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임신 중 마셔도 된다 …“아이 뇌 발달에 해 안 돼” 연구 결과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10-31 10:19 수정 2024-10-3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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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임신을 하면 모든 게 조심스럽다. 금연 금주는 기본. 카페인의 악영향을 우려해 커피까지 멀리하는 경우도 흔하다.

평소 커피를 즐기던 임신부라면 크게 반길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와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 등 여러 기관의 연구자들은 임신 중 커피 섭취와 아이들의 신경 발달 사이에 별다른 관련성이 없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학술지 ‘심리의학’(Psychological Medicine)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노르웨이 모자 동일집단(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7만1000여 가족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임신부의 커피 습관과 자녀의 8세까지의 발달 결과 간 연관성을 조사했다.  

처음 연구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임신부들이 우려하는 대로 커피 섭취 수준이 높을수록 아이들의 의사소통, 주의력, 과잉행동 등 신경 발달 문제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흡연, 음주, 교육수준, 소득 같은 다른 요인을 고려한 후 다시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연관성이 사라졌다. 이에 임신중 마신 커피가 아이의 뇌 발달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멘델 무작위화(Mendelian randomization)라는 정교한 유전적 기법을 사용했다며 이 방법은 커피 섭취와 관련된 유전적 변이를 활용하여 커피 섭취가 아이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며, 전통적인 관찰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임신 중 모체의 커피 섭취가 아이의 신경 발달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증거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퀸즐랜드 대학교 분자생명과학연구소의 건-헬렌 모엔(Gunn-Helen Moen) 박사는 “멘델 무작위화 방법의 장점은 카페인, 알코올, 흡연, 식단의 영향을 데이터에서 분리하며 임신 중 카페인의 영향만을 단독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연구 관련 성명에서 밝혔다.

과학전문 매체 스터디 파인즈에 따르면 미국 산부인과 학회는 임신 중 적당한 커피 섭취에 관해 하루 200㎎ 이하의 카페인(약 355㎖·스타벅스 톨 사이즈 한 잔에 해당) 섭취는 유산이나 조산 위험 증가와 무관하다고 말한다.

모엔 박사는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세계에서 커피 소비량이 가장 많은 편”이라며 “우리의 분석에서 임신 중 커피 섭취와 아동의 신경 발달 문제 사이의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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