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은 역시 밥맛… 고급쌀 인기몰이

황태호 기자

입력 2021-01-26 03:00 수정 2021-01-26 05:2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현대百, 1kg당 8000원 넘는 쌀 매출
작년 24% 증가… 일반쌀 3% 줄어 “좋은 밥맛 위해 돈 더 내고 구매”
고시히카리-밀키 프린세스 인기… 롯데마트 고가 쌀 두달새 59.1% ↑
신세계百, VIP 대상 ‘쌀구독 서비스’


경기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쌀 전문매장 ‘현대쌀집’에서 ‘밥 소믈리에’ 박재현 씨가 전시된 양곡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고급 쌀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한식뿐 아니라 다양한 식단이 등장하면서 1인당 쌀 소비량은 줄고 있지만 좋은 ‘밥맛’을 위해 돈을 더 내고 고급 쌀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급 쌀을 찾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8개 점포에서 운영하고 있는 쌀 판매 전문매장 ‘현대쌀집’에서 kg당 8000원이 넘는 고급 쌀의 매출은 2018년 전년 대비 15.7%, 2019년 18.3%, 지난해에는 24.1%가 늘어났다. 일반 쌀 매출이 같은 기간 매해 3% 안팎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한 끼를 먹더라도 제대로 먹으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고급 쌀 수요가 늘고 있다”며 “씹는 맛이 쫄깃한 ‘밀키 프린세스’와 고급 쌀의 대명사 격인 ‘고시히카리’, 토종 고급 쌀 ‘골든 퀸’ 등이 잘 나간다”고 말했다. 밀키 프린세스 품종은 kg당 소매가격이 1만 원을 넘는다.

신세계백화점의 ‘쌀 샘플러 세트’. 신세계 제공
롯데마트가 지난해 11월 말 서울 청량리점에 만든 쌀 전문 특화 매장에서도 고시히카리와 ‘친들미’ ‘삼광’ 등 단일 품종의 고급 쌀 매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청량리점 고급 쌀 매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23일까지 전년 대비 59.1% 늘어 같은 기간 롯데마트 전체 쌀 매출(8%)의 7배가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고급 쌀에 대한 수요는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꾸준히 늘고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대 푸드비즈랩이 농촌진흥청의 소비자패널 구매자료를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kg당 2500원 이하의 저가 쌀 구매 비중은 2017년 63%에서 2019년 33%로,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선 60%에서 19%로 줄어든 반면에 kg당 3000원이 넘는 쌀 구매 비중은 온·오프라인 각각 같은 기간 15%에서 38%로, 23%에서 49%로 늘어났다.

유통업계에선 이 같은 쌀 소비행태 변화에 맞춘 새로운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22일부터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쌀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의 취향, 건강에 맞게 품종과 분도를 선택해 4kg씩 월 2회 정기 배송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은 “구독 기간에 따라 일반 판매가보다 최대 26% 할인된 가격으로 고급 쌀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쌀을 소비자들이 경험한 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소포장 서비스도 새로운 트렌드다. 신세계백화점은 수제맥주 판매에 흔히 쓰이는 ‘샘플러’ 방식을 쌀 판매에 도입한 ‘양곡 9종 샘플러 세트’를 판매한다. 유기농 쌀 브랜드 ‘용의 눈동자’와 ‘수향미’, 여주 ‘자채쌀’ 등 국내 유명 쌀 9종을 3, 4인분씩 포장한 제품이다. 롯데마트 청량리점의 쌀 전문매장에서는 쌀 8종, 잡곡 8종을 450g씩 소포장으로 구매할 수 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