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이 ‘독수리’ 막았다
김지현기자 , 황태호기자
입력 2015-07-18 03:00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 통과]
삼성 합병 주총 378만주 차 신승… 소액주주 구애전략 성공
‘엘리엇과 결전’ 표결 분석
열기 뜨거웠던 주주총회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aT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한 주주를 지목하며 발언권을 주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라는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이날 주총 참석률은
당초 예상(70∼80%)을 뛰어넘어 84.73%에 달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아슬아슬한 승리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만약 소액주주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삼성물산은 질 가능성이 높았다. 결과적으로 전국의 소액주주들을 찾아다니며 위임장 확보에 나섰던 전략이 통한 셈이다.
○ 승패 가른 2.86%포인트 표심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서 승인 건에 던져진 찬성표는 69.53%. 1억3235만5800주가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9202만3660주가 찬성했다. 이날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주식의 참석률은 84.73%였다. 합병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참석 주주의 3분의 2(66.67%)로부터 찬성표를 받아야 했다. 결국 2.86%포인트의 아슬아슬한 차로 합병에 성공한 셈이다. 주식 수로는 378만6460주 차다.
삼성 관계자는 “사실상 378주를 갖고 계신 소액주주 1만 명이 지지해 주셔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소액주주들의 힘이 컸다는 의미다. 삼성물산은 엘리엇과의 표 대결이 본격화된 지난달 이후 전 직원이 나서 전국 소액주주들을 찾아다니며 위임장 확보에 공을 들여 왔다.
삼성물산 고위 관계자는 “매일 약 1∼1.5%, 200만 주씩이 모였다고 보면 된다. 소액주주 위임장 확보를 이틀만 덜 했어도 졌다”고 설명했다. 378만6460주 차 승리가 얼마나 아슬아슬한 것이었는지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수면으로 올라온 16.87%
이번 합병 결과를 지켜본 삼성그룹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당초 삼성은 외국인 지분 대부분이 엘리엇으로 집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 지분을 최소 15% 이상 더 확보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제까지 삼성그룹 우호지분으로 공개된 지분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개인 지분 1.41%를 포함해 그룹 특수관계인 지분 13.82%와 KCC로 넘긴 자사주 5.96%를 비롯해 국민연금(11.21%)과 그 외 국내 기관투자가 지분 11.05%를 합쳐 약 42.04%다.
이날의 찬성률 69.53%는 전체 주식 수로 환산하면 58.91%다. 따라서 기존 부동층(소액주주 등) 가운데 이번 투표에서 드러난 찬성표는 16.87%로 삼성이 당초 목표로 했던 15% 추가 확보 지분보다 약간 더 늘어난 것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엘리엇 측 변호인이 이 회장의 의결권 위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건강상의 문제로 주총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위임장을 냈다면 위임장의 제출 여부와 시기에 대해 밝혀주시길 바란다”는 엘리엇 측의 질의에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는 “이 회장은 과거부터 의결권 행사를 포괄적으로 위임해줬다”며 “올해 정기 주총은 물론이고 이전 주총에서도 의결권이 기존 포괄위임에 의해 대리 행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예상 뛰어넘은 주총 참석률
삼성물산 예상치보다 주총 참석률이 더 높았던 것도 변수였다. 최근 삼성물산의 정기 주총 참석률은 60%대 중반으로 이번 주총 참석률은 평소보다 약 20%포인트 더 높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임시 주총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고려해도 최대 80% 수준을 예상했는데 85% 가까이 될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참석률이 예상대로 70% 정도면 필요한 우호지분은 47%인데 참석률이 84.73%가 되면서 통과에 필요한 우호지분도 56.48%로 늘어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외국인 연기금 중에 정관상 주총 때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하게 돼 있는 곳이 꽤 있다”며 “삼성물산이 목표했던 만큼 소액주주 지분을 확보한 데다 외국인 지분 중 일부가 엘리엇 쪽으로 집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치훈 대표는 주총 직후 “투자설명회(IR)에 다니면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포함해 여러분을 만나 많이 배웠다”며 “그분들께 감사드리면서 (지적하신 부분들을) 더 고쳐나가고 더 잘하겠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했던 엘리엇 측의 공격에 합병에 필요한 경영상의 절차들이 6월 이후 모두 전면 중단된 상태”라며 “그동안 표 대결에 집중하느라 손을 놔야 했던 합병 관련 업무들로 복귀해 9월 1일까지 차질 없이 준비하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설명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황태호 기자
삼성 합병 주총 378만주 차 신승… 소액주주 구애전략 성공
‘엘리엇과 결전’ 표결 분석
열기 뜨거웠던 주주총회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aT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한 주주를 지목하며 발언권을 주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라는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이날 주총 참석률은
당초 예상(70∼80%)을 뛰어넘어 84.73%에 달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 승패 가른 2.86%포인트 표심

삼성 관계자는 “사실상 378주를 갖고 계신 소액주주 1만 명이 지지해 주셔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소액주주들의 힘이 컸다는 의미다. 삼성물산은 엘리엇과의 표 대결이 본격화된 지난달 이후 전 직원이 나서 전국 소액주주들을 찾아다니며 위임장 확보에 공을 들여 왔다.
삼성물산 고위 관계자는 “매일 약 1∼1.5%, 200만 주씩이 모였다고 보면 된다. 소액주주 위임장 확보를 이틀만 덜 했어도 졌다”고 설명했다. 378만6460주 차 승리가 얼마나 아슬아슬한 것이었는지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수면으로 올라온 16.87%
이번 합병 결과를 지켜본 삼성그룹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당초 삼성은 외국인 지분 대부분이 엘리엇으로 집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 지분을 최소 15% 이상 더 확보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제까지 삼성그룹 우호지분으로 공개된 지분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개인 지분 1.41%를 포함해 그룹 특수관계인 지분 13.82%와 KCC로 넘긴 자사주 5.96%를 비롯해 국민연금(11.21%)과 그 외 국내 기관투자가 지분 11.05%를 합쳐 약 42.04%다.
이날의 찬성률 69.53%는 전체 주식 수로 환산하면 58.91%다. 따라서 기존 부동층(소액주주 등) 가운데 이번 투표에서 드러난 찬성표는 16.87%로 삼성이 당초 목표로 했던 15% 추가 확보 지분보다 약간 더 늘어난 것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엘리엇 측 변호인이 이 회장의 의결권 위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건강상의 문제로 주총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위임장을 냈다면 위임장의 제출 여부와 시기에 대해 밝혀주시길 바란다”는 엘리엇 측의 질의에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는 “이 회장은 과거부터 의결권 행사를 포괄적으로 위임해줬다”며 “올해 정기 주총은 물론이고 이전 주총에서도 의결권이 기존 포괄위임에 의해 대리 행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예상 뛰어넘은 주총 참석률
삼성물산 예상치보다 주총 참석률이 더 높았던 것도 변수였다. 최근 삼성물산의 정기 주총 참석률은 60%대 중반으로 이번 주총 참석률은 평소보다 약 20%포인트 더 높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임시 주총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고려해도 최대 80% 수준을 예상했는데 85% 가까이 될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참석률이 예상대로 70% 정도면 필요한 우호지분은 47%인데 참석률이 84.73%가 되면서 통과에 필요한 우호지분도 56.48%로 늘어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외국인 연기금 중에 정관상 주총 때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하게 돼 있는 곳이 꽤 있다”며 “삼성물산이 목표했던 만큼 소액주주 지분을 확보한 데다 외국인 지분 중 일부가 엘리엇 쪽으로 집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치훈 대표는 주총 직후 “투자설명회(IR)에 다니면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포함해 여러분을 만나 많이 배웠다”며 “그분들께 감사드리면서 (지적하신 부분들을) 더 고쳐나가고 더 잘하겠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했던 엘리엇 측의 공격에 합병에 필요한 경영상의 절차들이 6월 이후 모두 전면 중단된 상태”라며 “그동안 표 대결에 집중하느라 손을 놔야 했던 합병 관련 업무들로 복귀해 9월 1일까지 차질 없이 준비하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설명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황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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