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가까워지는 수처리기술”… 에너텍, ‘연못부터 골프장까지’ 수질개선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04-26 09:19 수정 2024-04-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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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텍, 수질개선 ‘나노터보시스템’ 기술 보유
양어장 시공 후 어류 집단폐사 사라져
이달 골프장 해저드(연못) 첫 설치
초미세기포 활용해 수중 산소↑
충청남도서 수질개선 기자재 선정


에너텍 나노터보시스템 수처리기술이 적용된 연못(왼쪽)과 일반 연못.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효율적인 물 관리를 위한 수처리사업도 대표적인 유망 친환경사업으로 꼽힌다. 지금까지는 주로 해수담수화나 오·폐수처리, 산업용수 재활용 등 정부나 지자체 기관과 대기업이 주도하는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통해 수처리사업과 관련 기술에 대한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전 세계적인 친환경 흐름에 맞춰 최근에는 기술력을 갖춘 민간 중소기업들도 수처리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저수지나 양어장, 골프장 해저드(연못) 등 물이 고여 있는 주변의 흔한 시설들이 모두 수처리사업 대상인 셈이다. 그동안 전문적인 분야로만 여겨졌던 수처리기술이 우리 일상에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친환경 수처리 업체인 에너텍(대표 유명진)은 충남 금산 소재 에딘버러CC에서 골프장 내 대형 해저드의 수질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자체 보유한 수질개선기술인 ‘나노터보시스템’을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완제품은 수중에 설치되는 펌프장치 개념으로 보면 된다.

골프장을 비롯해 물이 고여 있는 중소형 호수나 연못은 해마다 여름이 되면 녹조와 악취로 주변 환경을 저해한다. 에너텍은 만성적인 녹조현상을 개선하고 악취를 해결할 수 있는 수처리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을 실제로 적용해 수질개선효과를 입증했다고 한다.

에너텍 나노터보시스템은 벤츄리효과를 활용한 기술로 마이크로·나노버블 발생장치를 포함한다. 지난 2021년 특허 등록을 마친 기술이라고 한다. 벤츄리효과는 직경이 넓은 부분에서 직경이 좁은 부분을 지날 때 유체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직경이 좁은 부분에서는 물이나 액체가 더 빠르게 흐르는 것을 정의한 개념이다. 나노터보시스템의 경우 흡입된 공기가 유속이 빨리진 물과 혼합되고 음압차에 의해 형성된 초미세기포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연못이 부패해 녹조와 악취가 발생하는 원인은 수중의 용존산소(DO)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노터보기술은 수중 용존산소 부족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춰 연못의 부패를 근본적으로 막는다. 분사되는 마이크로나노 크기 초미세기포는 수중에서 일반 공기주입장치(터보브로워)에 비해 접촉면적이 33배, 접촉시간은 45배가량 길다고 한다. 나노단위로 쪼개진 기포(산소)가 일반기포에 비해 수중에서 더 오래 잔류할 수 있어 산소공급시간과 산소량을 대폭 증가시킬 수 있다고 에너텍 측은 설명했다.

에너텍은 충남 아산시 양어장 2곳에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녹조가 90% 이상 감소하고 어류폐사가 줄어 어획량이 20% 이상 증가한 결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021년 4월부터 나노터보시스템을 가동한 양어장에서는 현재까지 어류 집단폐사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라고 한다. 수질변화 주요 지표로는 용존산소량(DO)의 경우 기존 1ppm에서 6ppm 이상으로 증가했고 생물학적 오염도(BOD)와 화학적 오염도(COD)도 11ppm에서 5ppm(농업용수 허용 기준 8ppm 이하) 수준으로 크게 개선됐다. 불용성 부유물질 농도(SS)는 측정불가 수준에서 농업용수 허용 기준에 해당하는 15ppm 이하로 낮아졌다.

최근에는 충청남도 양식어가 수질개선 기자재로 선정돼 지역 내 양어장을 대상으로 설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골프장 내 해저드에 나노터보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질개선효과를 입증해 계열 골프장에도 순차적으로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재훈 에너텍 이사는 “나노터보시스템을 활용해 골프장이나 저수지, 호수 등의 수질을 개선해 물고기들이 살 수 있는 방류수 기준 이상 상급수로 전환이 가능하다”며 “연못과 양어장을 시작으로 저수지와 댐, 대형 늪·호수 등의 수질까지 개선할 수 있도록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수처리사업을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너텍은 지난 2016년 충남 아산에 설립된 수처리업체다. 수처리기술을 앞세워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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