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차세대 통신 인재 육성… 고려대에 계약학과 만든다
곽도영 기자
입력 2022-01-18 03:00 수정 2022-01-18 03:00
첨단분야 고급인력 확보 어렵자…대기업-대학 채용연계형 확산
총수들, 작년말 靑오찬때도 강조
현대차-SK하이닉스도 학과 개설…美스탠퍼드 컴퓨터학과 정원 늘려
“주요 대학에 (삼성과의 계약) 학과들을 새로 만든 결과 좋은 인재 확보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디스플레이학과가 추가돼 기업과 청년이 윈윈할 수 있게 됐습니다.”(구광모 ㈜LG 대표)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의 오찬간담회에서는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 기업 계약학과가 여러 차례 언급됐었다. 기업들은 실제 우수 대학에 계약학과를 잇달아 신설하면서 인재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려대와 함께 전기전자공학부 내 ‘차세대통신학과’를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로 신설한다고 17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여섯 번째 계약학과다. 이 학과에서는 6세대(6G) 통신을 포함한 차세대 통신 기술과 관련한 커리큘럼을 이수한다.
고려대는 내년도 신입생을 시작으로 매년 30명을 차세대통신학과로 선발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통신 분야 이론과 실습이 연계된 실무 맞춤형 교육을 받는다. 졸업 후에는 삼성전자 입사가 보장된다. 재학 기간에도 등록금 전액과 학비보조금이 산학장학금으로 지원된다.
삼성전자는 2006년 성균관대에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첫 계약학과로 신설한 바 있다. 이후 연세대(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KAIST(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 관련 학과를 신설했고 포스텍과도 내년에 반도체공학과를 만들기로 했다. 통신 분야에서는 2011년 경북대 모바일공학과는 만든 데 이어 지난해 7, 9월에는 각각 포스텍, 서울대와 연합전공 운영 협약을 체결했다. 연합전공을 선택한 학생들도 본인의 본래 전공 외에 통신 관련 연합과목을 이수할 경우 장학금은 물론이고 졸업 후 삼성전자 입사 혜택까지 받는다.
신규 기술 인재를 ‘선점’하려는 노력은 다른 기업들 사이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한양대 미래모빌리티학과(석사과정), SK하이닉스의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LG디스플레이의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2023년 개설 예정) 등이 그 결과물들이다.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반도체 등 첨단산업 성장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기업마다 대규모 인재 수급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력이 태부족한 상황. 그마저 신생 정보기술(IT) 강자들이나 해외 기업에 우수 인재를 뺏기고 있어 아예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내 사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미국과 중국 등 경쟁국들은 주요 대학과 정부가 함께 적극 나서 전문 인재를 학부 초기부터 육성하는 모델을 갖추고 있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대와 칭화대, 푸단대, 샤먼대 등 4개 대학과 공동으로 2019년부터 전문학과 졸업생을 비롯해 매년 수천 명의 반도체 인재를 배출해 왔다. 구글, 애플 등 혁신 기업들의 인재 양성 기지인 미국 스탠퍼드대가 컴퓨터공학과 정원을 2008년 이후 5배 이상 늘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 ‘반도체특별법’ 입법 과정에서 관련 학과 정원 확대가 무산되면서 기업들의 인재 선점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매년 최소 1500명의 전문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수 인재가 기업으로 진출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대학들과의 산학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려고 한다”며 “차세대 통신과 반도체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인재 인프라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총수들, 작년말 靑오찬때도 강조
현대차-SK하이닉스도 학과 개설…美스탠퍼드 컴퓨터학과 정원 늘려
“주요 대학에 (삼성과의 계약) 학과들을 새로 만든 결과 좋은 인재 확보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디스플레이학과가 추가돼 기업과 청년이 윈윈할 수 있게 됐습니다.”(구광모 ㈜LG 대표)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의 오찬간담회에서는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 기업 계약학과가 여러 차례 언급됐었다. 기업들은 실제 우수 대학에 계약학과를 잇달아 신설하면서 인재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려대와 함께 전기전자공학부 내 ‘차세대통신학과’를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로 신설한다고 17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여섯 번째 계약학과다. 이 학과에서는 6세대(6G) 통신을 포함한 차세대 통신 기술과 관련한 커리큘럼을 이수한다.
고려대는 내년도 신입생을 시작으로 매년 30명을 차세대통신학과로 선발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통신 분야 이론과 실습이 연계된 실무 맞춤형 교육을 받는다. 졸업 후에는 삼성전자 입사가 보장된다. 재학 기간에도 등록금 전액과 학비보조금이 산학장학금으로 지원된다.
삼성전자는 2006년 성균관대에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첫 계약학과로 신설한 바 있다. 이후 연세대(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KAIST(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 관련 학과를 신설했고 포스텍과도 내년에 반도체공학과를 만들기로 했다. 통신 분야에서는 2011년 경북대 모바일공학과는 만든 데 이어 지난해 7, 9월에는 각각 포스텍, 서울대와 연합전공 운영 협약을 체결했다. 연합전공을 선택한 학생들도 본인의 본래 전공 외에 통신 관련 연합과목을 이수할 경우 장학금은 물론이고 졸업 후 삼성전자 입사 혜택까지 받는다.
신규 기술 인재를 ‘선점’하려는 노력은 다른 기업들 사이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한양대 미래모빌리티학과(석사과정), SK하이닉스의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LG디스플레이의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2023년 개설 예정) 등이 그 결과물들이다.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반도체 등 첨단산업 성장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기업마다 대규모 인재 수급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력이 태부족한 상황. 그마저 신생 정보기술(IT) 강자들이나 해외 기업에 우수 인재를 뺏기고 있어 아예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내 사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미국과 중국 등 경쟁국들은 주요 대학과 정부가 함께 적극 나서 전문 인재를 학부 초기부터 육성하는 모델을 갖추고 있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대와 칭화대, 푸단대, 샤먼대 등 4개 대학과 공동으로 2019년부터 전문학과 졸업생을 비롯해 매년 수천 명의 반도체 인재를 배출해 왔다. 구글, 애플 등 혁신 기업들의 인재 양성 기지인 미국 스탠퍼드대가 컴퓨터공학과 정원을 2008년 이후 5배 이상 늘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 ‘반도체특별법’ 입법 과정에서 관련 학과 정원 확대가 무산되면서 기업들의 인재 선점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매년 최소 1500명의 전문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수 인재가 기업으로 진출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대학들과의 산학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려고 한다”며 “차세대 통신과 반도체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인재 인프라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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