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아파 병원 가도 이상 없으면 우울증 탓일 수 있어요”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3-08-24 03:00 수정 2023-08-24 11:02
노년기 정신건강 관리법
70세 이상 우울증 발병률 급증… 이유 없이 아픈 증상 동반되기도
노인 10명 중 1명 꼴로 치매… 건망증 오인해 방치 말아야
예방법 없어 조기발견이 최선
자영업자인 김모 씨(65)는 최근 기억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자 치매를 의심해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뜻밖에도 우울증이었다. 노년기에 치매, 우울증 같은 질환은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으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특히 우울증의 경우 일반 노인 인구의 1∼4%가 앓고 있으며, 남성보다 여성이 두 배나 많다. 윤현철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70세가 넘으면 우울증 유병률과 발병률이 두 배가 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고 경고했다. 노년에 주의해야 할 우울증과 치매의 해결책에 대해 윤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봤다.
특히 노인들은 평소 앓고 있는 기저질환이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지병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울증 진단은 전문가의 면담과 임상적 증상 판단이 가장 주가 되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진료받는 것이 좋다.
노년기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꾸준한 약물치료를 하면서 운동 등 기본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하고 항우울제와 항불안제, 수면제 등을 복용할 수 있다. 또한 가족 및 친구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의 없이 항우울제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항우울제는 복용을 중단해도 당장은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증상이 반복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약물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윤 교수는 “진료를 하다 보면 음식, 건강식품, 영양제 등 특별한 방법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평소 운동 등 기본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이 좋은 영양제나 건강식품보다 더 좋다”고 말했다.
치매와 헷갈릴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은 건망증이다. 나이가 들면 어느 정도 건망증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일주일에도 2∼3번 이상 반복된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주변 사람이 그것을 다시 회상시켰을 때도 까맣게 기억나지 않는다면 이 또한 위험신호일 수 있다.
윤 교수는 “치매는 기억력뿐 아니라 인지·실행기능과 지남력 상실, 우울감, 환청과 같은 여러 가지 정신행동 증상이 나타난다”면서 “고령이라는 사실과 치매의 주요 증상들로 미루어 짐작해 진단 없이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치매가 아닌 다른 질환일 가능성도 있고 치매로 진단되더라도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 더 악화하지 않도록 치료받아야 한다.
아직 치매를 완전히 예방하는 방법은 없다. 치매의 진행을 늦출 뿐이다. 치매의 진행을 막는다는 관점에서 예방법을 생각해 본다면, 첫 번째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다.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 질환 관리와 우울증 예방 및 치료와 인지 관련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다. 꾸준한 운동, 같은 시간에 자는 수면 시간 등 생활습관이 중요하며 절주와 금연,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동료 또는 친지와 함께 사회적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윤 교수는 “신문, 잡지, 책 읽기 등 두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다”면서 “다만, TV 시청은 오히려 치매 예방에 나쁘니 유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70세 이상 우울증 발병률 급증… 이유 없이 아픈 증상 동반되기도
노인 10명 중 1명 꼴로 치매… 건망증 오인해 방치 말아야
예방법 없어 조기발견이 최선
윤현철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우울증과 치매에 대해 조기 발견과 예방을 강조하고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자영업자인 김모 씨(65)는 최근 기억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자 치매를 의심해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뜻밖에도 우울증이었다. 노년기에 치매, 우울증 같은 질환은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으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특히 우울증의 경우 일반 노인 인구의 1∼4%가 앓고 있으며, 남성보다 여성이 두 배나 많다. 윤현철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70세가 넘으면 우울증 유병률과 발병률이 두 배가 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고 경고했다. 노년에 주의해야 할 우울증과 치매의 해결책에 대해 윤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봤다.
● 노인 우울증은 신체 증상 호소 많아
노년기에 주의해야 할 정신 질환은 우울증이다. 노인 우울증은 자살로도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노년기 우울증은 우울감뿐만 아니라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머리가 아프다’ ‘소화가 안 된다’ ‘등과 손발이 화끈거리고 떨려 잠을 못 잔다’ 등 여러 가지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검사를 받아도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는다. 윤 교수는 “명확하게 우울증을 호소하지 않더라도 원인을 찾기 힘든 신체적인 증상들이 나타나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노인들은 평소 앓고 있는 기저질환이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지병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울증 진단은 전문가의 면담과 임상적 증상 판단이 가장 주가 되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진료받는 것이 좋다.
노년기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꾸준한 약물치료를 하면서 운동 등 기본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하고 항우울제와 항불안제, 수면제 등을 복용할 수 있다. 또한 가족 및 친구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의 없이 항우울제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항우울제는 복용을 중단해도 당장은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증상이 반복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약물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윤 교수는 “진료를 하다 보면 음식, 건강식품, 영양제 등 특별한 방법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평소 운동 등 기본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이 좋은 영양제나 건강식품보다 더 좋다”고 말했다.
● 치매, 건망증과 감별이 중요
2020년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전국 65세 이상 노인 인구 추정 치매 유병률은 약 10.3%다. 흔한 만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환이 많아 헷갈릴 수 있다. 치매와 헷갈릴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은 건망증이다. 나이가 들면 어느 정도 건망증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일주일에도 2∼3번 이상 반복된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주변 사람이 그것을 다시 회상시켰을 때도 까맣게 기억나지 않는다면 이 또한 위험신호일 수 있다.
윤 교수는 “치매는 기억력뿐 아니라 인지·실행기능과 지남력 상실, 우울감, 환청과 같은 여러 가지 정신행동 증상이 나타난다”면서 “고령이라는 사실과 치매의 주요 증상들로 미루어 짐작해 진단 없이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치매가 아닌 다른 질환일 가능성도 있고 치매로 진단되더라도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 더 악화하지 않도록 치료받아야 한다.
아직 치매를 완전히 예방하는 방법은 없다. 치매의 진행을 늦출 뿐이다. 치매의 진행을 막는다는 관점에서 예방법을 생각해 본다면, 첫 번째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다.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 질환 관리와 우울증 예방 및 치료와 인지 관련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다. 꾸준한 운동, 같은 시간에 자는 수면 시간 등 생활습관이 중요하며 절주와 금연,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동료 또는 친지와 함께 사회적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윤 교수는 “신문, 잡지, 책 읽기 등 두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다”면서 “다만, TV 시청은 오히려 치매 예방에 나쁘니 유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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