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기독교역사사전, 통일 준비하는데 도움 되길”
이진구 기자
입력 2025-12-23 15:15 수정 2025-12-23 15:25
한규무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장 인터뷰
“가물남교회(嘉物南敎會): 1905년 평안북도 선천군 수청면 가물남동에 설립된 장로 교회. 가물남동교회로도 불렸다. 가물남은 앞뒤로 산과 바다에 막힌 협착한 포구로 집은 40여 호에 불과하며….”(‘북한기독교역사사전’에서)
올해 한국 개신교 140주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한규무)가 최근 ‘북한기독교역사사전’을 출간했다. 개신교 선교 초기부터 광복 당시까지 북한 지역에 존재했던 교회와 학교, 인물, 교단, 노회, 관련 사건 등 무려 1만1000여개 항목을 수록한 이 책은 분량이 2800여 쪽에 이른다. 기획부터 출판까지 70여 명의 연구자가 10년에 걸쳐 혼신의 땀을 쏟았다. 출간을 주관한 한규무 소장(64·광주대 교수)은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기독교 역사에 대한 이해를 통해 남북 교류는 물론이고 통일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책의 출간은 2003년 평양에서 열린 손정도(1881~1931) 목사 기념 학술대회가 계기가 됐다. 독립유공자로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 받은 손 목사는 김일성이 자신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서 “친아버지처럼 따르고 존경했다”라고 술회한 인물. 손원일 초대 해군참모총장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공산국가인 북한이 기독교인을 기념하기 위해 남북한 기독교학자들을 모아 학술대회를 연 것은 전무후무한 일. 당시는 남북 관계가 지금처럼 경색되지 않았던데다, 북한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대회를 열었다고 한다.
당시 대회에 참가했던 한 소장은 “북한기독교 역사를 너무 모르다 보니 북측 인사들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남북 교류는 물론이고 탈북민 선교, 통일을 위한 준비로서도 북한기독교 역사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참가자들 사이에 형성됐다”라고 말했다.
오랜 고민과 준비 끝에 2015년 첫 편집위원회가 구성됐지만, 그때만 해도 10년이나 걸리는 지난한 작업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등 신문, 잡지, 사료, 선교사 보고서 등을 일일이 뒤져 교회, 목사, 선교사 등 관련 내용을 정리하고, 또 이를 교차 검증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 얼마 남지 않은 1세대 실향민의 기억도 워낙 세월이 지나 정확하지 않은 것이 많아 정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 소장은 “처음에는 항목을 5000여 개 정도로 예상했는데 조사, 연구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교회, 인물, 사건 등이 계속 나와 결국 두 배가 넘어버렸다”라고 말했다. 특정 목사의 죽음이 순교인지 아닌지 등 사건에 대한 평가도 연구자마다 달라 서로 이견을 조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들었다고 한다.
한 소장은 “분단이 여전히 계속되는 현실 속에서 지금이라도 기록하고 남기지 않으면 북한 교회사를 포함한 당시의 역사가 모두 사라질 우려가 크다”라며 “이 책이 북한 지역의 기독교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활용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올해 한국 개신교 140주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한규무)가 최근 ‘북한기독교역사사전’을 출간했다. 개신교 선교 초기부터 광복 당시까지 북한 지역에 존재했던 교회와 학교, 인물, 교단, 노회, 관련 사건 등 무려 1만1000여개 항목을 수록한 이 책은 분량이 2800여 쪽에 이른다. 기획부터 출판까지 70여 명의 연구자가 10년에 걸쳐 혼신의 땀을 쏟았다. 출간을 주관한 한규무 소장(64·광주대 교수)은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기독교 역사에 대한 이해를 통해 남북 교류는 물론이고 통일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공산국가인 북한이 기독교인을 기념하기 위해 남북한 기독교학자들을 모아 학술대회를 연 것은 전무후무한 일. 당시는 남북 관계가 지금처럼 경색되지 않았던데다, 북한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대회를 열었다고 한다.

오랜 고민과 준비 끝에 2015년 첫 편집위원회가 구성됐지만, 그때만 해도 10년이나 걸리는 지난한 작업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등 신문, 잡지, 사료, 선교사 보고서 등을 일일이 뒤져 교회, 목사, 선교사 등 관련 내용을 정리하고, 또 이를 교차 검증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 얼마 남지 않은 1세대 실향민의 기억도 워낙 세월이 지나 정확하지 않은 것이 많아 정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 소장은 “분단이 여전히 계속되는 현실 속에서 지금이라도 기록하고 남기지 않으면 북한 교회사를 포함한 당시의 역사가 모두 사라질 우려가 크다”라며 “이 책이 북한 지역의 기독교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활용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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