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부짖어도 강제로 관속에… ‘인종차별’을 고발하다

비즈N

입력 2016-11-14 17:04:44 수정 2020-02-05 19: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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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차별을 극복하며 넬슨 만델라라는 흑인 대통령까지 선출하는 등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G20(주요 20개국)에 가입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과연 21세기에 존재하는 일인가 싶은 사건이 발생했다.

8일 영국 매체 미러, 데일리메일 등이 보도한 영상에 의하면 남아공 한 농장 인근에서 농장의 주인으로 보이는 백인 남성이 겁에 질려 울부짖는 흑인 한 명을 나무관 안에 집어넣고 “관 안에 들어가라, 휘발유를 부어 버리겠다”고 위협하면서 막무가내로 관 뚜껑을 닫으려 한다. 또한 영상에 나오지는 않지만 주위에 있던 다른 남성은 “뱀을 넣겠다”라고 말하면서 흑인 남성을 같이 위협하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인종분리 정책이었던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를 1994년 철폐한 이후 흑백 통합을 위한 사회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에 남아공 인권위원회에는 160건의 인종차별과 관련된 항의가 접수되어 지난 20년 내 월별 최대 건수를 기록하는 등 백인과 비백인 간의 갈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영상을 접한 전문가들은 남아공에서 인종차별로 인한 분쟁이 격화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데, 안보연구소(Institute for Security Studies) 수석연구원 요한 버거(Johann Burger) 박사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 영상은 SNS에서 인종차별주의자와 인종차별 반대자 사이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킬 것이고, 특히 극단의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 영상을 근거로 과격한 행동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인종차별을 금지하거나 인종 간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법률이 갈등 상황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과연 이런 방안들이 남아공에서 사회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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