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갈까 봐? 애완 오랑우탄은 없다!

비즈N

입력 2016-11-28 17:56:28 수정 2020-02-08 17: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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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쇠사슬에 묶여 한쪽 벽면 널빤지에 꼼짝달싹도 못하고 있는 오랑우탄. 미국 매체 스플래시뉴스는 21일(현지시간) 6개월 동안 이렇게 불쌍하게 지냈던 오랑우탄이 이제는 새삶을 찾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름은 보니카, 생후 18개월의 오랑우탄은 어쩌다 이런 상황에 처했을까? 동남아시아 말레이제도의 보르네오 섬, 이곳의 한 농장 주인인 바팍 헨드리거스(Bapak Hendrigus) 씨는 지난 6월경 일을 하러 가던 중 고무나무 재배 농장에서 홀로 있는 작고 여윈 오랑우탄을 발견했다. 어미를 잃은 채 영양상 문제가 있어 보이는 오랑우탄을 바팍 씨는 집으로 데려왔고 가족들과 같이 보살피기로 했다. 마치 애완동물처럼 오랑우탄은 가정집에서 같이 살게 된 것.

바팍 씨는 보니카에게 빵, 비스킷, 쌀, 우유 등의 음식을 챙겨 주며 돌보았으나, 보니카가 다른 곳으로 가려 하자 할 수 없이 목에 쇠사슬을 채우게 됐다고 밝혔다. 이렇게 억압당하며 사육됐던 오랑우탄은 인근 주민들 눈에 띄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국제 동물구조단체 ‘인터내셔널 애니멀 레스큐(International Animal Rescue · IAR)’는 보니카를 구하러 가게 됐다.

IAR 측은 “바팍 씨 가족들은 야생 오랑우탄을 애완동물로 사육하는 것이 ‘불법’인 줄 모르고 있었다”며 보니카는 구조 후 안정을 찾으며 현재 건강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니카에게 야생 적응 훈련을 시킨 뒤 다시 자연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르네오 섬은 오랑우탄을 비롯해 수많은 동물들의 서식지이다. 그러나 인간들의 무분별한 삼림 벌채로 인해 야생 상태의 오랑우탄은 멸종 위기 종에 처해있다. 또한 지난 7월, 세계 자연보전연맹(IUCN)은 보르네오 오랑우탄의 멸종 위기 등급을 ‘멸종 위기종’(Endangered)에서 ‘야생 상태 절멸(Extinct in the Wild)’ 바로 전 단계인 ‘심각한 멸종 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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