치고 있다.
반면 다수의 소규모 은행이 지역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은행 점포 수가 각각 26.6개, 33.7개씩에 달해 OECD 평균을 크게 웃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은행의 경영효율화 측면 뿐만 아니라 금융접근성 보장 등 사회적 책임을 균형있게 고려한 점포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평가하면서 “지역금융소비자에 대한 금융접근성 제고 등 은행 경영성과의 소비자환원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고 꼬집었다.
국내은행의 인구 10만명당 점포 및 ATM 개수는 10월말 기준 수도권의 경우 70.6개인 반면 비수도권은 57.3개에 그친다. 특히 4대 은행의 경우 56개 시·군·구 금고 운영을 위해 협력사업비를 지출하면서도 해당 지역에서 최근 5년간 점포 412개, ATM 3110개를 폐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점포 폐쇄, 인력 구조조정 등 단기 비용절감 우선의 점포 운영 전략은 고객 이탈 등으로 은행의 중장기 수익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은행권은 점포 폐쇄시 사전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적정한 대체수단을 마련토록 한 ‘점포폐쇄 공동절차’를 운영중이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단순 입출금 기능을 제공하는 ATM 설치가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금융소비자의 실질적 접근성 보완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2019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은행들이 점포 폐쇄에 따라 마련한 대체수단들을 살펴보면 ATM 설치가 1254개로 압도적인 반면 창구제휴(142개), 소규모점포(38개), 공동·이동점포(24개) 등은 소수에 그쳤다.
금감원은 은행 점포 폐쇄와 관련해 은행연합회 및 은행권과 공동으로 ‘대체수단 활성화 TF’를 꾸려 금융접근성 제고 방안을 신속히 마련키로 했다. 점포 폐쇄시 대체수단으로 은행권 공동점포 설치를 위한 협의절차와 비용 분담원칙 등에 관한 은행권 가이드라인을 담을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AI(인공지능) 점포 등 은행권의 점포 운영전략 다변화를 위해 필요한 규제 샌드박스 같은 제도적 지원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 금감원은 고령자와 장애인 등 ‘취약소비자의 금융접근성 제고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도 발표헀다.
전 업권에 걸쳐 비대면·모바일 금융거래가 확대되는 가운데 고령자의 디지털 금융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모바일 금융앱 내 ‘간편모드’ 도입을 은행·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보험, 증권 등 전 업권으로 확대하고 금융회사가 AI 상담시스템을 운영할 경우 고령자에게는 일반상담원과 AI상담 중에 선택권을 부여하거나 일반상담원을 우선 연결토록 지속적으로 지도할 예정이다.
장애인의 금융거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회사의 장애인 응대매뉴얼을 정비하고 시각·청각·발달장애 등 장애 유형별로 금융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 확충에도 나선다.
[서울=뉴시스]
은행권과 TF…대체수단으로 공동점포 설치 가이드라인 마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보험개발원에서 열린 ‘실손보험 청구 전산시스템 오픈식’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4.10.25 [서울=뉴시스]
은행 경영효율화에 따른 점포 감축 추세가 지속되면서 최근 5년간 폐쇄된 은행 점포가 1189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비(非)도심 거주자, 특히 디지털에 취약한 고령층 등의 금융소외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금융사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고 나선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금융접근성 제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6개 금융협회장 및 각 업권 금융회사 소비자보호담당 임원, 소비자단체, 장애인단체 등 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장(場)’ 행사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은행 점포폐쇄 현황 및 향후 과제’를 발표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과 비용 절감에 집중하며 물리적인 점포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고령자, 장애인, 비도심 거주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금융서비스 접근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금융산업이 당연히 수행해야 할 책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지난 5년여 간 약 1000개의 점포가 사라지고 약 1만개의 ATM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금융업계가 이러한 책무를 충분히 고민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이제 금융업계와 감독당국이 함께 금융접근성을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역량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0월말 기준 국내은행 점포는 총 5690개로 2019년부터 5년간 1189개가 폐쇄됐다. 연평균 감소율은 8.5%로 매년 238개의 은행 점포가 사라진 셈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708개, 지방에서 481개의 점포가 폐쇄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폐쇄한 점포가 823개로 전체의 69%를 차지했다. 5년간 점포 폐쇄율은 국민은행 26.3%(276개), 우리은행 24.0%(210개), 신한은행 22.9%(201개), 하나은행 18.8%(136개) 등의 순이었다.
은행의 오프라인 영업점 축소는 금융의 디지털화와 비대면 거래 증가 등에 따른 전세계적인 현상이기는 하다. 다만 우리나라는 인구(성인 기준) 10만명당 은행 점포 수가 2023년말 기준 12.7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5.5개(상업은행 기준)에 못미치고 있다.
반면 다수의 소규모 은행이 지역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은행 점포 수가 각각 26.6개, 33.7개씩에 달해 OECD 평균을 크게 웃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은행의 경영효율화 측면 뿐만 아니라 금융접근성 보장 등 사회적 책임을 균형있게 고려한 점포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평가하면서 “지역금융소비자에 대한 금융접근성 제고 등 은행 경영성과의 소비자환원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고 꼬집었다.
국내은행의 인구 10만명당 점포 및 ATM 개수는 10월말 기준 수도권의 경우 70.6개인 반면 비수도권은 57.3개에 그친다. 특히 4대 은행의 경우 56개 시·군·구 금고 운영을 위해 협력사업비를 지출하면서도 해당 지역에서 최근 5년간 점포 412개, ATM 3110개를 폐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점포 폐쇄, 인력 구조조정 등 단기 비용절감 우선의 점포 운영 전략은 고객 이탈 등으로 은행의 중장기 수익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은행권은 점포 폐쇄시 사전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적정한 대체수단을 마련토록 한 ‘점포폐쇄 공동절차’를 운영중이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단순 입출금 기능을 제공하는 ATM 설치가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금융소비자의 실질적 접근성 보완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2019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은행들이 점포 폐쇄에 따라 마련한 대체수단들을 살펴보면 ATM 설치가 1254개로 압도적인 반면 창구제휴(142개), 소규모점포(38개), 공동·이동점포(24개) 등은 소수에 그쳤다.
금감원은 은행 점포 폐쇄와 관련해 은행연합회 및 은행권과 공동으로 ‘대체수단 활성화 TF’를 꾸려 금융접근성 제고 방안을 신속히 마련키로 했다. 점포 폐쇄시 대체수단으로 은행권 공동점포 설치를 위한 협의절차와 비용 분담원칙 등에 관한 은행권 가이드라인을 담을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AI(인공지능) 점포 등 은행권의 점포 운영전략 다변화를 위해 필요한 규제 샌드박스 같은 제도적 지원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 금감원은 고령자와 장애인 등 ‘취약소비자의 금융접근성 제고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도 발표헀다.
전 업권에 걸쳐 비대면·모바일 금융거래가 확대되는 가운데 고령자의 디지털 금융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모바일 금융앱 내 ‘간편모드’ 도입을 은행·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보험, 증권 등 전 업권으로 확대하고 금융회사가 AI 상담시스템을 운영할 경우 고령자에게는 일반상담원과 AI상담 중에 선택권을 부여하거나 일반상담원을 우선 연결토록 지속적으로 지도할 예정이다.
장애인의 금융거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회사의 장애인 응대매뉴얼을 정비하고 시각·청각·발달장애 등 장애 유형별로 금융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 확충에도 나선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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