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보다 높은 서울의 생계비, 세계 16위…‘삶의 질’ 81위
뉴스1
입력 2024-03-18 08:15 수정 2024-03-18 08:41
농산물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1% 오르며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진입했다. 사진은 1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사과를 고르는 시민들의 모습. 뉴스1
우리나라 생계비 수준이 세계 16위로 일본 도쿄보다 높은 반면 삶의 질은 81위로 더 낮아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 물가와 삶의 질 사이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제 컨설팅 업체 머서(Mercer)의 2023년 도시 생활비 조사에 따르면 서울은 세계 227개 도시 중 생계비가 16번째로 비싼 도시에 올랐다.
반면 삶의 질 순위는 241개 도시 중에서 81위에 그쳤다.
머서의 생활비 조사는 다국적 기업이나 정부의 해외 주재원이 부담하는 생활비를 대상으로 하지만 주거비·교통·식료품 등 200개 이상 품목을 조사해 미 달러화로 환산하는 만큼 각 도시별 거주자가 부담하는 생활 물가 수준을 가늠할 참고 자료로서 평가된다.
◇“도쿄보다 높은 생계비, 삶의 질은 떨어져”
(머서 갈무리. X축 생활비, Y축 삶의 질)
생활비 수준이 17위로 서울과 비슷한 런던의 경우, 삶의 질은 45위로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미국 호놀룰루(생활비 15위·삶의 질 42위), 샌프란시스코(14위·37위), 로스앤젤레스(11위·70위) 등이 생활비 수준은 비슷하면서 삶의 질에서는 서울을 앞선 도시로 조사됐다.
특히 도쿄(19위·50위)의 경우, 물가가 서울보다 높다는 통념과 달리 생계비 수준은 더 낮은 반면 누릴 수 있는 삶의 질은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 세계 1위로 가장 훌륭한 생활 수준을 누릴 수 있는 오스트리아 빈도 생계비 25위로 서울보다 9계단 낮았다.
이 밖에 호주 오클랜드(111위·3위), 독일 프랑크푸르트(48위·6위), 뮌헨(38위·7위), 캐나다 밴쿠버(116위·8위) 등도 서울보다 물가 부담은 덜하면서 삶의 질은 높게 나타났다.
서울과 비슷한 생활비, 삶의 질 수준을 보유한 도시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18위·79위)로 조사됐다. 중국 베이징(13위·126위), 선전(20위·139위) 등도 서울과 비슷하게 생계비와 삶의 질 사이 괴리가 크게 나타났다.
생활비 세계 1위인 홍콩은 삶의 질 조사에서 서울보다 4계단 높은 77위에 이름을 올렸다.
◇금통위 “생활물가 유의”…하반기 돼야 실질소득 증가
우리나라 생활물가 수준은 물가 안정을 담당하는 통화 당국에서도 유의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은은 올해 생활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상당 폭 높은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경제 주체가 체감하는 경기 개선 정도나 물가 상황은 지표 개선 정도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괴리가 나아지는 시점은 올 하반기 이후로 지목됐다. 한은 관련 부서는 ‘내수와 수출 사이 격차가 언제 축소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금통위원 질문에 “지난해 고물가에 대응한 고금리가 소비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하반기 이후에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실질소득이 증가해 소비 여력이 확충되겠으며, 수출 경기 개선도 관련 업종 종사자의 소득 증가 등을 통해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해당 위원은 “생활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상당 폭 상회하면서 경제 주체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과 지표 간 괴리가 발생하는 점이 기대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제약할 수 있으므로 이런 측면에 대해 적절히 소통해 달라”면서 “생활물가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높은 금리가 가계의 소비를 제약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했다. 그는 “물가 안정이 가계의 실질 구매력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2.8%, 2월 3.1%(전년 동월 대비)인 반면 생활물가는 각각 3.4%, 3.7%로 더 높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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