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소년’을 통해 본 당신의 진짜 모습은?

비즈N

입력 2016-03-24 17:04:40 수정 2021-01-18 14: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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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 시간) 해외 언론매체에 소개된 영상이다.

10살 정도 됐을까. 삐쩍 마른 체구에 지저분한 얼굴, 허름한 옷을 입은 한 소년이 등장한다. 한눈에 봐도 홈리스로 보이는 이 어린아이는 허기를 채우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다. 이 불쌍한 아이를 옆에서 직접 보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까? 1분 40초가량 공개된 영상에는 이 소년을 본 어른들의 실제 반응이 담겨 있다.

냉담한 시선, 못 본 척 지나가는 사람들, 심지어 쓰레기통의 음식을 꺼내 먹고 있는 아이 앞에 휴지를 버리고 가는 어른까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어른은 쉽게 보이지가 않는다. 안타까움이 더해지는 영상 말미에 드디어 소년에게 도움의 말을 건네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10대로 보이는 여학생 3명. 부모님은 어디 계시는지, 돈이 필요한지 등을 물으며 아이를 챙기는 학생들의 모습으로 영상은 끝을 맺는다.

사실 이 영상은 뉴질랜드 오클랜드 뉴마켓에서 촬영한 일종의 사회 실험 카메라다. 소년은 아역배우이며 뉴질랜드 경찰국이 신입 경찰을 모집하면서 준비한 영상이다.

올해 약 400명의 신규 경찰관을 채용하는 뉴질랜드 경찰 당국은 어려움에 처한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Empathy)을 경찰의 핵심 가치라고 당당히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 실험을 통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시민이야말로 뉴질랜드 경찰이 채용하고 싶은 사람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

경찰 관계자 카렌 존스(Karen Jones) 씨는 “이런 상황은 경찰관들이 매일 겪는 것이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무시하고 갈 것인가 도울 것인가. 만약 소년의 상태가 괜찮은지 확인하기 위해 발길이 멈춰 선다면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다”라며 “많은 시민이 어려운 이들을 도울 수 있는 한 단계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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