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7세부터 ‘흑자 인생’… 43세 정점 찍고 61세 적자 전환

세종=송혜미 기자

입력 2023-11-29 03:00 수정 2023-11-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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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교육비 탓, 17세에 최대 적자
소득 점차 늘며 27세부터 흑자 전환
43세에 인생 최대 1792만원 흑자 내
61세엔 소득 주는데 소비 늘며 적자”



한국인은 교육비 부담으로 17세에 인생 최대 적자를 내고, 43세에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으로 밥벌이를 시작하는 27세부터 34년간 ‘흑자 인생’을 살지만, 61세부터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 생애를 통틀어 적자를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소비가 가장 많은 연령은 17세로 1인당 3574만7000원을 썼다. 17세에서는 공공과 민간을 포함한 교육비 지출(2028만 원)이 소비 가운데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 반면 임금소득과 자영업자 소득을 합한 노동소득은 17세에선 1인당 47만5000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노동소득에서 소비를 뺀 생애주기 수지는 3527만2000원 적자로, 전 연령대 중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18세 이후 1인당 소비는 2000만 원대로 쪼그라드는 반면 노동소득은 점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27세에는 평균 2162만7000원을 벌고 2059만6000원을 소비해 생애 처음 흑자를 봤다. 30, 40대에 진입하면 1인당 노동소득은 더 빠르게 불어나 43세(3905만7000원)에 정점을 찍었다. 소비보다 1791만5000원을 더 버는 것으로, 생애에서 가장 큰 흑자를 기록했다.

보통 자녀 교육비 부담이 줄어드는 고령층 진입 이후에도 1인당 소비는 크게 줄지 않았다. 의료비 등 보건분야 소비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은퇴 연령인 61세는 1인당 평균 2187만6000원을 소비해 가장 벌이가 좋은 43세(2114만2000원)보다도 씀씀이가 늘었다. 반면 61세의 노동소득은 43세의 반토막 수준(2040만5000원)에 그쳤다.

그 결과 이 연령부터 생애주기 수지는 ─147만1000원으로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고령층 인구가 늘어나는 영향으로 적자 재진입 연령은 2010년 56세, 2015년 58세 등으로 점점 늦어지고 있는 추세다.

2021년 국민 총소비는 1148조8000억 원, 노동소득은 1040조 원으로 집계됐다. 생애를 통틀어 108조8000억 원의 적자를 본 셈이다. 적자 규모는 1년 전(97조5000억 원)보다 11.5% 늘었다. 이 기간 노동소득은 5.7% 올랐지만, 소비가 더 빠르게(6.2%) 늘면서 적자 폭을 키웠다. 통계청 관계자는 “2021년에는 2020년보다 공공보건 분야에서 소비가 늘면서 적자 폭을 키웠다. 고령화로 이 분야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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