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까지 부른 할인분양... 그 대책은?

동아경제

입력 2014-07-21 13:57 수정 2014-07-2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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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 인천 영종하늘도시 한라비발디아파트의 한 입주민이 할인 분양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전신에 화상을 입고 숨졌다.

사건 발생한 근본 원인은 한라건설이 보유한 이 단지의 미분양 아파트 값을 입주민의 동의 없이 대폭 할인해 아파트시세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2012년 9월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는 분양에 어려움을 겪자, 최근에 기존 분양가 대비 최고 30% 할인분양에 나섰다. 그러나 제 값을 주고 산 기존 입주민은 할인을 소급 적용받지 못했다.

할인분양을 받으면 분양가 4억1000만 원인 전용면적 126㎡ 아파트를 1억1000만 원이 낮은 3억 원이면 살 수 있다. 기존 계약자는 하루아침에 1억 원 이상 손해를 보는 셈이다.

이처럼 건설사가 미분양 등을 이유로 할인 분양할 경우 기존 계약자들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손실을 입게 된다. 이런 사례는 이 아파트 말고도 많다.

일부는 입주자와 건설사간 소송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판결은 건설사의 손을 들어 주고 있다. 할인분양의 규정이나 기준이 없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이 신규 분양 아파트의 청약 기피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도건설이 분양한 ‘청라 반도유보라2.0’의 할인분양 반대 현수막(2013년)


현재 할인분양중인 현장은 노원 프레미어스엠코(분양가 5~15%할인), 남양주 힐스테이트(분양가 20%할인), 개봉 푸르지오(분양가 20~30%할인), 한강신도시 e편한세상(7000~8000만원 할인), 부천약대 두산위브트레지움(분양가 최대 20%할인), 강서 쌍용예가(분양가 최대 18%할인), 수원sk스카이뷰(분양가 약15%할인) 등이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불신을 잠재우고 성공적인 분양을 위해 ‘분양가 안심보장제’ 등을 내걸고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분양가 안심보장제는 향후 할인 분양 시 기존 계약자에게도 가격할인을 소급 적용하는 제도다. 분양초기부터 수요자들이 안심하고 계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최근 시공사가 미분양이 발생해 아파트를 할인할 경우 ‘할인가격 보장’ 등의 제도장치를 마련해 입주민과의 마찰을 피하고 있다”며 “하지만 보장 내역이나 조건이 한정적이거나 까다로운 경우가 많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결과적으로 분양가격이 낮춰지면서 주택의 가치가 하락하게 되는 등 애초의 공급가격이 고평가 될 수 있는 만큼, 청약 전에 해당 상품의 분양가격이 적정한지 더 꼼꼼하게 따져보고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우룡 동아닷컴 기자 wr101@donga.com

현대 엠코의 ‘노원 프레미어스 엠코‘ 할인분양 현수막(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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