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도 도시처럼 체계적 공간 관리

윤희선 기자

입력 2023-11-10 03:00 수정 2023-11-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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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미래다]
내년 농촌공간재구조화법 시행


경남 산청군 산청읍 법평리 다랑논.

사람들은 도시로 몰려든다. 도시는 생활에 편리한 기반 시설이 갖춰져 있고 산책로나 공원도 잘 조성돼 있다. 일자리도 도시에 몰려 있다. 반면에 사람들은 농촌을 떠난다. 농촌은 일자리가 부족하고 생활 서비스 시설이 미비하다.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공장과 노후축산시설이 마을 인근에 있기도 하다.

농촌은 인구 유출로 고령화가 심화되고 성장 잠재력은 점점 둔화한다. 도시는 주거·상업·공업 용도에 따라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개발되지만 농촌은 그렇지 않다.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2024년 3월 29일 시행)은 농촌도 도시처럼 공간을 구획화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 농촌 공간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 수립과 농촌의 기능 재생을 위한 통합 지원 체계 구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농촌 공간의 미래상과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기초지자체인 시·군이 농촌 공간의 재구조화와 기능 재생을 위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세부적인 시행 계획을 마련한다. 시장과 군수는 농촌특화지구 공간 정비, 위해 시설 이전, 일자리·경제 기반 구축, 주거 및 정주 여건 개선, 생활 서비스 시설 확충, 사회 서비스 및 공동체 활성화 사업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이 법은 농촌 공간 구획화를 위한 ‘농촌특화지구’를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농촌특화지구는 주민 제안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시행 계획 수립을 통해 지정할 수 있으며 농촌마을보호지구, 농촌산업지구, 축산지구, 농촌융복합산업지구, 재생에너지지구, 경관농업지구, 농업유산지구 등으로 개발된다.

농촌마을보호지구는 주거지역이 대상이며 축사 시설이 있는 곳은 축산지구, 산업 시설 밀집 지역은 농촌산업지구로 지정된다. 에너지, 경관 등 토지 이용 목적에 따라 공간을 구분해 농촌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민은 주민 협정, 주민협의회 등을 통해 농촌특화지구 지정과 운영에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주민 자치 규약 등을 마련·이행하기 위한 주민 협정 체결이 가능하다.

기초지자체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농촌 협약 체결을 신청할 수 있다. 협약에는 농촌 공간 시행 계획 이행을 위한 사업 지원과 투자 내용 등이 포함된다. 2031년까지 400개 생활권역별로 농촌 공간 정비, 주거 정주 여건, 일자리 경제, 사회생활 서비스 등 핵심 기능별 사업을 농촌 협약을 통해 추진한다.

농촌 주민의 의료, 돌봄, 일자리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농촌지역 공동체 기반 경제·사회 서비스 활성화에 관한 법률’도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했다. 법 제정으로 지역 서비스 공동체 및 사회적 농장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으며 지역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동체 연대·협력을 통한 사회, 경제 서비스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농촌공간재구조화법과 농촌경제사회서비스법은 농촌을 경제적으로 활성화시키면서 삶터로서도 쾌적하고 살기 좋은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인구 유출로 활기를 잃어가는 농촌에 두 법률의 시행이 새로운 기회의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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