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반려동물 축복식… 외국선 많이 보편화됐죠

광명=이진구 기자

입력 2023-11-30 03:00 수정 2023-12-02 09:44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2011년부터 ‘동물축복’ 민숙희 사제
“성직자는 모든 생명 다 축복해야”


민숙희 신부(왼쪽)가 지난해 10월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에서 열린 반려동물 축복식에서 참석자의 반려견에게 축복을 해주고 있다. 민숙희 신부 제공

반려동물이 우리 일상에 깊게 자리하면서 이들의 행복을 빌어주는 ‘반려동물 축복식’을 여는 교회와 성당이 조금씩 늘고 있다. 경기 광명시 대한성공회 광명교회에서 28일 만난 민숙희 사제는 “반대 목소리도 있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축복식에 참가하는 사람도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부터 반려동물 축복식을 열고 있다.


―10여 년 전이면 반려동물 축복식이란 말도 없지 않았습니까.


“당시 구제역으로 수백만 마리의 가축이 무참하게 살처분 됐어요. 동영상으로 봤는데 그 울음소리가 잊히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구제역으로 죽은 동물을 위한 예배를 열었는데 함께하신 분들이 너무 좋다고, 자기 반려견도 데려와 함께 예배하고 싶다고 한 게 계기가 됐죠. 알고 보니 외국에서는 많이 보편화된 문화더라고요.”


―지난달 축복식에는 기독교, 원불교도 함께했더군요.


“종교와 관계없이 더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아서…. 행사 전에 함께 산책도 하고, 반려동물 소개도 하고, 예배 드리고, 반려동물 간식도 주지요. 교회마다 다르겠지만 축복식은 보통 동물의 수호성인인 성 프란치스코 축일(10월 4일)이 있는 10월에 많이 해요. 저는 부임하는 교회 상황에 맞춰서 하는데 지금은 5, 6월과 10월 이렇게 두 번 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동물 축복식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합니다만….

“동물에게는 영혼이 없기 때문에 축복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건데…. 저는 축복권을 가진 성직자는 모든 생명을 다 축복해야 한다고 믿어요. 하나님의 사랑이 인간에게만 국한된 건 아닐 테니까요.”


광명=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